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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개헌안 투표 불성립이 지방선거에 미칠 영향
  • 김영 기자
  • 등록 2026-05-07 16:2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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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헌 투표 불성립, 여권의 ‘내란 프레임’ 강화 카드로 부상
  • 국민의힘은 ‘대통령 셀프 공소취소 특검’으로 맞불
  • 회색층 판단은 개헌보다 권력 사유화 논란에 쏠릴 가능성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6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여권이 추진 중인 '검찰 조작기소 및 공소취소 특별검사' 추진 중단을 촉구하는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개헌안이 7일 국회 본회의에서 제적인원 부족으로 인한 투표 불성립으로 처리되면서, 6·3 지방선거 정국은 새로운 프레임 전쟁으로 들어가게 됐다. 


개헌안 자체는 국회 의결 절차를 넘지 못했지만, 그 정치적 파장은 선거일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번 개헌안은 부마민주항쟁과 5·18민주화운동 정신을 헌법 전문에 명시하고, 대통령의 계엄 선포에 대한 국회 통제 장치를 강화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다. 


국민의힘을 제외한 여야·무소속 의원 187명이 발의했고, 국회 통과에는 재적의원 286명의 3분의 2인 191명 이상 찬성이 필요했다. 국민의힘 협조 없이는 통과가 어려운 구조였다.


국민의힘은 표결 전날인 6일 의원총회에서 개헌안 반대 당론을 재확인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당론에 따라 본회의장에 불출석하면서 개헌안은 찬반 표결 결과로 부결된 것이 아니라, 의결에 필요한 제적인원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투표 불성립으로 정리됐다.


이번 투표 불성립은 단순한 절차 실패가 아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권에는 공격 소재를, 국민의힘에는 방어와 반격의 명분을 동시에 제공하는 정치적 사건이다. 


여권은 “국민의힘이 계엄 방지 개헌을 막았다”는 책임론을 들고나올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그보다 더 직접적인 프레임은 따로 있다. 바로 내란 프레임이다.


여권 입장에서 개헌안 투표 불성립은 독립된 선거 쟁점이라기보다 내란 책임론을 강화하는 재료다. 


여권은 국민의힘을 향해 단순히 “개헌에 불참했다”고만 말하지 않을 것이다. “계엄 통제 개헌까지 막은 정당”이라고 몰아갈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개헌안 투표 불성립은 12·3 계엄 사태 이후 이어져 온 내란 책임론의 연장선에 놓인다.


국민의힘의 방어 논리도 분명하다. 


국민의힘은 개헌안의 개별 조항을 정면으로 반대하기보다 시기와 절차를 문제 삼고 있다. 


조문별 찬반 논쟁으로 들어가는 순간 국민의힘은 불리해질 수 있다. 계엄 통제 강화, 5·18 헌법 수록, 부마민주항쟁 명시 같은 조항을 정면으로 반대하는 모양새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민의힘의 메시지는 “개헌 반대”가 아니라 “선거용 졸속 개헌 차단”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국민의힘의 실제 반격 카드는 따로 있다. 


바로 조작기소 특검법, 더 정확히 말하면 공소취소 특검 논란이다. 국민의힘은 여권의 내란 프레임에 갇히는 대신, “대통령 본인 사건의 공소를 취소할 수 있는 특검법이야말로 권력 사유화”라고 반격할 가능성이 크다.


한겨레는 민주당이 발의한 조작기소 특검법안에 진행 중인 재판의 공소를 취소할 권한을 특검에 부여하는 내용이 포함됐고, 국민의힘이 이를 “셀프 사면”이라고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MBC도 국민의힘이 특검에 사실상 공소취소 권한을 주는 내용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지점이 개헌안 투표 불성립의 지방선거 효과를 가르는 핵심이다. 


여권은 “국민의힘이 계엄 통제 개헌을 막았다”고 공격하겠지만, 국민의힘은 “대통령 본인 사건을 지우려는 셀프 공소취소 특검법이 더 큰 문제”라고 되받을 수 있다. 


선택적 의사결정층인 회색층 입장에서는 개헌안 투표 불성립보다 공소취소 특검 논란이 더 직접적이고 현실적인 권력 문제로 보일 수 있다.


선거에 중도층은 없다. 있을 뿐인 것은 회색층이다. 


영어권 정치 분석에서 말하는 스윙 보터층에 가까운 이들은 고정 지지층이 아니라, 선거 때마다 이슈·후보·정권 평가·지역 이해관계에 따라 선택적으로 움직이는 유권자층이다.


회색층은 개헌안 조문 전체를 세밀하게 따지기보다 “왜 지금 개헌인가”, “왜 지금 특검인가”, “누가 선거 직전에 어떤 정치 일정을 움직이고 있는가”를 볼 가능성이 크다.


여권이 개헌 무산 책임론과 내란 프레임을 강하게 밀어붙일수록 국민의힘은 공소취소 특검 논란을 앞세워 “개헌이 아니라 대통령 사건 정리가 목적 아니냐”고 역공할 수 있다.


2018년 사례는 이번 국면을 읽는 중요한 비교 기준이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한 개헌안도 2018년 5월 24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지만, 야당 불참으로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투표 불성립 처리됐다. 실제 투표 참여 의원은 114명에 그쳤다. 


그 뒤 치러진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압승했다. 광역단체장 17곳 중 민주당이 14곳, 자유한국당이 2곳, 무소속이 1곳을 차지했다.


그러나 2018년 결과를 그대로 이번 지방선거에 대입하는 것은 위험하다. 2018년에는 개헌안 무산 논란을 덮는 대형 외교 이벤트가 시간순으로 이어졌다.


2018년 주요 정치 일정은 이렇다. 4월 27일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이 열렸고, 5월 24일 문재인 정부 개헌안은 투표 불성립 처리됐다. 이어 5월 26일 2차 남북정상회담, 6월 12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이 열렸고, 바로 다음 날인 6월 13일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치러졌다.


결국 2018년 지방선거는 개헌안 무산보다 한반도 평화 이벤트와 북미정상회담 기대감이 선거판을 더 크게 덮은 선거였다. 


당시 자유한국당은 개헌안 저지에는 성공했지만, 지방선거에서는 참패했다. 개헌 저지가 곧 선거 승리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은 2018년의 분명한 교훈이다.


하지만 2026년은 다르다. 


여권에는 남북·북미 정상회담과 같은 대형 순풍이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공소취소 특검 논란이라는 역풍이 걸려 있다. 


2018년에는 평화 이벤트가 개헌안 무산 논란을 덮었다면, 2026년에는 공소취소 특검 논란이 개헌 투표 불성립 책임론을 되덮을 수 있다.


이 차이가 회색층에 결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회색층은 개헌 무산을 둘러싼 여야 공방을 보면서도, 동시에 “대통령 본인 사건의 공소를 취소할 수 있는 특검법이 왜 지금 추진되는가”를 물을 가능성이 크다. 


이 질문이 커지는 순간, 개헌안 투표 불성립은 여권의 공격 카드가 아니라 국민의힘의 반격을 여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개헌안 투표 불성립이 지방선거에 미칠 첫 번째 효과는 지지층 결집이다. 


여권은 내란 프레임과 개헌 무산 책임론을 결합해 지지층을 깨우려 할 것이다. 국민의힘은 졸속 개헌 차단론과 공소취소 특검 반대론을 결합해 보수층 결집을 시도할 것이다. 이 효과는 양쪽 모두에 작동한다.


두 번째 효과는 지방선거의 중앙정치화다. 


지방선거는 본래 지역 행정, 후보 경쟁력, 공천 후유증, 지역 현안이 중심이 돼야 한다. 그러나 개헌안 투표 불성립 이후 선거는 중앙정치 프레임으로 빨려 들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여권은 “내란 책임 세력 심판”을 말할 것이고, 국민의힘은 “선거용 개헌과 셀프 공소취소 특검 심판”을 말할 것이다.


세 번째 효과는 회색층의 판단 압박이다. 


회색층은 어느 정당이 더 그럴듯한 구호를 외치는가보다, 어느 쪽 주장이 더 현실적 위험에 가까운가를 본다. 


여권의 내란 프레임이 헌정질서 방어 논리로 받아들여지면 국민의힘은 방어적 위치에 설 수 있다. 


반대로 공소취소 특검 논란이 대통령 사건 정리용 권력 행사로 비치면 여권은 개헌 책임론을 밀어붙일수록 역풍을 맞을 수 있다.


또 하나의 쟁점은 재추진 가능성이다. 


개헌안이 찬반 표결 끝에 부결된 것이 아니라 제적인원 부족으로 투표 불성립 처리된 만큼, 같은 개헌안의 재표결 또는 회기를 달리한 재발의 가능성이 정치권에서 거론될 수 있다. 


다만 헌법 개정안은 공고된 날부터 60일 이내 국회 의결, 국회 의결 후 30일 이내 국민투표라는 별도 절차를 거쳐야 한다. 따라서 법리상 재추진 여지는 남더라도, 6·3 지방선거와 국민투표를 동시에 실시하는 정치 일정은 사실상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헌법은 개헌안 공고 20일 이상, 공고일로부터 60일 이내 국회 의결, 국회 의결 후 30일 이내 국민투표 절차를 규정하고 있다.


결국 지방선거의 승부처는 개헌안 투표 불성립 그 자체가 아니다. 


회색층이 무엇을 더 위험하게 보느냐다. 


여권은 “계엄 통제 개헌을 막은 국민의힘”을 말할 것이고, 국민의힘은 “대통령 본인 사건을 지우려는 셀프 공소취소 특검”을 말할 것이다. 


두 프레임 중 회색층에 더 직접적으로 꽂히는 것은 후자일 가능성이 있다.


개헌안은 국회 표결 단계에서 성립하지 못했다. 그러나 지방선거의 문은 이제 더 거칠게 열렸다. 


개헌안 투표 불성립은 끝난 사건이 아니라, 내란 프레임과 공소취소 특검 논란이 충돌하는 6·3 지방선거 프레임 전쟁의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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