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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홍 칼럼] 누가 한민고를 두려워하는가
  • 정성홍 회장
  • 등록 2026-07-22 13: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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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파주시에 위치한 한민고. 2014년 이사가 잦은 군인 자녀들의 정착을 위해 일반형 사립고로 설립되었다. [사진=한민고등학교]

이상한 나라다. 잘되는 학교는 살리고, 문제가 있는 학교는 고쳐야 한다. 초등학생도 아는 상식이다.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은 거꾸로 가고 있다. 군인 자녀들을 위해 설립된 한민고를 굳이 공립으로 전환하겠다고 한다.

 

왜인가. 정부는 공공성을 말한다. 운영의 안정성을 말한다. 그러나 국민이 먼저 묻는 것은 다른 질문이다. 도대체 한민고의 무엇이 문제였는가.

 

한민고는 실패한 학교가 아니다. 오히려 보기 드문 성공 사례다. 군인의 잦은 전출과 전근으로 학업을 이어가기 어려운 자녀들을 위해 설립되었고, 짧은 역사에도 전국 최고 수준의 대학 진학 실적을 이뤄냈다. 서울대와 의·치·약학계열, KAIST를 비롯한 이공계 특성화대학은 물론 육·해·공군사관학교에도 꾸준히 우수한 인재를 배출해 왔다.

 

그렇다면 국가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성공한 이유를 배우고 더욱 발전시키는 일이다. 그런데 정부는 정반대의 길을 선택하고 있다. 운영체제를 바꾸겠다고 한다.

 

정책에는 언제나 비용이 따른다. 따라서 국민은 질문할 권리가 있다. “현재의 체제를 바꾸면 무엇이 지금보다 더 좋아지는가.” 정부는 아직 이 질문에 국민이 납득할 만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더욱 눈여겨볼 대목은 정책 논리의 일관성이다. 학교는 그대로인데 평가만 달라졌다. 그렇다면 국민은 학교가 아니라 정책의 기준이 바뀐 것은 아닌지 묻게 된다.

 

한민고는 전국 각지에서 근무하는 군인 가족을 위해 만들어진 학교다. 그런데 공립으로 전환하면서도 지금과 같은 전국 단위 모집과 교육체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국민은 다시 묻지 않을 수 없다. 현행 법과 제도 아래 그것이 실제로 가능한가. 가능하다면 어떤 법적 근거가 있는지, 불가능하다면 무엇을 어떻게 바꾸겠다는 것인지 먼저 설명하는 것이 정책을 추진하는 정부의 책임이다.

 

더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정책을 주도하는 인사의 태도 변화다. 월간조선 8월호는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과거에는 한민고 설립 취지에 공감했으나, 장관 취임 후에는 한민고를 ‘제2의 12·3내란의 토대’라는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만약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국민은 더 큰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

 

경기도 파주시에 위치한 한민고. 2014년 이사가 잦은 군인 자녀들의 정착을 위해 일반형 사립고로 설립되었다. [사진=한민고등학교]

학교가 변한 것인가. 아니면 학교를 바라보는 정치의 시각이 변한 것인가. 이 질문은 결코 가볍지 않다.

 

월간조선을 비롯한 일부 언론은 이번 공립화 추진의 배경에 정치적 판단이 작용한 것은 아닌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런 문제 제기는 단순한 정치 공방으로 치부할 일이 아니다. 정부는 국민이 제기하는 의문에 객관적인 근거와 논리로 답해야 한다.

 

특히 종북좌퍄가 가장 두려워하는 국정원 대공수사권을 경찰로 이관하고 군 방첩사를 해체시킨데 이어 미운털이 박힌 육사를 저질화시키는 것도 모자라 국가의 자양분이 될 한민고까지 민생문제가 첩첩이 쌓인 상황에서 꺼내 든 것을 국민이 묻는 것은 당연하지 않겠는가.

 

민주주의는 질문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질문을 막기 시작할 때 민주주의는 약해진다.

 

국민이 의심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이미 검증된 성공 모델을 굳이 바꾸려 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정말 군인 자녀 교육을 강화하려는 것이라면 기존의 장점을 어떻게 더 살릴 것인지부터 설명해야 한다. 그런데 가장 먼저 내놓은 것은 운영체제의 변경이다.

 

정책은 명분보다 결과로 평가받는다. 한민고가 군인 자녀 교육이라는 설립 목적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면, 그 목적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있는 모든 변화는 더욱 엄격한 검증을 받아야 한다.

 

국가는 군인을 존중한다고 말만 해서는 안 된다. 군인의 자녀를 위한 교육 환경을 어떻게 지키는지가 그 진정성을 보여준다.

 

정부는 국민에게 “믿어 달라”고 말할 것이 아니라 “왜 바꾸어야 하는지”를 증명해야 한다. 그것이 민주국가에서 정책을 추진하는 사람들의 의무다.

 

학교가 변한 것이 아니라 정권이 바뀌었다. 그렇다면 국민은 학교를 의심하기보다 정책의 기준이 왜 달라졌는지를 먼저 물어야 한다.

 

권력은 질문받을 때 건강해지고, 국민은 질문할 때 자유를 지킨다. 그것이 자유민주주의가 우리에게 가르쳐 준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다.

 

이제 한민고 논란은 학교 하나의 존폐 문제가 아니다. 국가가 무엇을 지키려 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바꾸려 하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시금석이다. 그래서 국민은 이제 묻는다. 도대체 누가 한민고를 두려워하는가.

 




◆ 정성홍

 

한미일보 회장

前 국가정보원 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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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1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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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6-07-22 18:58:33

    삼군사관학교를 통합하는 일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국방을 무력화하려는 짓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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