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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O 지식발전소] 양자컴퓨터가 깨어나면 블록체인은 무너질까
  • 김영 기자
  • 등록 2026-04-19 13:4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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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자컴퓨팅이 기존 암호 체계를 흔들 때
  • 비트코인보다 더 큰 질문이 등장한다
  • “신뢰는 무엇 위에 세워질 것인가”

사진은 프랑스 C12연구소 양자컴퓨터. 극저온 환경에서 작동하는 양자컴퓨터 실험 장비 

ALO 지식발전소- 기술과 문명의 구조를 읽는 리포트


어느 날 새벽, 한 연구소에서 이런 발표가 나온다고 상상해 보자.


“우리는 기존 암호를 몇 분 만에 계산할 수 있는 대규모 양자컴퓨터를 완성했다.”


그 순간 전 세계 금융시장과 기술 커뮤니티에서 가장 먼저 떠오를 질문은 이것일 것이다.


“비트코인은 끝난 것 아닌가?”


이 질문은 단순한 상상이 아니다. 블록체인 기술의 핵심은 ‘암호’이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대부분의 블록체인 시스템은 공개키 암호 체계를 기반으로 작동한다.


개인이 가진 비밀키와 공개된 공개키의 관계는 수학적으로 연결되어 있지만 현재의 컴퓨터로는 그 관계를 역으로 계산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전제 위에서 시스템이 설계돼 있다.


현재 인터넷 보안의 핵심 기술 중 하나는 RSA 공개키 암호 방식이다. 이 방식은 거대한 숫자를 소인수로 분해하는 계산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수학적 특성에 기반한다.


쉽게 말해 지금의 인터넷 보안은 “엄청나게 큰 숫자를 거꾸로 풀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가정 위에 서 있다.


문제는 양자컴퓨팅이 바로 이 가정을 흔들 수 있는 기술이라는 점이다.


양자컴퓨터는 중첩과 얽힘이라는 양자역학적 특성을 이용해 동시에 여러 상태를 계산할 수 있다. 특히 큰 수의 소인수 분해 같은 문제에서는 기존 컴퓨터보다 훨씬 빠른 성능을 낼 가능성이 있다. 이론적으로 RSA나 타원곡선 암호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곧바로 ‘붕괴 시나리오’를 떠올린다. 그러나 기술의 구조를 조금만 더 들여다보면 이야기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첫 번째로, 지금 수준의 양자컴퓨터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두 번째로, 이 문제는 비트코인의 문제가 아니라 인터넷 전체의 문제다.


“비트코인이 무너지느냐가 아니라 디지털 문명의 암호 체계가 바뀌느냐의 문제다.”


블록체인은 코드다. 코드는 수정될 수 있다. 이미 양자내성암호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오히려 진짜 질문은 이것이다.


“신뢰는 무엇 위에 세워질 것인가.”


양자컴퓨터 시대에 대비해 기존 공개키 암호를 대체할 ‘양자내성암호’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 개념 이해


인터넷 암호

→ 거대한 숫자를 자물쇠로 사용하는 것과 같다

→ 잠그기는 쉽지만 열쇠 없이 풀기는 거의 불가능


양자컴퓨터

→ 자물쇠를 하나씩 돌리는 것이 아니라

→ 수많은 경우를 동시에 시도하는 계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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