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시론] 과연 누가 내란범인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내란 혐의 재판이 무성한 뒷말을 낳고 있다. 내란특검이 앞세웠던 주요 증인들의 진술이 하나하나 배척되면서 과연 이토록 소모적인 내란몰이가 온당한 것인지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는 것이다. 재판이 거듭될수록 증인들의 과거 진술과 사실 관계가 어긋나는 부분들이 속출하고, 증인들이 과거 탄핵 심판 때는 언급하지 않았던 주요 사항을 자백하듯 털어놓고 있어 가관이다. 탄핵 판결 자체가 부실한 증거들, 이른바 거짓의 산을 토대로 이뤄진 것이라는 의심이 짙어지면서 도대체 왜 탄핵을 당한 것인지 납득할 수 없다는 여론층이 점차 두터워지고 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조 추첨식에 참여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에서도 축구를 '사커(soccer)'가 아닌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는 용어인 '풋볼(football)'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AFP통신,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케네디센터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 추첨식에서 이 같이 발언했다.
그는 축구를 지칭하는 미국식 표현 '사커'를 언급하며 "'풋볼'이라는 다른 종목과 조금 충돌이 있어 잘 부르지 않는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하지만 생각해보면 이 종목(축구)을 '풋볼'로 부르고, 미국프로풋볼(NFL)은 다른 이름을 찾아야 한다"며 미국에서 '풋볼'인 미식축구는 진짜 '풋볼'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청중은 박수로 화답했고, 그의 오랜 우군인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도 분위기를 북돋웠다.
전 세계 대부분 국가에서 축구를 '풋볼'로 부르지만, 미국인들에게 '풋볼'은 주로 손으로 경기하는 미식축구를 의미한다.
미국처럼 자국 고유의 '풋볼' 종목이 있는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에서만 축구에 '사커' 명칭을 사용한다.
미식축구. AP=연합뉴스
이런 상황에서 '사커'와 '풋볼' 명칭 논쟁은 오랫동안 이어졌다. 많은 이들은 미국이 축구 종목명을 바꿔 부른 탓에 명칭을 둘러싼 혼란이 벌어진 거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스테판 시만스키 미국 미시간대 스포츠경영학 교수는 2014년에 낸 책 '풋볼은 사커가 아니다'에서 명칭 논쟁의 기원이 영국에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시만스키에 따르면 1800년대 초 영국에서 축구 '풋볼'과 미식축구의 전신인 '럭비'는 사실상 한 뿌리에서 나온 같은 종류의 경기였다.
그런데 1863년 '풋볼협회', 1871년 '럭비협회'가 각각 창설되면서 두 종목이 공식적으로 갈라졌고, 명칭을 두고 혼란이 불거졌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영국 학생들이 두 종목을 구분하기 위해 '러거'(rugger), '사커'(soccer) 같은 별칭을 쓰기 시작했다. 이후 1·2차 세계대전 시기 유럽에 주둔한 미군 사이에서 '사커'라는 말이 널리 퍼졌다고 한다.
이후 미국에서는 럭비에서 파생된 미식축구가 독자적으로 발전하면서, 이 종목을 '풋볼'로 부르게 됐다. 첫 공식 미식축구 경기는 1892년에 열렸다.
시만스키는 "축구(사커)가 미국 문화에 깊이 침투하면서 영국에서는 '풋볼'의 무해한 대체어로 사용했던 '사커' 단어 사용에 반발이 생겼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