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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필규 안보칼럼] 감독이 심판도 겸하는 선거관리 제도, 이제는 고쳐야 한다
  • 박필규 편집위원
  • 등록 2026-03-10 06: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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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현직 판사들을 선거관리 업무에서 배제하라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가장 약한 고리는 어디인가? 많은 이들이 정치적 양극화와 안보마저 정쟁으로 삼는 정치에 의한 안보 농단과 일부 위정자의 친중·친북 종속을 떠올리지만, 정작 가장 근본적인 취약점은 민주주의의 기초 설계가 민의와 주권을 차단하는 변질된 선거관리 제도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출발점이자 종착점이다. 이 과정이 불공정 문제로 흔들리면 국가의 계속성을 유지할 수 없다. 민의와 주권이 바로 반영되는 선거 구조라면 4~5년 단위 국민 심판으로 악법을 만들지 못하고 반국가 세력이 발을 붙이지 못한다. 그런데 한국은 이 핵심 선거관리 영역을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방식으로 운영해 왔다. 


한국의 선거관리 구조는 구조적 모순을 안고 있다. 판사가 선거를 관리하고 동시에 선거소송을 심판하는 구조는 1963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헌법기관으로 창설되면서 제도적으로 굳어졌다. 대법관이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맡고, 각급 법원장이 지역 선관위원장을 겸임한다. 즉, 선거를 관리·감독하는 기관과 그 선거의 불공정과 부정을 심판하는 기관이 사실상 동일한 직군이다. 


이는 3·15 부정선거의 반성과 법관(판사)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신뢰와 비상설기구의 효율성 등을 이유로 도입되었다. 당시에는 법관이 국민의 주권을 지켜줄 것이라는 기대가 강했다. 그러나 60년이 지난 지금, 선거관리 업무는 대통령·국회의원 선거뿐 아니라 정당 경선, 지방선거, 여론조사 관리까지 폭증했다. 


1963년도의 법관 신뢰와 사법 환경은 이미 사라졌지만 제도만은 그대로 남아 있다. 그 사이 판사가 주도하는 선관위에 대한 국민적 신뢰는 크게 추락했다. 2020년 총선에서는 141건, 2022년 지방선거에서는 약 200건의 당선무효와 선거무효 소송이 제기되었고, 2022년 대통령 선거에서도 5건의 선거무효소송이 접수되었다. 그러나 법원은 대부분의 사건을 기각하거나 각하했으며, 선거 결과 자체가 뒤바뀐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 이는 수년간 제기된 부정선거 의혹에 대해 각급 법원이 단 한 차례도 공정한 재판을 진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이는 “감독이 심판도 겸하는 경기”와 같은 구조적 모순이 빚은 결과다. 어느 분야든 장기 독선과 독점은 필연적으로 부패한다. 실제 선거부정이 있어도 선관위를 주도하는 판사의 책임이 되기에 투명하게 밝히지 못한다. 선거소송을 해도 부정을 밝힐 수 없는 구조가 되었다. ‘부정’을 단죄하지 못하면 민주주의는 붕괴한다. 의심이 누적되면 선관위는 ‘사전 투표함 부직포를 감싸는 황당한 투명 거치대’처럼 국민을 무시하는 꼼수를 부리고, 부정 의혹을 제기하는 것조차 10년 징역형에 처하는 악법을 만든다. 다양성이 존중되는 세상에서 입을 막는 사회는 민주주의가 아니다.


세계는 이미 오래전에 선거관리와 심판의 겸직 위험을 제거했다. 인도·남아공은 독립형 선관위를 통해 선거 전 과정을 상근 전문가가 관리한다. 미국·영국은 행정부가 선거를 집행하고 사법부는 선거관리와 철저히 분리된다. 독일·캐나다 역시 사법부가 선거 행정에 개입하지 않는다. 판사가 선거관리위원장을 겸임하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한국의 제도가 얼마나 시대에 뒤처져 있는지 알 수 있다.


이 제도가 채택되었던 1963년 당시는 판사를 최고의 양심세력으로 믿고 맡긴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60년이 지난 지금은 50억 그룹의 판사, 법리도 무시하고 정치적 판결을 하는 부장 판사, 탄핵 판결에서 소수 의견조차 못 내는 헌법재판관을 보면서 많은 국민은 판사가 도덕적이지 않다는 것을 눈으로 보았다. 그런데도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아무런 검증 없이 이 제도를 계속 유지해야 하는가?


선거 사무는 방대해졌고, 디지털 데이터는 빠르지만 조작 위험이 있어서 세계는 투·개표 검증 방식을 수작업으로 돌아가는데, 한국만은 판사 주도의 관행을 헌법적 전통인 양 붙들고 있다. 그 결과, 선거 과정에 문제를 제기하면 공정한 수사와 검증은 사라지고 6개월 이내 판결을 무시하고 몇 년을 끈다. 


선거는 복잡한 법률 해석보다 국민이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절차가 중요하다.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는 단순한 산수 과정에 왜 판사가 개입해야 하는가? 그들은 단지 사법고시를 통과했다는 이유만으로 선거관리의 정점에 서 있다. 이는 삼권분립의 원칙에도 맞지 않는다. 선관위의 독립이 권력 집중과 권력 창조를 의미하거나 의심을 받아서는 안 된다.


이제는 결단해야 한다. 


선거관리와 선거 심판을 완전히 분리하고, 선관위를 전문가 중심으로 서로 감시할 수 있는 기구로 재편해야 한다. 선거소송 재판부 역시 이해관계에서 자유로운 별도 구조로 설계해야 한다. 세계는 이미 그렇게 하고 있다. 한국만이 예외일 이유는 없다. 민주주의는 신뢰가 무너지면 회복이 어렵다. 선거관리 제도는 문제가 생긴 뒤 고치는 미봉책이 아니라 제도적 대수술이 필요하다. 


대한민국의 권력은 판사의 권위가 아니라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정신을 회복해야 한다. 무너진 민주주의를 되살리고 선거의 주권을 국민에게 되돌리는 길은 분명하다. 선거를 관리하는 자가 선거의 부실·부정을 판단하는 겸직 구조를 더이상 방치하면 안 된다. 선거사무 불신과 보이지 않는 부정선거 구조를 근본적으로 고쳐야 한다. 


선거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어야 하고 국민이 이해하고 투표 현장에서 함께 검증할 수 있는 선진 수개표 제도로 민주주의 기초를 새로 정립해야 한다. 대한민국 역사법정은 다음과 같은 개혁의 방향을 제시한다.  


첫째, 현직 판사가 선거관리 업무를 겸임하지 않도록 공직선거법을 개정하라.  

둘째, 선거의 주권을 국민에게 온전히 돌려주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라. 

셋째, 6.3 지방선거부터 사전투표제도와 전자 개표기 사용을 폐기하라.

 

이 세 가지는 단순한 요구와 구호가 아니다.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이자 대한민국 정상화의 출발선이다. 





◆ 박필규 위원

 

한미일보 편집위원

육군사관학교 40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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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1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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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6-03-10 07:09:07

    선거관리 제도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한 부분에 공감합니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출발점인데, 관리와 심판 기능이 한 기관·한 직군에 집중되어 있다면 국민 신뢰가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제도가 만들어진 시대적 배경과 지금의 현실은 분명 다르니, 변화가 필요한지 차분하게 논의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어느 쪽이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투명성과 검증 가능성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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