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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식 칼럼] 반도체 등 일부 제외하고 죽 쒔다… 수출 7000억 달러 이면
  • 최인식 칼럼니스트
  • 등록 2025-12-09 16:3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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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한미일보 칼럼니스트올해 한국 수출이 사상 첫 7000억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지만, 그 화려한 기록 뒤에는 반도체 쏠림이라는 구조적 불균형이 더욱 심화되었다는 평가가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2월 7일 발표한 1~11월 누적 수출 통계를 보면 총수출은 6402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2.9% 증가하며 2022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와 같은 호조의 핵심 동력은 미국 빅테크가 주도하는 인공지능(AI) 확산과 데이터센터 증설 붐을 타고 HBM, SSD, 고성능 서버용 DRAM·낸드플래시 등의 메모리 반도체 수출이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올해 11월까지 반도체 수출 누적액은 1526억달러에 이르렀다. 이는 지난해 연간 전체 반도체 수출액 1419억달러를 11월 기준 이미 뛰어넘은 수치이다. 


그러나 반도체를 제외할 경우 올해 한국의 수출은 오히려 역성장으로 집계됐다. 1~11월 반도체를 뺀 누적 수출은 4876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948억달러 대비 1.5% 감소했다. 15대 주력 품목 가운데 반도체(+19.8%), 자동차(+2.0%), 선박(+28.6%), 바이오헬스(+7.0%), 컴퓨터(+0.4%)로 수출이 증가했다. 하지만, 일반기계(-8.9%), 석유제품(-11.1%), 석유화학(-11.7%), 철강(-8.8%), 자동차부품(-6.3%), 무선통신기기(-1.6%), 디스플레이(-10.3%), 섬유(-8.1%), 가전(-9.4%), 이차전지(-11.8%) 등의 주력 품목의 수출은 부진했다.


특히 러-우 전쟁의 여파로 고금리·고환율·고유가의 삼중고가 장기간 이어지며 원가 부담이 높아졌고, 미국의 ‘트럼프 관세’ 정책 논란 속에서 대외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 이러한 환경에서 한국의 수출 구조는 특정 품목, 특정 국가, 특정 기업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경향이 더욱 강화했고, 수출 품목 다변화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서 반도체 경기가 다시 조정기를 맞을 경우 충격은 단순한 수출 감소에 그치지 않고, 국내 제조업 전반, 고용, 투자, 지역경제로 파급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최근 반도체 특화 발전전략, 첨단 패키징 생태계 확대, 용인·평택·화성 등지의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구축 등을 통해 중장기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한 산업통상자원부는 11월 말 내놓은 분석에서 “수출 회복세가 전반적 산업 체질 개선과 함께 지속적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주력·신산업의 동반 성장 구조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이차전지 산업만 보더라도 최근 2년간의 공격적 투자 이후 글로벌 공급과잉과 중국기업의 압도적 가격 경쟁력에 밀리며 빠르게 둔화 국면에 들어섰다. 석유화학과 철강 산업은 세계적 수요 둔화와 고금리로 인한 설비투자 위축의 직격탄을 맞았고, 자동차 산업은 완성차는 호조지만 부품업계는 구조적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 제조업의 혁신 기반이 약해졌다는 지적도 계속된다. 


반도체가 기록적 호황을 이어가며 한국 수출을 끌어올린 것은 분명 사실이지만, 그 외의 산업들에서 동반성장이 이뤄지지 않는 상태가 곧바로 구조적 리스크로 전이될 수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수출액 증가만으로 경기 회복을 판단하기에는 아직 성급하다는 신중론도 힘을 얻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 수출의 양적 성장만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질적 균형과 산업 다변화로 시선을 돌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국내외 경제 여건이 빠르게 변하는 가운데 한국 수출은 새로운 갈림길에 서 있다. AI 시대의 도래는 거대한 기회인 동시에 높은 경쟁의 시작을 의미하며, 주요 제조업의 부진은 기존 성장 구조의 근본적 전환을 요구한다. 올해 수출이 7000억 달러라는 상징적 기록을 달성한다 해도, 그 이면에서 반도체 쏠림이 심화된 현실은 한국 경제가 앞으로 마주할 도전의 단면을 분명하게 보여준 새로운 과제가 시작되는 출발선이 되고 있다.


한미일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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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1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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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12-09 17:17:53

    일선공직자들 공직기강도 최악이지 ㅋ 특히 멍청도 교육청 개하ㅣ수 새끼는 노답 ㅋ 가정교육을 어떻게 쳐받았는지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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