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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정치를 설계하는 사람들 ‘보좌관 전쟁’
  • 임요희 기자
  • 등록 2026-06-29 09: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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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병현 지음, 더레드캠프, 2만2000원


모든 것은 새벽에 울리는 전화 한 통에서 시작된다. 국회 현직 보좌관이, 한 번도 카메라에 잡힌 적 없는 정치의 뒤편을 처음으로 글로 옮겼다. 여론을 읽고 법안을 쓰고 위기를 막고 선거를 짜는 사람. 그 손끝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매일 보던 정치가 실은 전혀 다른 곳에서 만들어지고 있었음을 알게 된다.

 

신간 ‘보좌관 전쟁: 권력의 중심에서 정치를 설계하는 사람들’은 민심을 읽는 데서 시작해 문장으로 현실을 바꾸는 법, 아홉 명짜리 작은 정부를 꾸리는 법, 무너지는 하루를 세 시간 안에 되돌리는 법, 그리고 한 동네의 언어를 한 나라의 언어로 키우는 법으로 나아간다. 

 

저자의 비유를 빌리면, 정치인은 무대에 선 배우이고 보좌관은 그 무대를 짠 연출가다. 객석은 배우만 보지만, 공연의 수준을 정하는 사람은 끝내 무대 뒤에 있다.

 

이 책의 힘은 이론이 아니라 장면에 있다. 여론조사 숫자를 어디까지 믿어야 하는가. 법안의 한 줄에 어떻게 사람의 삶을 담는가. 악재가 터진 새벽, 고개를 숙일 것인가 설명할 것인가 맞설 것인가. 사람도 시간도 모자란 선거에서, 한 표는 대체 어디서 더 나오는가. 답을 가르치는 대신, 저자는 그 답을 찾아 헤매는 누군가의 하루를 통째로 보여준다. 

 

저자 최병현은 이 책이 특정 정치인의 것도, 어느 진영의 것도 아니라고 못 박는다. 그가 붙드는 생각은 하나다. 정치란 진영의 구호를 키우는 일이 아니라 사람들의 생활을 한 뼘 가볍게 하는 일이며, 그 일은 무대 위가 아니라 무대 뒤에서 실제로 만들어진다는 것. 이 책은 바로 그‘만들어지는 과정’을, 닫혀 있던 문을 열듯 펼쳐 보인다.

 

그래서 마지막에 저자는 조용히 권한다. 정치를 바꾸고 싶다면, 먼저 정치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보라고. 책장을 덮고 나면 뉴스가 달리 보인다. 말 뒤에서 그 말을 고른 사람이, 결정 뒤에서 그 결정을 설계한 사람이 비로소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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