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5년 4월30일 사이공에 입성한 공산반군 탱크가 월남의 대통령 관저인 ‘독립궁’을 접수하고 있다.
안보 파탄과 한미동맹 약화는 사이공의 비극을 연상시킨다.
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습이 당초 일정에서 대폭 축소되고 조기 종료된 사태는 대한민국 안보가 직면한 구조적 위기를 종합적으로 보여준다.
트럼프 행정부의 전격적인 지시로 반격 작전이 취소되고 야외기동훈련이 반토막 난 것은 단순한 기술적 조율이 아니다. 엄청난 지각 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이는 현 정부의 이념 편향적 안보 사유화 기조와 무리한 전작권 조기 환수 집착과 광주 전투비행단 무모한 이전 계획이 빚어낸 자업자득이며, 나아가 안보 위기는 대한민국 경제 전체를 흔드는 거대한 구조적 위기로 직결될 것이다.
안보 태세 이완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한국 자산의 위험도를 급등시켜 국가 경제 전반에 치명적인 파장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1970년대 초반 남베트남 위정자와 종교 단체는 안보 현실을 도외시한 채 “대화와 평화 협정만 맺으면 전쟁은 끝난다”는 낭만적 평화론에 젖어 스스로 안보 태세를 무너뜨리고 이완시켰다. 미군 철수와 원조 삭감을 안일하게 방관한 결과, 억제력이 무너졌고 공산군의 위협이 고조되자 외국인 투자 자금은 순식간에 증발했고 극심한 경제난이 닥쳤다.
결국 1975년 4월30일 사이공 함락과 함께 시장 경제 시스템과 국민의 생명과 모든 자산이 완전히 해체되었던 역사적 과오를 오늘의 우리는 뼈저리게 상기해야 한다.
1. 안보 공백은 거시경제 위협과 주력 산업의 동반 추락 원인으로 작용
이번 한미연합훈련 조기 종료의 배경에는 미국의 11월 중간선거와 미북 대화 접근과 미국의 냉혹한 거래주의적 접근과 동맹 기능 전환 등 보이지 않는 요소까지 분석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동맹을 가치 공유의 약속이 아닌 비용과 실리의 지분 관점으로 대하고 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이러한 거대한 판구조 변화를 무시하고 과거의 환상에 기댄 채 빗나간 유화책만 고집한다면 안보와 경제의 자중지란은 피할 수 없다. 과거 방위비 분담금 협상 과정에서 마찰이 빚어졌듯, 동맹의 신뢰가 흔들릴 때 미국은 이를 경제적 지렛대로 삼아 방위비 대폭 인상을 압박할 것이다.
나아가 이는 단순한 군사적 마찰을 넘어 관세 부과 및 대미 투자 압력 등 전반적인 통상 협상 전선으로 직결되어,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숨통을 조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러한 안보 공백 우려는 곧바로 국내·외 금융시장에 지정학적 리스크를 가중시키는 기폭제가 된다. 실제로 한미 동맹의 균열 신호가 감지될 때마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외국인 투자 자금이 대거 이탈하는 현상이 반복되어 왔다. 환율 상승은 수입 물가를 자극하고 증시 하락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국가 신인도를 떨어뜨려 국내 기업의 해외 자금 조달 비용을 높이고 투자 심리를 치명적으로 위축시킨다.
안보 불안은 금융시장에 그치지 않고 실물경제의 핵심 축인 방위산업과 첨단 제조업 공급망으로 확산된다. 국가 간 신뢰와 연합방위 태세가 흔들리면 글로벌 시장에서 K-방산의 우수성과 안정성 평가에 균열이 생길 수밖에 없다. 결국 부품 공급망의 불안정성이 가중되고 생태계가 위축되면, 국가 수출 주력 산업의 경쟁력까지 동반 추락시키는 도미노 현상을 낳게 된다.
2. 주변 정세를 무시한 반대로 가는 안보 정책은 경제 추락 가속화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한반도 지정학적 긴장과 미·중 패권 경쟁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교란(반도체·핵심광물 등)에 매우 취약하며, 이는 곧바로 투자 위축과 경제적 비용으로 직결된다.
한미 연합방위 태세의 이완은 단순히 미국과의 마찰에 그치지 않고, 주변 강대국들의 공세적 행보를 부추겨 지정학적 리스크를 실질적인 경제 위기로 이어진다. 실제로 중국이 두만강 하구 통항권을 확보하며 동해 진출을 본격화하고, 북·러 간 군사동맹이 복원되는 등 한반도 주변 해역의 안보 지형은 급격히 요동치고 있다.
안보 억제력이 약화된 틈을 타 해양 진출을 가속화하는 이 같은 지정학적 압박은 한국의 해상 물류 안정성을 흔들고,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한국 경제의 시스템 리스크를 경고하는 치명적인 시그널로 작용한다.
거시경제적 타격을 방어하고 이러한 복합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안보와 경제를 분리해서 보는 낭만적 시각을 버려야 한다. 튼튼한 안보가 곧 국가 신인도 및 경제적 신뢰와 직결된다는 전제 아래 국가 안보 전략을 전면 재설정해야 한다.
3. 안보 파탄 정책을 당장 멈추어야 한다
현정부의 안보 실책과 이미 조짐을 보이는 국제 경기 불황과 국제 금융 위기가 동시에 겹쳐서 오면 그 폭파력은 핵폭탄급 이상일 것이다. 대한민국이 지정학적 위기를 극복하고 생존하려면 안보 파탄 정책부터 당장 중단하고 실질적인 위기 극복 시스템을 가동해야 한다.
국가 안보와 경제 기반을 동시에 위협하는 반국가 정책들 중에 우선적으로 폐기해야 할 정책은 △한미동맹의 신뢰를 약화시키는 전시작전통제권 조기 환수 △군의 정체성과 사기를 저하시키는 3군 사관학교 폐지 및 통합 시도 △연합사와 유엔사 해체로 이어지는 실효성 없는 종전 제안 △부사관 충원율이 급감하는 상황에서 기존 징병제 시스템까지 붕괴시키는 선택적 모병제 추진 △경계병 생존까지 위협하고 자해적 무장해제인 전방 경계 병력의 무리한 감축 등 안보 개악 정책은 바로 중지시켜야 한다.
지금이라도 소모적인 국방 예산 편성을 지양하고 한미동맹을 조속히 회복해야 한다. 특히 사관학교 창설에 소모될 10조 원 이상의 예산을 초급간부 복지 확충에 활용해야 한다.
한국형 3축 체계의 고도화와 첨단 감시·정찰 자산의 기술 자립과 대체 불가능한 방위산업 공급망을 구축하여 실질적인 안보 자강의 기틀을 다지는 것만이 거대한 글로벌 불확실성을 돌파할 유일한 해법이다. 국민에게 안보 불안과 경제 파탄을 안기는 세력은 심판의 대상이자 축출의 대상이다.

◆ 박필규 위원
한미일보 편집위원
육군사관학교 40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