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CIA, 러시아에 발트3국 공격 자제·이란 지원 축소 촉구"
  • 연합뉴스
  • 등록 2026-08-27 19:57:06
기사수정
  • CIA 국장 모스크바 방문, 트럼프 1·2기 통틀어 이번이 처음
  • 크렘린궁 "나토에 음모? 사실무근…유럽이 러에 공격적 정책"

존 랫클리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최근 모스크바를 극비리에 방문했을 때 러시아에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들과의 긴장 고조를 자제하고 대(對)이란 군사·경제 지원을 축소하라고 요구했다고 미국의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폴리티코는 익명 취재원들의 발언을 근거로 랫클리프 국장의 모스크바 출장 목적에 대해 이렇게 보도했다.

랫클리프 국장은 특히 나토 회원국 중 '발트 3국'으로 통칭되는 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를 거론하며 긴장 고조 자제를 러시아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안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폴리티코에 "이번 회담의 주된 목적은 러시아에 발트해 국가들을 상대로 어떤 방식으로든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동을 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앞서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나토 동맹국들을 공격하지 말라고 러시아에 랫클리프가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랫클리프의 모스크바 방문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선에서 수십∼수백㎞ 떨어진 곳까지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잇따라 확대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나토 회원국들을 상대로 잇따라 위협하는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이 때문에 모스크바가 영국을 포함한 나토 동맹국들을 상대로 공격적 하이브리드전 수단을 동원하거나 제한적인 군사 행동을 추진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영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2배로 늘리겠다고 이번 주에 발표했다.

CIA 국장이 모스크바를 방문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1·2기를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었다.

조 바이든 대통령 시절인 2021년 11월에는 윌리엄 번스 당시 CIA 국장이 모스크바를 방문한 적이 있으며, 그로부터 3개월 후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랫클리프 국장은 라트비아 리가를 거쳐 25일 모스크바에 미국 공군 C-17 수송기 편으로 도착한 후 러시아 정보기관 관계자들과 면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크렘린궁에 따르면 랫클리프 국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는 만나지 않았다.

트럼프와 랫클리프트럼프와 랫클리프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랫클리프의 이번 모스크바 방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주요 적대국과 벌이는 긴장된 외교 협상을 관리하는 데 CIA 국장을 활용한 가장 최근의 사례라고 폴리티코는 지적했다.

랫클리프는 5월에 쿠바를 비밀리에 방문해 근본적인 개혁을 단행하지 않으면 미국의 압박을 당할 것이라고 쿠바의 공산주의 정권에 경고했다.

폴리티코는 백악관 측에 이번 기사에 대한 논평을 요청하자 26일 오전 트럼프 대통령이 한 발언을 참고하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보수 성향 라디오 '글렌 벡 프로그램'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랫클리프의 방문이 푸틴 대통령에게 나토의 결의를 시험하지 말라고 경고하거나 영국을 공격하지 말라고 설득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추측을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그 전쟁(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하기 위해 매우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며, 솔직히 그들(러시아·우크라이나) 모두 지금 시점에서 종전을 원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랫클리프 CIA 국장의 러시아 방문에 대해 "일종의 준(準) 정례적 방문"이라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해 이날 세르게이 나리시킨 러시아 대외정보국(SVR) 국장은 이번 방문 때 랫클리프 국장을 만났다면서도 "회동에는 특별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고 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서방은 러시아가 나토를 상대로 음모를 꾸민다는 식의 과장된 보도를 쏟아내지만, 이는 사실과 전혀 무관하다"고 일축했다고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보도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오히려 러시아가 유럽의 공격적인 정책에 직면하고 있다며 "서방이 동결된 러시아 자산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려는 시도는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평화 협상을 이어갈 뜻이 여전하며, 평화적 수단을 선호하면서도 "우리 영토 보호를 위한 작전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0
좋아요
0
감동이에요
0
슬퍼요
0
화나요
0
정기구독배너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