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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필규 칼럼] 군을 정치적 도구로 사용하는 ‘문민통제’ 이대로 좋은가
  • 박필규 편집위원
  • 등록 2026-06-28 13: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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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의 헌법적 책무를 보장하는 시스템과 독립기구 제안

12·3비상계엄 관련, 수사 받는 현역 군인은 총 30명이었으며 이 중 장성급은 17명에 달했다. [사진=연합뉴스]

군(軍)은 민주적 통제 아래 존재해야 한다는 ‘문민(文民)통제’는 본디 국가 안보와 자유민주주의의 근간이다. 

 

그러나 최근 성급한 전작권 전환과 졸속 사관학교 통합, 시기상조인 선택적 모병제 등 안보의 명운이 걸린 정책조차 군의 전문적 견해와 자문을 구하지 않고 정권이 독선적으로 국가 생존과 국익과 반대로 가는 마구잡이 정책을 추진해도 군이 침묵하여 서로가 죽는 길로 가고 있다. 

 

전쟁이 필요 없는 평화를 유지하려면 군은 지금보다 몇 배 더 강해져야 한다.

 

미국의 안보전문가이자 정치학자인 샘뮤엘 헌팅턴은 ‘군인과 국가’에서 군의 전문성을 인정하고 정치적 영역으로부터 군을 분리하는 ‘객관적 문민통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문민통제의 본질은 ‘건전한 견제와 균형’에 있다고 역설했다. 

 

군과 정치권력은 서로의 전문 영역을 존중해야 하며, 정치가 군의 기본 임무를 제한하거나 위협하는 ‘반군(反軍)의 선’을 넘지 말아야 하는데, 현 정부의 문민통제는 군을 정치적 도구로 삼고 군 조직을 위축시켜 군의 전투력과 전쟁 억지력을 약화시켰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되었다. 

 

진정한 문민통제란 군이 정쟁에 흔들리지 않고 국가 안보라는 전문 영역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구조를 의미한다. 

 

즉, 군이 위법하거나 안보에 치명적인 정치적 명령과 압력 앞에서 정치적 중립으로 헌법적 가치를 존중하고 직무를 수행하는 제도적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나 군 통제의 주체인 문민정부는 군이 정치권력의 압박에서 벗어나 군 본연의 임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실상은 군을 함부로 다루고 있다.

 

1. 정치권력에 의한 군 도구화와 '건전한 견제와 균형' 파괴 현상들

 

선출직 위정자가 국민의 이름을 빌려 군을 도구화해도 군은 무조건 복종하는 게 ‘문민(文民)통제’라면, 그 ‘문민통제’를 잘못 이해하고 악용하는 것이다. 군인의 정치적 중립은 군이 정쟁에 희생되고 분열하는 것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그러나 정치권력이 인사권을 통해 입맛에 맞는 지휘부를 구축하고, 정권 교체기마다 전(前) 정권의 행위에 동조했다는 이유로 군 지휘부 전체를 잠재적 범죄자로 낙인찍어 7명의 대장을 모두 교체하는 행위는 군 길들이기이며, 군의 정치적 중립과 기강을 무너뜨리는 안보 파괴다. 

 

지금 한반도는 6·25를 일으킨 북·중·러의 밀착과 중공의 두만강을 교두보로 동해 진출 시도, 안보 개념이 없는 안보 라인 등 6·25 직전의 안개 정국인데, 정부는 평화를 앞세워 안보 파괴를 반복하고 있다. 

 

방첩사 해편과 대공수사권 폐지는 국가의 눈과 귀를 막는 안보 파괴, 연합훈련 축소와 전작권 전환 추진은 동맹의 근간을 깨는 안보 파괴, 9·19군사합의 복원과 북한의 군사분계선 일대까지 침범 방치, 적 주적 개념의 상실은 국가 정체성을 훼손하는 안보파괴다. 

 

이는 자유 대한민국의 수호를 내팽개친 반국가적 행태다. 안보 파괴 백서를 만들면 1권의 책으로 담지도 못할 지경이다. 

 

12·3계엄 관련 저인망식 ‘포괄적 책임 추궁’은 군 간부들의 판단력을 마비시킨다. 군이 ‘국가 수호’보다 ‘법적 위험 회피’를 우선하는 조직으로 변질될 때 가장 먼저 약화되는 것은 전쟁 억제력이다. 

 

정치적 압박으로부터 군을 보호할 독립적인 자문 기구와 인사 검증 시스템이 부재한 상태에서 무조건적인 법적 책임만을 강요하는 것은 군을 정치적 희생양으로 삼는 반군(反軍) 행태다.

 

2. 바람보다 먼저 눕는 잡초들을 일방적으로 비난할 수 없는 이유 

 

선출직 위정자들이 정체성이 의심될 정도의 안보를 파괴하는데도 군 지도부마저 침묵한다. 군 인사권을 쥔 권력의 눈치를 보며 아무런 조언도 건의도 못하고 군의 존재 이유를 방기하는 ‘비겁한 순응’은 ‘문민통제’가 바라는 군의 위상이 아니다.

 

위정자가 민심과 군심을 외면하고 군 조직과 안보를 파괴하는 것은 민의가 없는 ‘무민(無民)통제’이며, 정치가 군의 기본임무와 헌법적 책무를 난도질하는 ‘무군(無軍)통제’다.

 

문민통제의 본질은 정권의 지시에 대한 군의 절대복종이 아니다. 군이 정치적 외풍에서 벗어나 헌법적 가치를 수호하도록 돕는 제도적 울타리여야 하는데, 어디에도 군의 정치적 중립과 헌법적 책무를 보호해 줄 제도와 독립적 도구가 없다. 

 

군과 정치가 서로의 이해관계를 소통과 조율로 조정하는 성숙한 합의조차 없다. 정치에 의한 정치를 위한 정치의 독주 시대다. 권력을 의식하고 굴종하는 군대는 국가의 군대가 아닌 당의 군대로 추락한다. 

 

정치적 도구로 전락한 군은 스스로 자존감을 잃고 결국 국가와 국민의 생존을 지속할 억제력을 상실한다. 이제 국가와 국민이 생존하려면 군을 길들이는 정치가 아니라, 군의 전문성을 존중하고 위법한 지시를 걸러내는 안전장치를 구축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민주 군대’와 ‘안보 전문성’이 균형을 되찾고 국가의 생존을 지키는 유일한 길이다.

 

3. 군과 정치의 합리적 균형과 건강한 문민통제를 위한 제언

 

건강한 문민통제는 군을 약화시키거나 굴복시키지 않는다. 군이 정쟁의 틀에서 벗어나 투명성을 유지하고 합동성을 발휘하여 헌법적 가치를 수호하도록 군에 대한 정치인의 태도 개선과 제도적 울타리를 강구해야 한다. 

 

군 생활의 말단부터 정책수립까지 체험하고 현재의 반대로 가는 안보정책을 지켜보는 예비역의 시각에서, 군 본연의 임무 수행을 위한 세 가지 대안을 제시한다.

 

첫째, 위법 명령 차단 시스템의 제도화

 

지휘관이 정권이나 상급자의 위법한 지시를 받았을 때, 이를 검증하고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법적 보호 매뉴얼’이 필요하다. 군인 개인적 소신에만 의존하는 결단은 상명하복 군에서 불가능하다. 

 

시스템이 정치적 명령의 적법성을 실시간으로 가려낼 수 있어야 군이 정치적 희생양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법적 보호 매뉴얼’이 있었다면 사관학교통합 안건은 바로 폐기가 되었을 것이다.

 

둘째, 군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는 독립 기구의 신설

 

예비역이 현역들에게 정부의 부당한 안보 정책에 대해 목소리를 내라는 허망한 질책을 거두어야 한다. 예비역들의 군시절 절대적 순종을 돌아보아야 한다.

 

인사와 지휘 체계에서 정권의 자의적 군 개입을 차단할 ‘국가안보특별위원회’와 같은 독립기구를 운영해야 한다. 

 

이는 정치가 군을 도구화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군이 국가 안보라는 전문 영역에만 몰입할 수 있는 여건을 보장하며, 정치권력으로부터 군을 보호하는 방패가 될 것이다.

 

셋째, 책임 규명의 합리적 기준 확립

 

위법 명령을 기획한 자와 단순 이행자를 구분하지 않는 무차별적 사법처리는 군 조직을 붕괴시킨다. 대한민국이 정상화되면 12·3계엄 관련 사법적 불이익을 받은 모든 요원에 대해서 원복조치를 해야 한다. 

 

의사결정 과정과 그 책임을 명확히 구분하여 군 간부들이 ‘법적 위험 회피’보다 ‘국가 수호’라는 본연의 책무에 집중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정비와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군대의 생명과 정당성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헌법적 책무를 다할 때 존재한다. 정치가 군을 정치의 도구로 길들이는 것은 국가 파탄이자 안보 자멸이다. 

 

안보단체와 국회는 군이 헌법의 수호자로 존재할 수 있도록 올바른 시스템과 제도 정비에 나서야 한다. 이것이 군의 사기와 전투력을 강화하여 전쟁을 방지하고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는 유일한 길이다.






◆ 박필규 위원


한미일보 편집위원

육군사관학교 40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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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6-06-28 14:29:32

    현역들의 정치적 수난사를 잘 대변하는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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