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용지 부족 사태 진상 규명을 위한 검경 합동수사본부 관계자들이 23일 경기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합수본은 선관위 실무자들이 투표자 수 입력 오류를 은폐하기 위해 전산상 통계 수치를 임의로 변경한 정황을 포착해 강제수사에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이 투표자 수와 투표율 수치를 임의로 조정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처음 숫자를 잘못 입력한 것만으로는 단순 실수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오류를 확인한 뒤 정해진 절차에 따라 바로잡지 않고, 다른 숫자를 변경해 전체 합계를 맞추려 했다면 문제는 달라집니다.
중앙선관위와 지역선관위 관계자들이 이른바 ‘숫자 맞추기’ 방식을 협의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선관위 특검 도입 요구도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특검을 도입하는 것만으로 진상이 모두 밝혀지는 것은 아닙니다. 특검법에 무엇을 수사하도록 규정하느냐에 따라 선거관리용 전산망의 원본과 변경 기록까지 확인할 수도 있고, 특정 지역 실무자 몇 명을 처벌하는 선에서 사건이 끝날 수도 있습니다.
오늘은 선관위 특검법의 수사 범위가 왜 중요한지, 선거망 데이터베이스와 수정·삭제 로그를 어떻게 확보해야 하는지, 전문성을 갖춘 영장심사 체계가 필요한 이유도 짚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한미일보 이슈 대담입니다.
오늘은 본지 김영 편집인과 선관위 특검법의 핵심 쟁점을 살펴보겠습니다. 김 편집인, 안녕하십니까.]
네, 안녕하십니까.
[먼저 이번 사건을 단순한 투표율 입력 실수로 보기 어려운 이유부터 설명해주시죠.]
처음 숫자를 잘못 입력한 것만 놓고 보면 실수일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에 어떤 조치가 이뤄졌느냐입니다.
오류를 발견했다면 상부에 보고하고, 수정 사유와 변경 전후의 값을 기록으로 남긴 뒤 정해진 절차에 따라 바로잡아야 합니다. 그런데 상부에 보고하지 않고 다른 숫자를 조정해 전체 합계를 맞추려 했다면 단순한 오류 정정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잘못된 입력을 감추기 위해 또 다른 전산기록을 변경한 것인지, 누가 이를 지시하거나 묵인했는지 수사해야 합니다.
중앙선관위와 지역선관위 관계자들이 숫자를 맞추는 방식을 함께 논의한 정황이 사실이라면 개인 한 명의 실수가 아니라 공모와 조직적 은폐 가능성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이번 사건으로 ‘선관위 전산자료는 사람이 임의로 바꿀 수 없다’는 주장도 무너졌다고 봐야 합니까?]
적어도 선관위 내부의 권한 있는 사용자가 공식 선거통계에 접근해 수치를 변경할 수 없다는 주장은 그대로 유지하기 어려워졌습니다.
그동안 질문은 이것이었습니다.
“선관위 전산자료를 사람이 바꿀 수 있는가.”
이제 질문은 달라졌습니다.
“누가 어떤 계정과 권한으로, 어느 시스템의 어떤 수치까지 변경할 수 있었는가.”
가능성 논쟁을 넘어 실제 접근 권한과 변경 범위, 기록 보존 여부, 동일 행위의 반복성을 확인해야 할 단계로 넘어간 것입니다.
다만 투표율 수치를 변경한 것과 후보별 득표수를 변경한 것은 서로 다른 문제입니다. 현재 공개된 내용만으로 후보별 득표수나 당락이 바뀌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선관위는 투표율 통계에 문제가 있었더라도 선거 결과에는 영향이 없었다고 주장할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럴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나 “결과에는 영향이 없었다”는 말은 선관위가 일방적으로 선언한다고 확정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선거인명부상 투표자 수, 투표용지 교부·잔여 수량, 실물 투표지, 개표상황표, 최초 입력값, 수정 전후의 데이터, 접속계정과 변경 로그, 백업자료를 서로 대조해야 합니다.
후보별 득표수가 기록된 시스템과 투표자 수·투표율을 관리하는 시스템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결과에는 영향이 없었다”는 말은 검증의 출발점이 아니라 검증을 마친 뒤 내려야 할 결론입니다.
[결과가 바뀌지 않았다는 사실은 누가 입증해야 합니까?]
법률상 입증책임과 공적 설명책임을 구분해야 합니다.
형사재판에서는 검사가 범죄사실을 입증해야 합니다. 선거소송에서는 문제를 제기한 원고가 위법행위와 그것이 선거 결과에 미친 영향을 주장하고 증명해야 합니다.
이번 사건이 발생했다고 해서 법률상 입증책임이 자동으로 선관위에 넘어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선관위가 “선거 결과에는 영향이 없었다”고 주장하려면 그 판단의 근거가 되는 자료를 제시해야 합니다.
관련 자료와 시스템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기관이 선관위이기 때문입니다.
법률상 입증책임과 별개로 선관위에는 결과 불변의 근거를 국민에게 설명하고, 독립적인 외부 검증을 받도록 할 공적 책임이 있습니다.
노태악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등 증인들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선관위 국정조사특별위원회 2차 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 선관위 측은 검증 범위에 여야가 합의하고 다른 법률에 저촉되지 않는다면 서버 공개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국정조사특위에서 서버를 공개하도록 하면 되는 것 아닙니까?]
선관위 측은 여야가 합의하면 서버 검증에 응할 수 있다는 취지로 답변했지만, “다른 법률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라는 단서도 달았습니다.
선관위는 개인정보 보호, 투표 비밀, 전산보안, 진행 중인 수사 등을 이유로 제출 범위와 검증 방식을 제한할 수 있습니다.
업무용 내부 메신저나 전자결재 자료 일부를 제출한 뒤 서버 검증에 협조했다고 주장하면서도, 실제 투표자 수와 투표율, 개표자료를 처리하는 선거관리용 전산망의 데이터베이스와 변경 로그는 공개하기 어렵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국정조사는 자료 제출을 요구하고 관계자를 증언대에 세울 수 있지만, 선관위의 의사에 반해 서버와 저장매체를 압수하거나 포렌식 이미지를 확보하는 형사수사 절차는 아닙니다.
결국 국정조사의 실효성은 선관위의 협조 범위에 상당 부분 좌우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특검이 필요하다는 것입니까?]
그렇습니다.
특검이 범죄 혐의와 압수 대상의 관련성을 구체적으로 밝혀 영장을 청구하면, 자료를 압수할 수 있는지는 선관위가 아니라 법원이 판단하게 됩니다.
법원이 적법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하면 선관위가 자체 판단만으로 집행을 거부하기는 어렵습니다.
국정조사가 선관위의 협조를 받아 문을 두드리는 절차라면, 특검 수사는 법원의 영장을 통해 필요한 자료를 강제로 확보할 수 있는 절차입니다.
다만 특검이라고 해서 선거망 전체를 무제한으로 열어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특검도 범죄 혐의와 압수할 자료의 관련성, 압수 범위의 필요성과 상당성을 법원에 설명해야 합니다. 바로 이 때문에 특검법에 규정되는 수사 대상이 중요합니다.
검경 합동수사본부 관계자들이 23일 경기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압수수색을 준비하며 선관위 직원과 대화하고 있다. 이번 수사가 업무망 일부에 그쳤는지, 선거관리용 전산망의 원본과 변경 기록까지 확보했는지가 핵심 쟁점이다. [사진=연합뉴스]
[합수본은 이미 중앙선관위를 압수수색하지 않았습니까?]
‘중앙선관위 서버’라는 표현을 하나로 뭉뚱그려서는 안 됩니다.
중앙선관위 전산망에는 내부 메신저와 전자결재 등을 처리하는 업무망이 있고, 실제 선거자료와 통계를 관리하는 선거관리용 전산망이 있습니다.
수사기관이 선관위 청사에 들어가 관계자의 휴대전화와 업무망 자료, 특정 사건과 관련된 일부 전산기록을 확보했을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선거관리용 전산망의 운영 데이터베이스와 전체 변경 이력, 다른 지역과 과거 선거의 유사한 수정 기록까지 포괄적으로 확보했는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이번 혐의가 특정 지역과 특정 시간대의 투표율 허위 입력으로 한정돼 있다면 영장 범위도 관련 직원과 계정, 기간, 자료로 좁혀졌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수사관이 선관위 전산시설에 들어갔다는 사실과 선거관리용 전산망 전체가 검증됐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특검법에는 무엇을 수사 대상으로 넣어야 합니까?]
첫째, 중앙선관위와 지역선관위 관계자들의 지시·보고·묵인·공모 여부입니다.
둘째, 선거관리용 전산망의 최초 입력값과 입력·수정·삭제 기록입니다.
셋째, 운영 데이터베이스의 포렌식 이미지와 데이터베이스 거래·변경 이력, 응용프로그램 및 관리자 감사 로그, 계정별 접속 기록을 확보해야 합니다.
넷째, 원본 데이터와 백업본·복제본이 일치하는지, 로그 또는 자료의 삭제·훼손·은폐가 있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다섯째, 서버와 시스템의 시간 동기화 기록도 확보해야 합니다. 전산기록의 생성·수정 시각이 실제 행위 시점과 일치하는지를 검증하려면 시스템 시간의 정확성이 전제돼야 하기 때문입니다.
여섯째, 다른 지역과 과거 선거에서 동일하거나 유사한 수정 방식이 반복됐는지를 수사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수사 과정에서 발견된 직접 관련 범죄를 계속 수사할 수 있도록 관련 사건 조항도 포함해야 합니다.
이 조항이 없으면 특검이 새로운 범죄 정황을 발견하고도 특검법에 명시된 수사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수사를 중단해야 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압수수색에 나선 23일 서울 송파구선거관리위원회 복도에서 관계자가 통화하고 있다. 합수본은 이날 중앙선관위와 송파·강남·서초구선관위 등을 압수수색했다. [사진=연합뉴스]
[과거 선거까지 조사하는 것은 지나치게 넓은 수사라는 반론도 나올 수 있지 않습니까?]
모든 과거 선거를 근거 없이 다시 조사하자는 뜻은 아닙니다.
이번 사건에서 확인된 것과 같은 계정, 수정 패턴, 보고 회피 방식이 다른 지역이나 과거 선거에서도 반복됐는지를 확인하자는 것입니다.
중앙선관위 관계자가 지역선관위에 숫자를 맞추는 방법을 제안한 정황이 사실이라면, 그것이 한 번의 일탈인지 조직 내부에서 이전부터 사용된 방식인지 확인하는 것은 당연한 수사 절차입니다.
과거 선거를 수사 범위에 포함하자는 것은 과거 선거 결과가 잘못됐다는 결론을 미리 정하자는 주장이 아닙니다.
범행의 반복성과 구조성 여부를 확인하자는 것입니다.
수사 범위도 이번 사건에서 확인된 계정, 시스템, 변경 방식과 합리적인 관련성이 있는 자료로 한정하면 과잉수사 논란을 줄일 수 있습니다.
[특검법에 수사 범위를 넓게 적는 것만으로 실제 압수수색도 가능해집니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특검법에 수사 범위를 넓게 규정하더라도 법원이 압수 대상을 특정 직원과 특정 기간으로 제한하면 다른 지역이나 과거 선거의 동일 행위를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선거 전산망은 일반적인 휴대전화나 사무실 컴퓨터와 다릅니다.
시스템 간 연계 구조, 운영 데이터베이스와 백업본의 관계, 로그 보존 방식, 개인정보 분리, 포렌식 이미지 작성 절차를 이해해야 필요한 압수와 과도한 압수를 구분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선거법과 디지털 증거에 전문성을 갖춘 복수의 영장전담법관이 관련 영장을 전문적이고 일관되게 심사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내란 재판처럼 특별재판부나 특별 영장전담 부서를 두자는 뜻입니까?]
정치권이 특정 사건을 담당할 판사를 직접 고르는 특별재판부 방식은 경계해야 합니다.
재판부 구성이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달라진다면 재판 독립과 법관 배당 원칙을 훼손했다는 논란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존 법원 내부에서 선거법과 디지털 증거에 전문성을 갖춘 복수의 법관을 영장전담법관으로 운영하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특검법이 특정 법관을 지정하는 방식이 아니라, 대법원과 관할 법원이 기존 사무분담과 사건배당 원칙 안에서 전문성을 갖춘 전담체계를 마련해야 합니다.
복수의 법관에게 사건을 무작위로 배당한다면 특정 판사를 선택한다는 논란을 줄이면서도 전문성과 판단의 일관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특검 수사의 첫 번째 관문은 본안재판이 아니라 압수수색 영장입니다.
초기 단계에서 데이터베이스 원본과 변경 로그, 접속 기록과 백업자료를 확보하지 못하면 이후 수사도 제대로 진행되기 어렵습니다.
기소 이후 관련 사건이 여러 재판부로 흩어질 가능성이 있다면 법원 내부의 독립적인 절차에 따라 전담재판부를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정치권이 판사를 고르는 특별재판부가 아니라 법원 내부의 독립적인 사무분담과 무작위 배당에 따른 전담체계여야 한다는 점입니다.
조은석 특별검사가 2025년 12월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기자실에서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사건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특검의 목적은 결국 부정선거를 밝혀내자는 것입니까?]
결론을 정해놓고 수사해서는 안 됩니다.
현재까지 공개된 내용만으로 후보별 득표수나 당락이 바뀌었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특검의 목적은 ‘부정선거’라는 결론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닙니다.
선관위가 주장할 수 있는 “결과에는 영향이 없었다”는 말이 사실인지 독립적으로 검증하는 것입니다.
검증 결과 실물 투표지와 개표자료, 선거인명부, 전산 데이터와 변경 기록이 모두 일치한다면 그 사실도 국민에게 공개해야 합니다.
반대로 다른 지역이나 다른 시스템에서도 동일한 변경 방식이 발견되거나 원본과 백업자료가 일치하지 않는다면 그에 따라 수사를 확대해야 합니다.
어느 쪽이든 선관위의 자체 해명이 아니라 객관적인 자료와 외부 검증을 통해 결론을 내려야 합니다.
[이번 특검법의 성패는 무엇이 결정한다고 보십니까?]
특검을 출범시키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무엇을 수사하도록 법률에 적느냐가 중요합니다.
투표율 허위 입력 사건만 좁게 수사 대상으로 넣으면 숫자 맞추기에 가담한 실무자 몇 명의 공전자기록등위작·변작 사건으로 끝날 수 있습니다.
선거관리용 전산망의 최초 입력값과 입력·수정·삭제 기록, 운영 데이터베이스와 백업자료, 중앙선관위와 지역선관위 관계자들의 지시·공모 여부, 다른 지역과 과거 선거의 동일·유사 행위까지 수사할 수 있도록 규정해야 합니다.
그 범위의 압수수색 영장을 전문적이고 일관되게 심사할 법원 내부의 전담체계도 필요합니다.
국정조사는 선관위의 협조를 받아 문을 두드리는 절차입니다.
특검은 법원의 영장을 통해 그 문을 열 수 있는 절차입니다.
결국 특검의 성패는 특별검사를 임명하느냐에만 달린 것이 아닙니다.
특검법이 선거망의 어느 문까지 열도록 규정하는지, 법원이 그 문을 열기 위한 영장을 얼마나 전문적이고 독립적으로 심사하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본지 김영 편집인과 함께 선관위 특검법의 수사 범위와 전문적인 영장심사 체계의 필요성을 짚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