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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으로 韓과 접해"…北, 영토조항 신설·통일삭제 '2국가' 개헌
  • 연합뉴스
  • 등록 2026-05-06 16: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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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무위원장=국가수반' 정의…핵무력 사용권·위임 근거 첫 명시
  • '제1적대국' 등 예고된 적대문구 미반영…"정상국가 이미지 부각" 총평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재추대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재추대 [연합뉴스] 

북한이 북측 지역만 영토로 규정한 영토 조항을 신설하고, 조국통일 조항을 삭제하는 등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창한 '두 국가' 노선을 반영한 헌법 개정을 단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무위원장을 '국가수반'으로 정의하고 핵 사용 권한을 처음으로 명시, 김 위원장의 위상과 권한도 강화했다.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통일부 기자단 대상 언론간담회에서 공개된 북한 새 헌법 전문에 따르면 '두 국가 관계' 선언 당시 헌법(2023년 9월 개정)의 서문·본문에 있던 '북반부', '조국통일', '사회주의의 완전한 승리' 등 동족 관계와 통일 개념이 모두 사라졌다.


예를 들어 기존 사회주의헌법 제9조에서 '사회주의의 완전한 승리를 이룩하며 자주, 평화통일, 민족대단결의 원칙에서 조국통일을 실현하기 위하여 투쟁한다'는 내용이 삭제됐다.


김일성과 김정일의 선대 업적을 덜어내면서 서문의 통일 위업 기술도 모두 없어졌다.


김 위원장이 2024년 1월 예고한 대로 영토 조항이 신설됐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호 조항(제1조)과 함께 신설된 제2조에서 "영역은 북쪽으로 중화인민공화국과 로씨야(러시아)연방, 남쪽으로 대한민국과 접하고 있는 영토와 그에 기초하여 설정된 영해와 영공을 포함한다"고 영토를 규정했다.


다만 남쪽 육·해상 경계선이 구체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았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북한정치 전문가 이정철 서울대 교수는 "해상경계선 얘기가 나오는 순간 우리가 타협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이 부분이 빠진 건 북도 그러한 분쟁을 만들고 싶지 않은 의사가 있었다고 판단한다"고 해석했다.


서해 북방한계선(NLL) 및 북 주장 경비계선서해 북방한계선(NLL) 및 북 주장 경비계선 [연합뉴사 자료 그래픽]

김 위원장이 2023년 말 선언한 '두 국가 관계' 노선이 전반적으로 반영됐으나 김 위원장의 예고와 달리 한국을 '적대국'으로 선언하는 내용은 없었다.


2024년 1월 최고인민회의에서 김 위원장은 "대한민국을 철두철미 제1의 적대국으로, 불변의 주적으로 확고히 간주하도록 교육교양사업을 강화한다는 것을 해당 조문에 명기하는 것이 옳다"고 언급한 바 있다.


기존 헌법에 있던 '제국주의 침략자들', '착취와 압박에서 해방되여', '내외적대분자들의 파괴책동' 등과 같은 전투적 표현들도 사라졌다.


국무위원장의 권한·위상은 대폭 강화됐다.


국가기관 배열 순서에서 국무위원장이 가장 먼저 등장하며, 이를 '국가수반'으로 정의했다. 북한 헌법에서 국무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보다 먼저 배치된 것은 처음이다.


선대의 국가건설·통일 업적이 삭제되면서, 김정은의 통치 이념인 '인민대중제일주의'가 서문에 명기됐다.


국무위원장의 독점적 핵무력 지휘권이 처음으로 명기됐고, 위임 근거 조항도 신설됐다.


이와 함께 국무위원장의 '중요 간부 임면' 권한에 '최고인민회의 의장'과 '내각총리'가 명시됐을 뿐만 아니라 최고인민회의의 국무위원장 소환권이 사라져 명목상 견제 권한도 폐지됐다.


김정은에 허리 숙여 인사하는 최룡해김정은에 허리 숙여 인사하는 최룡해 [연합뉴스] 

'무상치료', '세금 없는 나라', '실업을 모르는' 등 현실과 괴리된 사회주의 무상 복지 조항도 모두 삭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혁명투사', '영예군인' 등 사회의 특별한 보호를 받는 대상에 '해외군사작전 참전열사'가 신설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전사자 예우를 명시한 것이다.


대외정책 조항에서는 기본이념인 '자주, 평화, 친선'에 더해 '국익수호'가 '불변의 원칙'으로 추가됐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새 헌법에 대해 조항 구성과 표현 수위로 볼 때 '정상국가' 이미지를 부각하고자 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번에 확인된 삭제, 신설, 보완 등 개헌 사항은 2023년 말 김 위원장의 '두 국가 관계' 선언 후 세 차례 개헌(2024년 1월, 2025년 1월, 2026년 3월)에 걸쳐 반영됐다.


조국통일 조항의 경우 2024년 10월 개헌 때 삭제됐을 것으로 추정되나, 각 조항의 정확한 개정 시점은 이날 간담회에선 확인되지 않았다.


이 교수는 "영토 조항을 신설하고 국가성을 강조하는 표현과 규정들이 생겨났지만 적대적 관계, 교전국 관계 성격은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남북 평화공존으로 가는 하나의 인프라가 마련될 수 있겠다는 희망적 판단을 해볼 수 있는 헌법안"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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