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의회는 5일 '사전투표 도장날인 원칙 회복을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 촉구 결의안'을 재석의원 35명 중 21명이 찬성해 통과시켰다.[사진=창원시]
경남 창원시의회와 김해시의회가 사전투표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잇달아 통과시켰다. 결의안의 핵심은 사전투표용지에 인쇄된 투표관리관 도장 대신 관리관이 직접 날인하는 원칙을 회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방의회의 결의안은 법적 구속력을 갖지 않는다. 그러나 정치적 의미는 분명하다. 선거 제도를 둘러싼 논쟁을 더 이상 회피하지 말고 제도적으로 점검하자는 요구가 지방 정치권에서 공식적으로 제기된 것이다.
최근 정치권에서는 선거 제도를 둘러싼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이준석과 전한길의 공개 토론은 그동안 주변부에서 제기되던 논쟁을 공론의 장으로 끌어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끌었다.
선거 제도 논쟁은 언제나 조심스러운 주제다. 근거 없는 주장으로 선거 자체를 부정하는 태도는 민주주의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선거 제도에 대한 문제 제기 자체를 금기처럼 취급하는 것도 건강한 민주주의의 태도라고 할 수 없다.
민주주의에서 선거는 정치 체제의 정당성을 결정하는 핵심 절차다. 그만큼 선거 제도는 공정해야 할 뿐 아니라 공정하다고 믿을 수 있어야 한다.
창원과 김해 시의회의 결의안은 바로 그 지점을 겨냥하고 있다. 사전투표용지 관리관 도장의 인쇄 방식이 과연 선거 관리의 책임성과 투명성 측면에서 적절한지 점검해 보자는 것이다.
물론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이 선거 제도 문제를 거론해 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당 차원에서 공직선거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공식 발표한 적은 없다. 그런 점에서 이번 결의안은 개별 정치인의 문제 제기를 넘어 지방 정치권이 선거 제도를 공식 의제로 올린 사례라는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여기서 질문이 하나 남는다.
김해시의회는 지난 10일 '사전투표 도장날인 원칙 회복을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 촉구 결의안'을 안건으로 상정해 의결했다.[사진=연합뉴스]
“창원과 김해 시의회만 이 문제를 제기해야 하는가.”
선거는 특정 지역의 문제가 아니다. 선거 제도에 대한 신뢰는 전국적인 민주주의 기반이다.
그렇다면 다른 지역의 시·군·구 의회 역시 선거 제도의 공정성과 투명성 문제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것이 마땅하다.
지방의회는 주민을 대표하는 정치 기관이다. 그런 기관이 선거 제도 논쟁 앞에서 침묵한다면 그것은 중립이 아니라 책임 회피일 수 있다.
한미일보는 부정선거 문제를 단순한 정치적 의혹 제기 수준의 논쟁으로 보지 않는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기반이며 그 신뢰가 흔들릴 경우 정치 체제 전체가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필요한 것은 의혹을 정치적 이유로 봉쇄하는 태도도, 반대로 근거 없이 선거 자체를 부정하는 태도도 아니다. 필요한 것은 검증과 제도 개선이다.
창원과 김해 시의회는 이미 입장을 밝혔다.
이제 다른 지방의회가 답할 차례다.
선거의 신뢰는 선언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검증과 책임 있는 정치로 만들어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