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림 칸 ICC 검사장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성 비위 의혹으로 직무 정지됐던 카림 칸 국제형사재판소(ICC) 검사장이 결국 해임됐다.
AP와 AFP 등 외신들에 따르면 칸 검사장은 24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ICC 당사국 총회 표결을 통해 해임됐다.
이날 비공개회의에서 ICC의 로마규정 당사국인 125개 국가 중 82개국이 칸 검사장이 중대한 위법 행위를 저지른 만큼 해임돼야 한다는 데 표를 던졌다.
유임해야 한다는 입장은 13개국에 불과했고, 15개국은 기권했다. 일부 국가는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칸 검사장은 다른 부서에서 근무하던 여직원을 자신의 사무실로 배치한 뒤 공식 출장 등에 동행하며 부적절한 성접촉을 했다는 혐의를 받아왔다.
피해 여성은 앞서 미국 CNN 방송 인터뷰 등에서 칸 검사장의 신체 접촉이 점점 대담해져 결국 폭행으로 이어졌다면서, 자신과 칸 검사장처럼 "권력 불균형이 심한 사이에서는 어떤 관계도 합의에 의한 것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칸 검사장은 이 문제로 내부 조사가 시작되자 지난해 5월부터 휴직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후 칸이 영국 변호사로 활동하던 2009년에도 여성 인턴을 성추행했다는 추가 신고가 접수됐고, 부적절한 행위가 있었다는 관련 증거가 확인됨에 따라 지난달 직무가 정지됐다.
칸 검사장의 변호인단은 이번 결정에 대해 "가능한 모든 법적 수단을 활용해 적법성과 공정성에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ICC는 집단학살, 전쟁범죄, 반인도적 범죄 등 국제법상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개인을 기소하기 위해 설립된 상설 재판소다.
영국 출신의 국제형사법 전문가인 칸은 ICC 검사장 취임 후 주요 국제 분쟁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주목을 받았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체포영장을 청구했고, 가자지구 전쟁과 관련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한 체포영장도 발부받았다.
이후 칸 검사장은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 문제로 미국의 제재 대상에도 올랐다.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칸 검사장이 청구한 체포영장이 "자신의 비위가 드러나는 것을 막기 위한 행동"이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