AI가 못 읽는 행정문서…온나라 첨부파일 '개방형'으로 바꾼다
"한글 파일, 특별한 수요 있을 때만 사용하도록 중장기 개선"
온디바이스 AI (PG) [강민지 제작] 일러스트
행정안전부가 인공지능(AI)이 읽고 활용하기 쉬운 'AI 친화형' 문서 환경 조성을 위해 문서 시스템 개선에 착수했다.
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행안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후속조처 답변서에 따르면, 행안부는 내년까지 공무원 업무 시스템인 '온나라 문서 시스템'의 첨부파일 기능을 단계적으로 개선해 개방형 문서 형식만 첨부할 수 있도록 전환할 계획이다.
또 PDF 문서를 병행 첨부하도록 개선해 AI가 행정문서를 보다 쉽게 인식·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개방형 문서는 기술 규격이 공개돼 누구나 자유롭게 열람·구현할 수 있는 문서 형식으로, 한글 문서의 경우 기존의 'HWP'(폐쇄형) 대신 'HWPX'(개방형) 형식이 이에 해당한다.
앞서 위성곤 의원실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전국 행정기관 종사자 1만4천208명 중 91.1%가 보고서·계획서 등 행정문서를 주로 HWP(한글)나 이미지·스캔 PDF 등 AI가 인식하기 어려운 형식으로 작성한다고 응답한 바 있다.
행안부에 따르면 현재 온나라 시스템에서 개방형 문서만 첨부하도록 설정한 기관은 전체 302개 기관 중 65곳(21.5%)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중앙행정기관은 75곳 중 62곳(82.7%), 지방자치단체는 227곳 중 3곳(1.3%)이 해당한다.
행안부는 한글과컴퓨터와 협의해 문서 작성 시 개방형 포맷(HWPX)으로 자동 저장되도록 시스템을 개선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상황보고·정기보고 등 단순문서부터 한글 대신 지능형 업무관리 플랫폼의 표준포맷 기반 편집기로 사용하고, 중장기적으로는 한글 보고서는 프레젠테이션 자료(PPT)와 유사하게 특별한 수요가 있을 때만 활용할 계획이다.
행안부는 또 '행정업무의 운영 및 혁신에 관한 규정' 제5조를 개정해 문서처리 기본 원칙에 'AI 활용 고려' 항목을 명시하기로 했다.
전자정부 웹사이트 품질관리 가이드와 디지털정부서비스 사용자환경·경험(UI/UX) 가이드라인에도 AI 활용을 고려한 첨부파일을 첨부하라는 기준을 신설할 계획이다.
위성곤 의원은 "이대로 가면 공공데이터가 세계 표준 생태계와 단절되는 '디지털 갈라파고스'가 될 수 있다"며 "AI 시대에 문서를 기계가 읽을 수 있도록 개방형 표준으로 전환하는 건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