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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필규 안보칼럼] 사법 살인의 서막, ‘외환죄’라는 정치적 유령
  • 박필규 편집위원
  • 등록 2026-06-13 11:5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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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거 없는 단죄, 사법부의 흑역사 될 것

윤석열 대통령이 2025년 7월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2026년 6월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6부(재판장 이정엽)는 ‘평양 무인기 침투(변호인 측은 ‘작전’으로 명기)‘ 의혹과 관련해 기소된 윤석열 대통령에게 징역 30년이라는 중형을 선고하면서 ‘이번 사건을 단순한 군사 도발이 아닌, 국가의 근간을 흔든 조직적인 정치 공작’으로 규정하고, 외환죄(外患罪)도 유죄로 인정했다. 

 

역사 속에서 악마성 권력은 자신을 위협하는 대상에게 가장 무거운 죄명을 뒤집어씌우곤 했다. 

 

작금의 ‘평양 무인기 작전’과 그에 따른 1심 판결 역시 ‘뒤집어씌우기’ 연장선이다. 재판부는 ‘외환(外患)’의 책임을 물어 전직 대통령에게 중형을 선고했으나, 법조계 일각과 상식적 시각에서는 이 판결이 과연 법리적으로 완결성을 갖추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1. 외환죄의 핵심은 ‘통모(通謀)’인데 재판부는 북한 김정은의 실토까지 확인하고 내린 선고인가? 

 

형법상 외환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적국과 내통하여 국가의 존립을 위태롭게 한, 비밀리에 서로 통하여 공모했다는 ‘통모(通謀)’의 객관적 증거가 필수적이다. 통모란 쌍방의 의사 합치가 있어야 성립하는 범죄다. ‘평양 무인기 작전’ 관련 북한은 도발의 주체로서 적대적인 태도만을 견지할 뿐 철저히 침묵하고 있다. 

 

한쪽의 일방적인 도발 유도 행위가 과연 법리적으로 ‘적국과의 통모’라는 고도의 공범 관계를 형성했다고 볼 수 있는가. 이 점이 바로 이번 재판이 안고 있는 최대의 법리적 모순이다.

 

북한은 우리 측의 작전에 대해 ‘참변’을 위협했을지언정, 윤 대통령 측과 사전에 내통했다는 어떠한 공식적 발설이나 증거도 내놓지 않았다. 상식적으로 북한이 ‘북한 노예 체제’를 위협하는 무인기 이용 전단지 살포에 내통할 이유가 있겠는가? ‘평양 무인기 작전’ 관련 북한의 진실을 알려면 자유 통일 이후나 가능하지 않겠는가? 

 

형법상 외환죄는 적국과의 명백한 ‘통모’를 전제로 함에도, 북한의 7000회 오물 풍선 도발에 대응한 우리 군의 무인기 작전을 외환 행위로 규정한 것은 법리적 비약이다. 반면 안보를 위협한 대북 송금 등 실질적 이적 행위는 외면한 채, 국가 방위권을 행사한 전직 대통령에게만 외환죄를 적용한 것은 형평성을 상실한 정치적 보복이자 사법권을 동원한 사법 살인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2. 세계 법제사의 ‘외환죄’ 판결의 허망한 정치적 단죄

 

재판부의 논리는 대담했으나, 세계 법제사를 돌아보면 ‘외환죄’를 명확히 성립시켜 처벌한 사례를 찾기는 지극히 어렵다. 국가 간의 갈등을 국내법적 잣대인 외환죄로 재단하는 것은 언제나 정치적 해석의 영역에 머물러 왔다.

 

역사적으로 국가수반의 행위를 외환죄로 단죄한 시도는 대개 정권 교체기 정치적 숙청의 수단으로 활용되었다. 프랑스 혁명기 루이 16세의 반역죄 재판이나, 제2차 세계대전 후 비시 프랑스((Vichy France) 정부의 ‘페탱’ 원수에 대한 대역죄 판결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는 법리적 엄밀함보다는 패전이나 혁명이라는 격변기 속에서 승자가 정적을 제거하기 위해 구성한 ‘정치적 단죄’의 성격이 짙다. 후대에 이르러 법치주의적 관점에서 끊임없는 재평가와 논란의 대상이 되어 왔다.

 

이는 외환죄라는 죄목 자체가 외부의 적을 규정해야 하는 국제 정치적 복잡성과, 사법적 판단이 지녀야 할 객관성 사이에서 충돌하기 때문이다. 세계 역사 속의 수많은 재판부가 외란죄의 성립을 주저했던 이유는 그만큼 이 죄목이 가진 ‘자의적 해석의 위험성’을 경계했기 때문이다.

 

3. 정권은 짧고 기록은 영원히 남기에 법치의 칼날은 정교해야 한다

 

부당한 재판 기록은 정권이 바뀌면 재심의 대상이 된다. 양심 없는 악마들은 주문(注文)에 따라 맞춤형 선고를 한다. 선고 내용에 죽은 진실과 법리가 얼마나 되는가? 재판부가 여론의 분노를 잠재우기 위해, 혹은 정치적 책임론을 강하게 묻기 위해 법리적 비약을 선택한 것은 아닌지 되물어야 한다. 

 

6·3부정선거 시국에서 12·3내란몰이의 약발이 언제까지 간다고 보는가? 재판부는 정치의 산물로 평가받을 엉터리 주문(主文)이 아닌 사법의 정의와 양심에 기초해야 한다. 

 

북한의 도발을 유도했으니 외환이라는 논리는 직관적으로는 설득력이 있을지 모르나, 형법이 요구하는 엄격한 증거와 구성요건의 충족이라는 측면에서는 큰 공백이 존재한다. 엄격한 증거가 없는 주문이 통한다면 얼마나 많은 생사람을 잡겠는가? 법리가 권력의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되듯, 법리가 감정의 배설구가 되어서도 안 된다.

 

북한 관련 진실을 알 수 없는 안보 역사 관련 재판도 무죄 추정의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 법정에서 최종 판결을 하기 전에는 무죄 추정의 원칙을 적용해야 하듯이, 안보 역사 관련 무수한 고발 사건도 북한이 객관적 진실을 실토하거나 명백한 기록에 의한 증언이 나오기 전까지는 무죄 추정의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 

 

역사에 부끄럽지 않은 재판을 하라는 요구는 법리와 법의 원칙을 끝까지 지키라는 명령이다. 외환죄라는 무거운 죄명을 씌우면서도 통모의 실체적 진실을 입증하지 못한 채 내린 이번 판결이, 훗날 우리 사법부에 어떤 기록으로 남게 될지 두렵다. 법정은 광장이 아니다. 오직 증거와 법리만이 그곳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 박필규 위원


한미일보 편집위원

육군사관학교 40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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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1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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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6-06-13 12:19:48

    사법부가 법리와 증거주의를 버리고 정권의 주문이나 광장의 여론에 휘둘린다면, 훗날 역사와 재심의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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