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정보기관이 발표한 2026년 ‘연례 위협 평가(Annual Threat Assessment·ATA)’ 보고서를 2025년 보고서와 비교해 보면 미국이 바라보는 세계 안보 지도의 변화가 뚜렷하게 드러난다.
보고서에 등장하는 개별 위협 자체는 크게 새롭지 않지만, 위협을 배열하는 방식과 강조점에서 분명한 구조 변화가 나타난다. 종합하면 미국의 안보 인식은 군사 중심 위협 구조에서 국가 안보·기술 패권·체제 경쟁이 결합된 구조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된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변화는 본토 안보가 보고서의 출발점이 됐다는 점이다.
2026년 보고서는 국경 범죄와 초국가 범죄 조직, 마약 밀매 등 미국 내부를 위협하는 요소들을 주요 안보 과제로 제시하며 국가 내부 안정 문제를 앞세운다.
보고서는 미국이 다양한 범죄 조직과 초국가 범죄 네트워크의 활동에 직면해 있다고 설명한다.
이전 ATA 보고서들이 중국·러시아 등 국가 간 경쟁을 중심으로 출발했던 것과 달리 이번 보고서는 미국 내부 위협을 먼저 설명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는 미국 안보 전략의 우선순위가 대외 경쟁보다 국가 내부 안정과 국경 관리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변화로 해석된다.
두 번째 특징은 기술 패권 경쟁이 독립적인 전략 영역으로 등장했다는 점이다.
2026년 보고서는 인공지능(AI)과 양자 컴퓨팅 등 첨단 기술이 안보 환경을 변화시킬 핵심 요소로 언급하며 기술 경쟁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냉전 시대 핵무기 경쟁이 안보 질서를 규정했다면, 최근에는 기술 체계 경쟁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는 의미다.
보고서의 이러한 서술은 미국이 앞으로 군사력뿐 아니라 기술 경쟁을 핵심 전략 영역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평가된다.
세 번째 변화는 위협 구도에서 중국의 위치가 달라졌다는 점이다.
2025년 보고서에서는 중국·러시아·이란·북한이 함께 미국의 영향력에 도전하는 국가들로 묶여 서술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2026년 보고서는 중국을 별도의 전략 경쟁 국가로 다루는 반면 러시아·이란·북한은 군사적 위협 국가로 묶이는 구조가 나타난다.
이는 미국이 중국을 직접적인 군사 충돌 가능성이 높은 적대 국가라기보다는 경제와 기술 영역에서 경쟁하는 체제 경쟁 국가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변화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보고서는 북한이 핵무기와 미사일 능력을 계속 강화하고 있으며 핵 보유국 지위를 포기할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이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이 단기간 협상으로 해결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미국 정보기관의 판단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보고서 구성의 차이를 넘어 미국 전략 인식의 이동을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의 안보 전략이 과거처럼 군사적 위협 대응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본토 안정과 기술 경쟁, 그리고 체제 경쟁 관리라는 세 가지 축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신호라는 것이다.
결국 2026년 연례 위협 평가는 미국 정보기관이 바라보는 세계 안보 지도가 군사 중심 질서에서 기술 경쟁 중심 질서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보고서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러한 변화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강조해 온 전략 인식과도 맞닿아 있다.
즉 미국 내부 안정과 기술 패권 경쟁을 중심으로 세계 전략을 재정렬하려는 인식이 정보기관 보고서에도 반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원문 자료 링크>
2025 연례 위협 평가(Annual Threat Assessment·ATA)
2026 연례 위협 평가(Annual Threat Assessment·A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