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4일, 호르무즈 해협 내 한국 선박 ‘나무’호의 폭발을 놓고 미국은 이란의 공격으로 규정하고 한국에 해상 안보 작전 ‘프로젝트 프리덤’ 동참을 압박하고 있다.
선원 24명의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정부는 원인 규명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란에 인도적 지원을 해온 우리 정부로서는 당혹감을 느꼈을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번 작전 참여 요구는 한미동맹 강화의 기회인 동시에 중동의 주도권 전쟁과 종교 전쟁에 휘말릴 수 있는 중대한 시험대로 보인다.
하지만 여기서 한국 정부가 파병 및 작전 참여를 검토해야 하는 이유는 자국민 보호라는 헌법적 가치부터 전략 동맹으로서의 신뢰와 책임감, 그리고 국익과 독자적인 군사적 자율성 확보라는 다목적 판단에 근거한다.
자국민 보호와 에너지 안보 차원의 파병 검토
파병은 일정기간 해외 부대 주둔으로 국회 동의가 필수나, 작전 참여는 정보·물자 지원 등 유연한 협력이다. 파병이 부대가 직접 가는 것이라면, 작전 참여는 정보와 사이버 공유나 병참 지원처럼 작전에 다양한 힘을 보태는 지원이다. 정부의 의지가 있었다면 이미 파병하여 우리 선원을 구출했을 것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한국으로 수입되는 원유의 약 70%, LNG의 30% 이상이 통과하는 핵심 에너지 보급로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처럼 한국 선박이 이란의 공격 표적이 되었다면, 이는 더이상 국제 분쟁의 방관자로 남을 수 없는 '우리의 실존적 문제'가 되었다.
선박의 통행이 장기간 제한되거나 보험료가 폭등할 경우 국내 물가 상승과 산업 전반에 걸쳐 가동 중단이라는 경제적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우리 군의 직접적인 파병은 단순히 미국의 요구에 응하는 차원을 넘어, 국가의 에너지 유통 혈맥을 스스로 지키기 위한 생존 전략의 일환이다.
동맹의 책임감과 신뢰 유지를 위한 즉각적인 작전 참여
트럼프 대통령은 줄곧 “안보는 공짜가 아니다”라며 동맹국의 방위비 분담과 군사적 기여를 강조해 왔다. 미국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 전 세계 해상 항로의 안전을 관리해 온 상황에서, 가장 큰 수혜국 중 하나인 한국이 위험을 공유하지 않는다는 비판은 향후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나 주한미군 거취 문제에서 우리 측의 입지를 좁힐 수 있다.
‘프로젝트 프리덤’ 작전 참여는 국회 동의 없이 통수권자의 결단과 국방부 차원의 협정으로 가능하다. 작전 참여는 한미동맹을 한반도 방어에 국한된 수동적 관계에서 전 지구적 평화에 기여하는 ‘글로벌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 진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며, 장기적으로 대미 외교 및 통상 압박을 완화하는 전략적 카드로 활용될 수 있다.
국익과 군사적 자율성 확보를 위해 해군 기동전단 파견
대한민국 해군은 경제 규모(세계 10위권)를 뛰어넘는 세계 5위권의 전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국제 규범에 반하는 해상 테러나 민간 선박 공격에 대해 침묵하는 것은 국격과 국익과 동맹의 신뢰에 유지에 맞지 않다.
다국적 연합 작전에 주도적으로 참여함으로써 국제 해양 질서 확립에 기여하고, 이를 통해 얻은 국제적 지지는 한반도 유사시 국제사회의 도움을 이끌어낼 수 있는 도덕적·실무적 근거가 된다.
이러한 실질적 국익을 실현하기 위해 정부는 즉각 출동 가능한 ‘해군기동전단’이나 독자적인 작전 수행 능력을 갖춘 ‘해상임무전투단(Task Group)’을 구성하여 파견해야 한다. 이는 동맹의 요구에 부응하면서 우리 군의 자율성을 지키는 핵심적인 수단이다.
이 전투단은 세종대왕급 이지스 구축함이나 충무공이순신급 구축함을 기함(旗艦)으로 설정하고, 기뢰 제거용 헬기인 소해헬기까지 편성하여 강력한 대공·대함·대잠 방어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해상 작전의 성격상 예기치 못한 도발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화력과 선박 검문·검색 및 인질 구출 작전의 핵심인 해군 특수전전단 소속 공격팀을 편성하여 실질적인 타격 능력을 확보해야 한다.
또한, 군수지원함(AOE)의 동행으로 타국에 의존하지 않고 공해상에서 스스로 보급하며 장기 작전을 지속하는 역량으로 작전의 독립성을 완성해야 한다. 이러한 첨단 보급 체계는 우리 군이 해상 기동전을 선도하는 기술 집약적 강군임을 국제사회에 증명하여 적들의 도발 의지를 분쇄하고 방산 수출에도 유리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해상안보작전에 참여하여 대한민국 해군의 작전 범위를 세계로 넓히고, 동맹의 신뢰와 위상을 재정립하며, 독자적인 군사 기술력과 전략적 자율성을 구축하는 절호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자국민 보호는 국가의 제1 의무다. 정부가 정치적 부담을 이유로 마지막 기회조차 오기와 꼼수로 외면한다면, 뒤따를 안보·경제적 재앙은 온전히 현 정부의 책임이 될 것이다.
정부와 안보라인은 정치적 계산을 버리고 국익을 먼저 생각하는 통찰과 전략적 결단으로 해상안보작전 참여 결정으로 안보·외교·정치 다중 위기를 극복하길 바란다.


◆ 박필규 위원
한미일보 편집위원
육군사관학교 40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