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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현 작가칼럼] 또 터진 ‘항미원조’ 사태… 정부는 반드시 배후를 발본색원하라
  • 박주현 작가
  • 등록 2026-06-15 17: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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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안보의 성소 전쟁기념관. Ⓒ한미일보

범죄학에서 통용되는 아주 건조하고도 명확한 진리가 하나 있다. “한 번은 우연한 실수일 수 있지만, 두 번이 겹치면 그것은 명백한 고의이자 치밀한 ‘설계’다.”

 

불과 며칠 전, 대한민국 안보의 성소인 전쟁기념관이 6·25전쟁을 중국 공산당의 시각인 ‘항미원조’로 묘사한 어린이 포스터를 내걸었을 때만 해도, 우리는 그것을 넋 나간 외주 업체의 일회성 행정 사고라 믿고 싶었다.

 

그러나 기어이 두 번째 참사가 터졌다. 국방부 산하 전쟁기념사업회가 전국의 초·중·고 교사들을 모아, 국민 세금을 들여 중국 단둥의 ‘항미원조기념관’으로 연수를 보내려던 계획이 발각된 것이다. 

 

북한의 남침을 부정하고, 국군을 조롱하며, 침략을 정당화하는 세뇌 교육장으로 우리 아이들을 가르칠 교사들을 밀어 넣으려 했던 이 기괴한 기획. 이쯤 되면 이것은 무능이나 실수가 아니다. 대한민국의 헌법적 정통성을 내부로부터 허물어 중국 공산당의 발밑에 헌납하려는 완벽한 ‘체제 전복적 설계’다.

 

이 소름 돋는 헌정 유린 앞에서, 나는 그토록 예민하고 깐깐하던 좌파 진영의 잣대를 차갑게 소환하지 않을 수 없다.

 

텀블러 행사에 이름이 광주의 열흘을 모독한 대역죄라면, 수백만 명의 국군과 유엔군을 학살한 전범의 역사를 국가 기관이 나서서 세금으로 찬양하고 교사들에게 주입하려 한 이 짓거리는 도대체 무엇인가.

 

광주의 피는 티끌만 스쳐도 거품을 물어야 할 거룩한 성역이고, 6·25의 피는 적국의 렌즈로 마음껏 능멸하고 유린당해도 ‘단순한 동선상의 탐방’ 정도로 포장될 수 있는 하찮은 것인가. 내 진영의 상처는 종교로 만들면서, 국가를 지켜낸 호국 영령들의 무덤 위에서는 기꺼이 춤을 추는 이 지독하고 구역질 나는 국방부를 어떻게 하면 좋겠는가?

 

경고하건대, 역사에 대한 존중은 결코 일방통행이 아니다.

 

만약 이재명 정권과 국방부가 이 미쳐 돌아가는 전쟁기념관의 사상 공작을 “일정이 빡빡해서 뺐다”는 식의 조악한 꼬리 자르기 변명으로 덮고 넘어간다면, 나는 더 이상 당신들이 쳐놓은 도덕적 금기에 갇혀있지 않을 참이다.

 

정부가 이번에도 나라를 지켜낸 6·25의 거룩한 피를 적국의 시각으로 능멸하는 것을 방관한다면, 나 역시 앞으로 당신들이 그토록 성역화하는 5·18을 가차 없이 ‘광주사태’라 부를 것이다. 당신들이 대한민국의 근간을 지킨 영웅들을 모욕하는데, 내가 왜 당신들 진영의 상처만을 깍듯이 예우하고 성역으로 모셔야 한단 말인가.

 

국가 기관이 스스로 붉은 교리를 수입해 교사들의 머릿속에 심으려 했던 이 참혹한 사태의 배후를 뼛속까지 발본색원하지 않는다면, 이 나라는 이미 총성 없는 내전에서 안락사를 당한 것이나 다름없다.

 



 

◆ 박주현 작가

 

작곡가, 음악감독, 칼럼니스트, 수필가. 페이스북에서 정치, 시사, 사회적인 이슈에 대해 활발하게 의견을 개진해 수많은 이의 공감을 얻고 있다. 에세이집 ‘폭풍의 바다를 건너다’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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