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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국의 달 여행지] ①서울의 몽마르뜨 ‘국립서울현충원’
  • 임요희 기자
  • 등록 2026-06-06 17:5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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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처럼 뻗은 산책로와 잔디, 연못가, 식당도
  • 43만 평 부지에 5만4000여 위의 묘역 조성

현충원 정문을 지나 현충문 가기 전 겨레얼마당(위) 앞에는 육·해·공·해병대·예비군 6인을 상징하는 높이 13m의 ‘충성분수대’가 세워져 있다.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내는 분수가 여름 무더위를 잊게 한다. Ⓒ한미일보

프랑스 파리 도심 한복판에는 몽마르뜨 묘지와 몽파르나스 묘지가 있어 관광명소로 사랑받고 있다. 울창한 나무와 조형적인 묘비들 사이를 걷다 보면 묘지가 아닌, 잘 꾸며진 조각공원을 산책하는 느낌을 받게 된다. 

 

서울 동작동에 있는 국립서울현충원은 파리의 묘지들과 같은 예술적인 느낌은 부족하지만 너른 부지를 배경으로 칼처럼 조성된 산책로와 잔디, 연못가가 시민의 휴식처 노릇을 톡톡히 한다. 

 

최초로 안장된 이는 무명용사

 

국립서울현충원은 1953년 이승만 대통령의 재가를 거쳐, 1955년 7월 6·25전쟁 전사자를 안장하기 위한 ‘국군묘지’ 성격으로 조성되었다. 군 묘지로 출발했기에 초기에는 국방부가 관리했다. 현재는 국가보훈처 관할이다.

 

학도의용군 무명용사비. Ⓒ한미일보

현충원에 최초로 묻힌 이는 이름 없는 무명용사다. 1956년 1월 무명용사 1위가 무명용사탑에 최초로 안장되었다. 무명용사란 전쟁 중 주검을 수습하기 어렵거나, 심한 훼손으로 신원 파악이 불가능한 전사자들을 가리킨다.

 

그 외에 서울현충원에는 5만4000여 위의 묘역이 조성되어 있다. 더불어 위패 봉안관에는 10만4000여 위의 순국영령 위패가, 납골당에는 7000여 위의 무명용사가 모셔져 있으며, 현충탑 내부 위패봉안실 앞에는 전사자명부가 비치되어 있다.

 

정문을 지나 현충문 가기 전 겨레얼마당 앞에 육·해·공·해병대·예비군 6인을 상징하는 높이 13m의 ‘충성분수대’가 세워져 있다.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내는 분수가 여름 무더위를 잊게 한다.

 

서울현충원의 묘역은 국가원수, 애국지사, 국가유공자, 군인·군무원, 경찰관, 일반, 외국인 묘역 등으로 구분된다. 애국지사 묘역의 경우 일제시대 때 독립운동을 했던 분들은 신분에 상관없이 안장된다. 단, 이미 화장을 했다면 충혼당에 봉안된다.

 

무후선열제단(無後先㤠祭壇)은 독립유공자로 인정받아 건국훈장을 받았으나, 돌볼 가족이나 후손이 없는 분들의 위패를 봉안한 곳이다. 현재 유관순 열사를 비롯한 134위의 순국선열과 애국지사의 위패가 모셔져 있다.

 

현충원에 모셔진 대한민국 대통령은 넷뿐

 

서울현충원 중심부와 명당에는 대한민국을 이끈 4명의 대통령(이승만, 박정희, 김영삼, 김대중)이 국가유공자들과 함께 잠들어 있다.

 

박정희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묘역은 현충원 전체를 내려다보고 멀리 한강이 한눈에 들어오는 탁 트인 전망을 자랑한다. Ⓒ한미일보

이승만 대통령과 프란체스카 여사의 합장묘. Ⓒ한미일보 대한민국 건국 대통령인 이승만 대통령의 묘가 현충원의 중심부에 자리 잡고 있으며, 가장 높은 곳에는 박정희 대통령의 묘가 위치해 있다. 박정희 묘역은 묘역 전체를 내려다보고 멀리 한강이 한눈에 들어오는 탁 트인 전망을 자랑한다.

 

박정희 대통령의 묘역은 1974년 8월15일 광복절 기념식장에서 서거한 영부인 육영수 여사(향년 49세)의 국민장을 치르며 처음 조성되었다. 

 

육영수 여사 안장 당시, 일각에서 ‘현충원’의 입지가 좋지 않다는 ‘풍수 흉지론’이 제기됐으나 이를 보고받은 박정희 대통령은 “비록 흉지라 할지라도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호국영령들이 계시는데 이곳을 떠날 수 없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이후 박정희 대통령 역시 1979년 10월26일 서거(향년 62세)한 후, 온 국민의 애도 속에 국장으로 치러져 육 여사의 왼편에 쌍분으로 안장되었다. 서거 후 수십 년이 지난 지금, 대한민국은 세계 10대 강국으로 도약하면서 박정희 대통령의 업적이 재평가되고 있다.

 

사병 곁에 잠든 채명신 준장

 

국립묘지는 오랜 시간 동안 ‘장성(장군) 묘역’과 ‘사병 묘역’ 간의 규모 및 대우 차이로 인해 차별 논란이 있어 왔다. 장군 묘역은 1인당 26.4㎡(8평) 규모의 땅에 시신 안장과 봉분 조성이 허용된다. 하지만 사병 묘역은 3.3㎡(1평) 크기에 화장한 유골만 안장할 수 있으며 봉분이 없다. 또한 두 묘역은 물리적으로도 멀리 떨어져 있다.

 

채명신 준장 묘역. 사병들 곁에 묻혀 있다. Ⓒ연합뉴스

강원도 철원군 화살머리 고지에서 출토된 유품들. [사진=임요희]

유품전시관 인근에 있는 온실 정원. [사진=임요희 기자]

월남전의 영웅인 채명신 중장은 장성·사병 묘역 간의 차별에 반대하며 “사랑하는 월남전 참전 전우들과 함께 사병 묘역에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겼고, 이에 따라 사병 묘역에 안장되었다.

 

황규만 준장은 70년 전 “전쟁터에서 먼저 간 김수영 소위 곁에 묻히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장성 묘역을 마다하고 장교 묘역에 있는 김수영 소위의 묘소 바로 옆에 안장되어 영원한 전우애를 보여주었다.

 

국립서울현충원 유품전시관은 뜨거운 여름 태양을 피하기 좋은 실내 시설이다. 순국선열과 호국영웅들의 유품, 6·25 전쟁 유해발굴 유물 등을 전시하고 있으며 1층(독립운동가·국가유공자)과 2층(자주국방·유해발굴)으로 구성되어 있다. 

 

터치 모니터 추모 글쓰기, 포토존, 디지털 퍼즐, 암호 해독 등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부근에는 소규모지만 온실 정원이 마련돼 있어 다양한 식물을 관찰할 수 있다. 

 

국립서울현충원은 지하철 4·9호선 동작역(현충원역)에서 바로 연결된다. 입장료는 없으며 연중무휴 운영한다. 


임요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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