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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사고 나면 누가 처벌받나…"제조사 책임도 양형 고려"
  • 연합뉴스
  • 등록 2026-06-29 17:5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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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통범죄와 양형' 심포지엄…"민식이법 양형기준 과도" 지적도
  • "약물 운전 절대다수는 '의료용 마약류'…양형기준 정밀화 필요"


시험 주행 중인 우버 자율주행차(자료) 시험 주행 중인 우버 자율주행차(자료) [연합뉴스 자료사진]

자율주행차 사고 시 자율주행 단계에 따라 운전자와 제조사의 형사책임 비중을 판단하는 등 특화된 양형기준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류부곤 경찰대 법학과 교수는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강당에서 '교통범죄와 양형'을 주제로 열린 양형위원회 산하 양형연구회 제16차 심포지엄에 발표자로 나서 이같이 밝혔다.


류 교수는 "인공지능(AI)이 매개된 자율주행 환경에서는 운전자의 통제 가능성이 현저히 축소되거나 사실상 소멸된다"며 "운전자 중심 책임 귀속의 한계는 결국 자율주행 시스템을 설계·운영하는 제조사 등이 새로운 책임 주체로 부상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류 교수는 그러면서 사고 차량의 자율주행 단계에 따른 책임 비중을 차등화하는 등 "자율주행차 사고에 특화된 새로운 양형기준 정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율주행 0(비자동화)∼5(완전 자동화) 단계 중 4(고도 자동화·시스템이 주행의 모든 측면을 독립적으로 수행) 단계 이상은 제조사와 운영관리자의 책임 비중을 절대적으로 둘 수 있다.


또 알고리즘 해석의 문제로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어려운 만큼 제조사가 수사기관에 주행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제출해 협조하는지, 사고 발생 직후 즉각적인 리콜을 단행하는 등 사후적 위험 통제 조치를 이행했는지도 양형 감경 사유로 반영될 수 있다고 류 교수는 설명했다.


류 교수는 약물운전의 경우 단순히 '마약운전' 관점이 아닌 "일반 시민의 의료적 약물 사용을 전제로 한 새로운 좌표 위에서 재구성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국민 10명 중 4명이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받고, 약물운전 단속 검출 약물의 96%가 의료용 마약류 및 비마약류 의약품이라는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약물의 종류(불법 마약, 의료용 처방약, 비마약류 의약품), 행위자의 인지 가능성(처방 시 운전금지 경고 고지 여부) 등 다층적 양형인자를 정밀히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령 운전자 사고의 경우에는 대중교통 접근성과 생계형 운전 여부 등 사회구조적 조건을 양형인자로 명시하고, 조건부 면허제 등을 통해 위험을 관리하는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토론자로 나선 소준섭 춘천지법 강릉지원 판사는 "(약물운전 법정형을 상향한) 개정 도로교통법 시행일은 현재 약 3개월도 채 지나지 않아 양형 사례가 축적되지 않았다는 본질적 한계가 있다"며 약물운전에 관해 현 단계에서의 양형기준 마련은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동원 양형위원장이동원 양형위원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편 스쿨존(어린이보호구역) 내 교통사고를 가중 처벌하는 '민식이법'의 양형기준이 과도하게 높게 책정돼 가벼운 행위까지 무겁게 처벌할 수 있으므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어린이 교통사고 범죄는 경미한 과실까지 포괄하는데도 형량 범위는 위험운전 치사상에 준하는 수준으로 설정돼 있다는 점에서다.


다른 범죄군과 비교하더라도 어린이 교통사고 치상 범죄 양형기준상 감경구간 하한 징역 6개월 또는 벌금 300만원, 치사 범죄 양형기준 하한 징역 1년 6개월로, 폭행치사·일반상해(하한 징역 2개월), 중상해(하한 징역 6개월)와 비교해 높은 편이다.


정지웅 수원지법 안산지원 판사는 "어린이 교통사고 범죄는 경미한 과실로 인한 경우까지 포괄해 행위불법의 내용과 정도가 광범위함에도, 다른 범죄들보다 형량 범위 하한을 더 높게 설정해 행위반가치(행위에 대한 부정적 가치판단)가 미약한 경우에도 과중한 형량을 권고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정 판사는 또 양형 실무상 선고형량의 평균은 형량 범위 하한에 가깝다며 "법원은 대부분 사건에서 어린이 교통사고 범죄의 현행 양형기준상 형량 범위가 지나치게 높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정 판사는 음주측정 거부의 형량 범위를 상향해야 한다는 의견도 냈다. 그는 "음주운전을 했으나 음주측정에 응한 사람이 음주운전을 하고 음주측정까지 거부한 사람에 비해 더 무겁게 처벌받을 수 있어 형사사법상 형평성에 심히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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