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17 시리즈 9월 출시 매장. 연합뉴스
내년에도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스마트폰, PC 제조사들이 비용 압박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1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내년 1분기 메모리 가격의 급격한 상승이 예상됨에 따라, 스마트폰과 노트북 제조업체들이 제품 가격 인상과 사양 하향 조정을 강요받고 있다.
이에 따라 출하량의 추가적인 하향 조정과 함께 소수 업체에 시장 자원이 더 집중될 것이라는 게 트렌드포스의 분석이다.
스마트폰과 PC와 같은 소비자 기기의 제조 원가(BOM·Bill of Materials)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커지는 추세다.
트렌드포스는 "강한 수익성을 가진 애플조차도 내년 1분기에는 아이폰 전체 BOM에서 메모리 비중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이러한 상황은 애플이 신제품의 가격 전략을 재평가하고, 구형 모델에 적용됐던 가격 인하를 축소·제거하는 방안을 고려하게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저가 시장을 겨냥해 안드로이드 OS를 채용하는 제조사 역시 메모리 비용 상승에 따라, 내년 신모델 출고가를 인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업체들이 제품 포트폴리오, 조달 전략, 지역별 판매 전략 등을 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가격 인상 외에 제품 사양을 하향시킬 가능성도 점쳐진다.
트렌드포스는 "내년 2분기에는 PC 시장에서 더 큰 가격 변동이 나타날 것"이라며 "사양 축소 또는 업그레이드 연기가 스마트폰과 노트북 제조사들에 불가피한 비용 절감 조치가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급형·중급형 모델에서는 D램 용량이 최소 표준 근처에서 머물 것으로 예상되며 업그레이드 주기도 느려질 것"이라며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것은 저가형 스마트폰 시장으로, 내년 기본 모델이 다시 4GB(기가바이트)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스마트폰·노트북 내 D램 용량 변화 추이. 트렌드포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