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오른쪽)은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어, 당 대표 선거에서 ‘윤 어게인’을 외치는 당원들의 지지로 김문수를 물리치고 당 대표가 됐다. [사진=연합뉴스]
얼마 전 국민의힘이 107명 의원 전원 명의로 윤석열 대통령과의 ‘절윤’을 선언한 이후 당이 제멋대로 흘러가고 있다.
우파 유권자의 지지로 당선된 이후에는 항상 좌파 코스프레로 일관했던 오세훈은 온갖 몽니를 부리고 날뛰면서 선거보다는 당권에 눈독 들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 한편에서는 과거 한나라당 때부터 뒤에서 당을 좌지우지하면서 민주당과 협작해서 자당 대통령을 두 번이나 탄핵시켰던 올드 세력의 검은 그림자들이 어른거리고 있다.
우스운 것은 윤 대통령과는 한 번도 뜻을 같이한 적이 없고 탄핵에 결정적인 힘을 실어 주었던 국힘이 지방선거를 위해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를 완전히 청산한다는 데 일사불란한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남녀관계에 비유하면 그야말로 제대로 사귀어 본 적도 없는데 헤어지자는 ‘황당한 결단’을 내린 것이다.
여기서 문제는 당 대표 장동혁도 동참했다는 사실이다. 알다시피 장동혁은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어, 당 대표 선거에서 ‘윤 어게인’을 외치는 당원들의 지지로 김문수를 물리치고 당 대표가 되지 않았는가.
그러나 당 대표가 된 이후 애매모호한 태도를 보이더니 윤 대통령 선고를 앞두고는 계엄에 사과하고 결국은 윤 대통령과의 절연을 주장하는 의원들과 함께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백번 양보해서 ‘윤 어게인’이 부담스러우면 그 구호가 내포한 내용들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 아닌가. ‘윤 어게인’의 큰 내용은 부정선거 반대와 종북(從北)·종중(從中)을 표방한 반대한민국세력과의 투쟁이다.
그런데 대표가 된 이후 장동혁이 한 번이라도 부정선거문제를 제기한 적이 있는가. 그가 얼마만큼 반대한민국세력과 싸웠는지도 의문이다.
민주당 악법에 반대해 24시간 필립 버스터를 하고 8일간 단식투쟁을 한 것은 인정할 만하나 그것도 냉정히 본다면 오히려 자신에게 쏠리는 지지층의 의구심을 의식한 국면 전환의 모습으로 읽힌다.
그러다 보니 실제 성과는 없고 장동혁 개인플레이에 그치고 말았다. 물론 1·5선 의원으로 당내 기반이 없고 한동훈을 비롯해 커튼 뒤에서 민주당과 은밀히 공조하면서 당을 쥐락펴락하는 세력 및 부패 언론들과 싸워야 하는 고충을 이해해야 한다는 동정론도 있다.
그러나 장동혁은 당 대표가 된 이후 그를 지지했던 당원들, 특히 2030세대의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겨우 한동훈을 당에서 축출한 것 말고는 이렇다 할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는데 그마저도 현재 한동훈의 불씨가 완전히 꺼진 상태도 아니다.
자신은 침묵하면서 107명의 이름으로 결의문을 발표하는 모습에서는 오히려 당이 아직도 한동훈의 영향력에 있지 않나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무엇보다 국힘이 끊고자 하는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장 대표는 한 번도 자기 입으로 확실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대변인을 비롯한 일부 의원들의 반윤 발언을 수수방관하다가 결국에는 ‘절윤’ 의원들과 함께했다.
그럼에도 여기에는 말못하는 숨은 전략과 깊은 뜻이 담겨 있다는 뇌피셜적인 해석은 야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을 너무 만만히 보는 아전인수격 해석이다.
윤석열과 함께한다는 진정성이 있다면 이에 반대하는 국힘 의원들을 뚫고 나가거나, 그게 힘에 부치면 과감하게 국힘과 절연하고 그를 지지했던 당원들과 함께하겠다는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이는 매우 무능하거나 소름끼치도록 음흉한 처신, 둘 중의 하나로 볼 수밖에 없다.
지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정선거 척결 의지를 보이고 생방송 부정선거 대토론회로 새롭게 눈을 뜬 많은 국민이 있다는 것은 야당으로서 좋은 외적 정치 환경이다.
그럼에도 있으나 마나 한 당 대표 신분으로 선거를 치루겠다는 장동혁에게서 민주당과 함께 가는 국힘의 어둡고 음흉한 미래를 본다.
국힘을 ‘민주당 2중대’라고 하는 데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 남광규 소장
매봉통일연구소 소장
국민대학교 글로벌평화·통일대학원 교수
남북총선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