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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공천은 권력이다… ‘강선우 방지법’ 만들어야
  • 관리자
  • 등록 2026-03-16 10:4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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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천은 당무라는 대법원 법리
  • 현실 정치에서는 사실상 공직 결정
  • 공천 금품 거래, 선거범죄로 규정해야

공천헌금을 주고받은 혐의로 구속된 김경 전 서울시의원(좌)과  무소속 강선우 의원.

지방선거 공천을 둘러싼 금품 사건이 또다시 정치권을 흔들고 있다. 

 

공천을 받기 위해 돈이 오갔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경찰이 적용한 혐의가 뇌물죄가 아닌 정치자금법 위반과 배임죄여서, 소위 ‘봐주기’ 의혹이 터진 것.

 

경찰이 뇌물죄를 적용하지 못한 이유는 간단하다. 법이 공천을 공무가 아닌 정당 내부 활동, 즉 당무로 보기 때문이다. 

 

대법원 판례도 같은 해석을 하고 있다. 정당은 국가기관이 아니라 정치적 결사체이며 공천은 정당 내부의 정치 활동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국회의원이 공천 과정에 관여했더라도 형법상 공무 수행으로 보기 어렵다. 공무가 아니니 뇌물죄도 성립하기 어렵다는 논리다.

 

법리만 보면 그럴듯해 보인다. 그러나 현실 정치와는 거리가 멀다.

 

한국 정치에서 공천은 단순한 당내 인사가 아니다. 특히 지방선거에서는 공천이 곧 당선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 정치 구조를 보면 국회의원이 지역 당협을 장악하고 그 당협이 지방선거 공천을 좌우한다. 공천을 받은 후보는 지방의원이 되고 그 지방의회는 다시 지역 정치 권력을 구성한다.

 

결국 국회의원이 지방정치의 인사권을 사실상 쥐고 있는 구조다.

 

현실 정치에서 공천은 공직 진입을 결정하는 권력이다. 

 

그런데 법은 이 권력을 사적 영역으로 본다. 권력은 공적 기능을 수행하지만 책임은 사적 영역에 머무르는 구조다. 

 

이 때문에 공천 관련 금품 사건이 발생해도 대부분 뇌물죄가 아닌 정치자금법 위반 내지는 배임죄로 처리된다.

 

문제는 이 구조가 유지되는 한, 공천 비리를 근본적으로 억제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공천을 둘러싼 금품 사건이 반복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공직을 만드는 권력이지만 법적으로는 공무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제는 제도적 공백을 메워야 한다. 정당의 후보 추천과 공천 과정에서 금품이나 재산상 이익이 오고 간 경우, 이를 명확한 선거범죄로 규정하는 조항을 공직선거법에 신설해야 한다. 

 

공천 금품 거래를 단순한 정치자금 문제로 다룰 것이 아니라 선거 질서를 훼손하는 범죄로 규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일종의 ‘강선우 방지법’이다.

 

정당의 자율성은 존중되어야 한다. 그러나 공직을 만드는 권력이 완전히 사적 영역에 머물 수는 없다. 공천은 정당 내부 활동이면서 동시에 공직 진입의 관문이다.

 

공천을 사고파는 행위는 결국 국민의 대표를 사고파는 것과 다르지 않다. 공직을 만드는 권력이 공무가 아니라면 한국 정치에서 공무란 도대체 무엇인가.

 

이 질문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공천권을 둘러싼 법적 공백을 메우기 위해 ‘강선우 방지법’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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