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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필규 안보칼럼] 국가 안보의 집은 어떻게 만들고 유지하는가?
  • 박필규 편집위원
  • 등록 2026-06-11 13: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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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신력 기초, 물리적 기둥, 방첩 배관, 지휘 지붕


강원 철원군 중부전선에서 육군 6사단 병사가 순찰로를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가 안보의 집은 정신력의 기초공사 후에 물리적 수직 기둥과 보를 세우고, 내부에 각종 신진대사 배관을 설치하며, 꼭대기에는 지휘통제라는 지붕을 설치해야 한다. 확고한 안보 의식과 정체성이라는 ‘정신무장의 기초’ 위에, 군사력과 동맹이라는 강력한 ‘물리적 기둥’을 세우며, 건물의 전기·통신·방재에 해당하는 군사력 운영 시스템이 원활해야 하며, 최상층에는 주요 국면을 지휘통제하는 ‘컨트롤타워 지붕’을 얹어야 한다. 


이처럼 안보는 무형의 신념부터 유형의 힘, 내부 정화와 결단력이 유기적으로 결합할 때 비로소 튼튼해진다.  최근 우리 군 내부에서 발생한 일련의 사태들은 이 네 가지 기본 요소를 어떻게 파괴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1. 국가 안보는 정신과 사상의 주춧돌에 시작. 


6·25사변은 중공과 소련의 사주를 받은 전범자 김일성이가 일으킨 명백한 불법 남침 전쟁인데, 최근 전쟁기념관의 6·25 전쟁 '항미원조' 시각 교육 사태는 우리 사회의 안보 지반이 얼마나 무너졌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침략국인 중공의 역사 왜곡이자 체제 선전 용어인 '항미원조'를 '다양한 시각과 해석'이라는 미명으로 대등하게 비교하려 한 시도 자체가 대한민국의 안보 역사와 정통성을 허문 '정신적 자해 행위'다.


국가 안보는 확고한 정신력에서 시작되나, 현 정부는 평화와 가치중립을 명분으로 군의 사상적 방어벽을 해체하는 자해 행위를 저지르고 있다. 정신교육 과정에서 상급자의 '부당한 명령 거부권'을 지나치게 강조하여 전시 즉각적인 명령 이행이 필수적인 군의 지휘체계와 근간을 흔들었다. 역설적이지만 ‘사관학교 통합’도 헌법에 반(反)하는 부당한 명령이기에 군(軍)은 거부해야 한다.


북한 주체사상을 폭로하고 건국·호국 역사를 알리던 진중 도서(할아버지가 들려주는 6·25 전쟁 이야기)를 극우로 낙인찍어 군부대에서 강제 수거·폐지함으로써 장병들의 대적관을 흐리게 만들었다. 이처럼 군 기강을 꺾고 사상적 기초를 흔드는 정신력 둔화 조치를 자행하고 있다. 


2. 안보는 군사력과 동맹이라는 강력한 기둥으로 지탱.  


국가 안보의 사상적 기초 위에 세워야 할 가장 확실한 물리적·전략적 골조는 강력한 군사력과 한미동맹이라는 두 개의 기둥이다. 그러나 현 정권은 이 안보의 핵심 뼈대를 뿌리째 흔들고 있다. 특히 한미동맹의 핵심 고리이자 연합방위체제의 근간인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의 무리한 조기 환수 추진은 대한민국을 심각한 안보 위기로 몰아넣는 자해 행위다. 군사적 억제력의 핵심인 연합사 구조를 약화시키는 것은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와 중·러의 군사적 팽창 속에서 우리 스스로 무장을 해제하는 것과 다름없다.


나아가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의 젖줄인 호르무즈 해역의 위기나 급변하는 해양 안보 지형 속에서 동맹과의 결속을 다지고 국가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서 실질적인 연합 태세와 억제력이 작동해야 한다. 동맹의 결속을 약화시키고 군 지휘체계의 근간을 흔드는 전략적 오판을 지속한다면, 아주 작은 외풍에도 결국 붕괴하고 말 것이다.


3. 안보는 정보와 작전과 지원시스템과 방첩기능의 조화로 유지.


건물은 전기·통신·배관·소방·방재 기능이 유기적으로 가동하듯, 복잡한 군사 기능 또한 수직과 수직으로 유기적으로 연동해야 한다. 건물에는 건물 기능을 약화시키는 다양한 부식(腐蝕)과 저항체가 존재하듯, 군 내부에도 간첩 행위, 기밀 유출, 권력형 비리 등 안보를 좀먹는 오물이 있다. 


사상적 기초와 물리적 기둥을 갖추었더라도, 군 내부의 오물을 걸러내는 배관인 방첩 시스템이 약화되면 안보라는 건축물은 안에서부터 진동과 악취로 붕괴한다. 고층 건물에서 폐수 배관을 약화시키고 없앤다고 상상해보라. 


국군방첩사령부는 내부의 적을 정확히 걸러내기 위한 정밀한 시스템인데, 최근 발표된  해체와 기능 개편안은 방첩 정보, 보안감사, 안보수사를 국방방첩본부, 국방보안지원단, 국방부조사본부 등으로 분산·개편했다. 3가지 기능을 하나로 통합해도 간첩을 잡는 게 어려웠는데 반대로 가고 있다. 과거의 정치 개입을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보이지만 구더기 무서워 장독을 깨는 반군 행위에 가깝다. 


전작권 환수 추진으로 한미동맹의 고리마저 위태로운 상황에서, 방첩이라는 본연의 임무조차 분해하고 흩뜨리면 이미 침투한 적의 준동을 막기 어렵고, 중공의 초한전이 작동하여 군사 안보와 군사력 운영의 실효성을 담보할 수 없다.


4. 군사 기능을 조화시키고 통합하는 지휘 체계의 통일.


기초 공사와 기둥 세우기, 오폐수를 걸러내는 내부 배관을 설치했다면 마지막 공정은 폭우와 폭설, 외부의 침투로부터 집을 보호하는 ‘지붕’을 얹는 일이다. 안보에서 지붕은 일사불란한 지휘 체계의 통일과 강력한 사령탑의 리더십이다. 만약 정부의 통일·안보 라인의 의견이 다르고 위로부터 강군 안보 철학이 무너져서 군의 기강 해이해지면 물리적인 강군도 오래 버티지 못한다. 


지금 안보 라인은 가치중립과 평화라는 명분으로 스스로 안보 지반을 허무는 ‘역대급 사상적 자해 행위’를 하고 있다. 국가 안보는 여야의 구분이 있을 수 없고, 결코 타협이나 실험의 대상도 아니다. 


우리가 살려면 강건한 자유체제 수호 의지를 다지며, 한미동맹의 기둥을 더 견고하게 세워야 한다. 대한민국이 정상화되면 방첩 기능과 정치적 간섭이 없는 일원화된 지휘체계를 다시 살려야 한다. 






◆ 박필규 위원


한미일보 편집위원

육군사관학교 40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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