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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학의 전라도에서] 이지호,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그대가 한국인이다
  • 정재학 시인·칼럼니스트
  • 등록 2025-09-21 12: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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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칼럼니스트최근 삼성 이재용 회장의 아들 이지호 군의 해군 입대를 보면서, 만감이 교차되는 심정이다. 지금 필자는 혼란 속에 있다. 노블리스 오블리주, 높은 신분에 합당한 도덕적 의무라는 진부한 평가보다는, 누가 과연 대한민국 사람인가에 대한 근원적인 문제가 필자를 괴롭히고 있기 때문이다. 


머리가 뒤흔들리고 구토가 솟아오르는 분노 속이었을 것이다. 나와 함께 태극기를 사랑하고 애국가를 부르며 단군의 민족으로서 우리의 역사를 공유하는 그 사람은 누구일 것인가. 자꾸만 저쪽 반대편에 민노총이 떠오르고 민주당이 떠오르고 있었다.


김일성이라는 허구 속의 인물을 팩트로 받아들이는 공산반역도들만이 아니라, 병역의무를 피하여 국적을 포기하는 자들까지 우리는 적지 않은 이 땅의 타인(他人)들을 보고 있었다.


대한민국의 보호 아래 풍요로운 복지를 누리고, 고급 차에 호화로운 음식을 즐기던 사람들이었다. 그들이 나라와 민족이 처한 운명에 함께 동참하기를 거부할 때, 그 처참한 파렴치(破廉恥)를 보면서 누군들 고개를 돌리지 않았겠는가.


그리하여 과연 누가 대한민국 사람일 것인가를 다시 정의 내리지 않을 수 없었다. 주민등록은 절대적인 조건이 아니라는데 확신을 갖고 있기 때문이었다. 대한민국 주민등록증을 든 그대는 정말로 대한민국 사람일 것인가.


그런 고민 속에서 필자는 우리 주변의 누군가를 살펴보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평범한 우리의 이웃들이었다.


결혼을 약속한 사람이 암에 걸렸다는 소식을 듣고 모든 것을 포기하려는 순간, 쓸쓸히 죽어갈 그 사람을 위해 달려온 러시아 여자. 그리고 결혼을 하고 고된 아르바이트 일을 하면서 남편을 보살피는 그 여자.


일을 하다 연락이 닿지 않자 집으로 달려온 그 여자는 다행히 별일없이 잠이 든 남편을 보며 가슴 쓸어내리여 울먹이고 있었다. 그 러시아 여자는 다름아닌 대한민국 사람이었다.


도른 에밀리는 독일 출신이다. 경기도 어느 한적한 곳에 집을 짓고 가끔 친구들을 데려와 살기도 하는, 대한민국을 온몸으로 사랑하는 여자다. 솥뚜껑 삼겹살에 소주를 맛깔나게 마시는 도른 에밀리는 우리 대한민국의 여자가 틀림없었다.


무려 세 명의 아이를 낳고도 네번째 애를 가질까 고민 중인 '소피아 패밀리'의 소피아도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우리의 어머니가 맞다.


'한국개똥이'에서 지훈이와 승주, 두 아들을 키우고 있는 캄보디아 엄마 역시 누가 봐도 대한민국 어머니가 틀림없다. '한국 사는 따냐'는 전쟁을 치르고있는 우크라이나 분이지만, 예쁜 아이를 키우며 웃음짓는 그 천사같은 얼굴은 우리를 따스하게 해준다. 


모두가 살가운 우리나라 사람들이었다. 누구도 눈여겨 보지 않는 평범한 이 분들은 모두 대한민국에서 한 명의 서민으로 살아가는 우리의 이웃이면서, 대한민국 국민이었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또 있었다. 혹시 여러분은 노벨문학상을 탄 '박진주'라는 분을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누군지 의아해 하겠지안, 그분은 바로 펄벅 여사이시다. 이름까지 한국식으로 지으셨던, 대한민국을 뜨겁게 사랑하셨던 분이었다. 


그외에도 외국인이지만, 대한의 독립을 위해 일제와 맞서 싸운 위인들도 계신다. 결코 잊어서는 안되는 이분들도 대한민국 국민 중 하나라 확신한다. 몇 분을 소개해본다.


3.1운동에 참여한 유일한 외국인 프랭크 윌리엄 스코필드(캐나다), '조선은 나의 두번째 조국'이라 부른 호머 헐버트(미국)는 독립운동 지원은 물론 한글 연구와 보급에 평생을 바친 분이다.


중국 안둥현에서 자신의 집·점포·창고를 임시정부와 대한청년단원에게 제공하고, 보유 선박으로 독립운동가 이동과 무기·군자금 운반을 도운 조지 루이스 쇼(영국), 독립선언문을 AP 통신을 통해 해외에 보도한 앨버트 와일더 테일러(미국)와 온갖 고초를 겪으며 임시정부에 군자금을 조달해준 조지 애쉬모어 피치 (미국) 또한 우리가 잊어서는 안되는 분들이다.


대한민국 사람은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정의적 관점에서 볼 때, 이분들은 비록 외국인이지만 진정 순수한 대한민국 사람이라 단언할 수 있다.


오늘 우리가 누리는 행복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힘을 보태준 분들의 땀과 희생 위에 세워져 있음으로, 우리는 그 은혜를 잊어서는 안된다. 우리가 이분들의 이름을 기억하는 것은 앞으로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와 책임을 되새기는 일이다. 그리고 과연 누가 대한민국 사람인가에 대한 답이 될 것이다.


오늘도 반미운동으로 일관하는 국무총리 김민석의 형 김민웅 같은 무리들을 보면서, 겨울날 마실나간 시어머니를 찾아와 점심밥을 챙겨주는 필리핀 새댁을 생각해 본다. 김민웅과 필리핀 새댁, 그리고 세명의 아이를 키우는 소피아와 민주당 개딸들.


방탄소년단 모두가 병역이행을 자처했을 때의 기쁨을 기억한다. 이후 연예계에서 병역을 기피하는 사례는 사라졌다. 한 사람의 대한국민으로서 나라를 위해 의무를 다하는 자세가 나라와 민족을 사랑하는 마음들이라 싶어 아름답다.


그리고 한화 김동관을 비롯하여 기업가 후세들의 군입대가 줄을 잇고 있다. 이제 또 삼성가문을 이어갈 4대손 이지호의 입대로 대한민국의 젊음은 더욱 당당해질 것을 믿는다. 눈물나도록 믿음직스러운 일이다.


정재학 시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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