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경기 고양시 소노캄 고양에서 열린 ‘2026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장동혁 대표가 이재명을 향해 “이대로 4년을 더 맡겨놓을 수 있느냐”고 반문하며 사실상 퇴진을 요구했다. [사진=연합뉴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이대로 4년을 더 맡겨놓을 수 있느냐”고 반문하며 사실상 퇴진을 요구했다.
‘사퇴’나 ‘하야’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제1야당 대표가 대통령의 남은 임기 수행에 공개적으로 의문을 제기했다는 점에서 단순한 국정 비판의 선을 넘어섰다.
장 대표는 27일 경기 고양시 소노캄 고양에서 열린 ‘2026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이재명 정권이 이제 겨우 1년이 조금 넘었는데 대한민국 붕괴의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며 “이대로 4년을 더 맡겨놓을 수 있는가. 국민이 걱정하고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의 재판 취소와 연임 개헌 시도도 이번 국회에서 확실하게 뿌리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은 4년’과 ‘재판 취소’를 잇달아 거론한 발언 순서가 주목된다. 이 대통령 취임 이후 중단된 형사재판을 다시 열고, 개정 형사소송법에 따라 유·무죄 판단 없이 사건이 공소기각으로 끝나는 가능성까지 막겠다는 뜻으로 읽히기 때문이다.
재판 재개부터 공소기각 저지까지
장 대표가 말한 ‘재판 취소 저지’는 두 단계로 나눠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이 대통령 취임 뒤 중단된 형사재판의 재개다. 현재 각 재판부의 중단 결정이 퇴임 때까지 유지된다면 이 대통령의 형사책임에 대한 본안 판단도 임기 이후로 미뤄질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이 재판 취소 문제를 정기국회에서 쟁점화하려면 먼저 재판을 계속 중단하는 것이 타당한지부터 따져야 한다. 헌법 제84조가 대통령에 대한 새로운 형사소추만 제한하는지, 취임 전에 기소돼 이미 진행 중이던 재판까지 중단하도록 한 것인지가 핵심이다.
두 번째는 재판이 재개되더라도 개정 형사소송법의 확대된 공소기각 조항에 따라 사건이 끝나는 것을 막는 문제다.
최근 개정된 형사소송법은 ‘중대한 위법수사를 근거로 공소가 제기된 경우’와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해 공소가 제기된 경우’를 공소기각 판결 사유로 추가했다. 해당 조항이 이 대통령의 기존 형사재판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민의힘은 이를 ‘이재명 재판 취소용’이라고 비판해 왔다(연합뉴스의 개정 형소법 분석).
재판이 다시 열리더라도 재판부가 개정 조항을 적용해 공소기각 판결을 내리고 그 판단이 확정되면 범죄 혐의에 대한 유·무죄 판단 없이 사건이 끝날 수 있다. 결국 국민의힘이 내세울 논리는 재판을 재개한 뒤 증거와 법리에 따라 본안 판단을 내려야 한다는 것으로 압축된다.
야당이 법원에 재판 재개를 명령하거나 특정한 결론을 강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재판 중단의 법적·제도적 근거와 개정 형사소송법의 영향을 국회에서 검증하고 공론화할 수는 있다.
국민의힘이 활용할 수 있는 국회 무대는 법제사법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다. 법사위에서는 법원행정처와 법무부를 상대로 재판 중단 및 공소기각 조항의 적용 문제를 따질 수 있다. 예결위에서는 사법부와 수사기관 관련 예산 심사를 통해 관련 기관의 입장과 대응을 요구할 수 있다.
국정감사와 대정부질문에서도 재판 중단, 공소기각 사유 확대, 대법관 증원과 대법원장 제청권 논란 등을 하나의 사법개편 문제로 묶어 쟁점화할 수 있다.
장 대표가 “이번 국회에서 확실하게 뿌리 뽑아야 한다”고 시점을 특정한 것도 일회성 정치적 수사를 넘어 정기국회 차원의 원내 대응을 예고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그는 “의석수가 부족하다고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며 “우리가 국민께 제대로 알리면 국민께서 함께 싸워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선관위 특검에서 제도 개혁으로
장 대표가 제시한 두 번째 핵심 의제는 부정선거 특검과 선거제도·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혁이다.
그는 “정기국회 동안 선관위 특검 수사도 본격적으로 진행된다”며 “특검에만 맡겨놓을 것이 아니라 국회에서 따질 일은 철저하게 따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선거제도 개혁과 선관위 개혁도 지금부터 철저하게 준비해 주도권을 쥐고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검 수사에만 의존하지 않고 국회가 별도로 선관위의 투·개표 관리, 전산시스템 운영, 내부 통제와 책임 구조를 검증해야 한다는 의미다. 특검 수사에서 확인된 문제를 관련자의 형사책임 규명으로 끝내지 않고 선거관리 제도 전반의 개편으로 연결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의 정기국회 대응은 두 개의 전선으로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하나는 이 대통령의 중단된 형사재판을 다시 본안 판단의 장으로 불러내고 개정 형사소송법에 따른 공소기각 가능성을 차단하는 사법 전선이다. 다른 하나는 부정선거 특검의 수사 결과를 토대로 선관위와 선거제도를 개혁하는 선거 전선이다.
장 대표는 민생·경제 정책에 대해서도 “부동산은 지옥이고 증시는 도박판이며 일자리는 절벽”이라며 “고물가와 고금리로 서민들은 신음하고 자영업자들은 줄줄이 문을 닫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정부질문과 국정감사에서 정부의 실정을 규명하는 동시에 국민의힘의 정책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며 “민생에는 누구보다 유능하게 답하고 폭정에는 누구보다 단호하게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대표의 이날 발언은 정기국회를 앞둔 통상적인 대여 투쟁 선언을 넘어섰다.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재판 취소 문제를 잇달아 거론해 사실상 퇴진 압박에 나서는 한편, 부정선거 특검을 선관위·선거제도 개혁으로 확장하겠다는 두 갈래 대응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읽힌다.
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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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제68조 제2항은 판결로 대통령 당선자의 자격이 상실될 수 있음을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재명에 대한 재판은 중단•정지되지 않고 헌법에 따라 속행되어야 한다.
헌법 제84조에서 대통령 재임 중 내란•외환 등 국가의 존립을 해치는 범죄를 저지른 경우가 아니면 형사소추를 못하게 하여 대통령직을 마음껏 수행할 수 있게 한 취지는 헌법 제68조 제2항에서 대통령 당선 전에 범죄를 저지른 경우 피선거권 자체를 제한하여 자격 미달의 범죄자가 대통령직을 수행하여 나라를 어지럽히는 걸 막고자 한 취지와 서로 상충하는 것이 아니라 양립 가능.
즉 지금 문제가 된 이재명 재판에 적용될 헌법 조항은 대통령 재임 중에 저지른 범죄에 관한 제84조가 아니라 대통령 당선 전에 저지른 범죄에 관한 제68조 제2항이므로 현재 법원에 계류 중인, 이재명이 대통령 당선 전에 저지른 범죄에 대한 모든 재판은 즉시 속행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