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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진 소방칼럼] 형식적인 소방점검, ‘자동 점검 예보 시스템’으로 대전환 필요
  • 조영진 대표
  • 등록 2026-07-23 14: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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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천 쿠팡물류센터 화재 사고는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안전 불감증과 허술한 소방점검 제도의 문제점을 드러냈다. 

해당 물류센터는 지난 3년간 정기 점검 때마다 스프링클러와 자동화재탐지설비가 반복해서 불량 판정을 받았고, 지적을 받을 때마다 해당 센터는 보수했다고 했지만 문제가 끊이지 않았다. 그로 인해서 화재 발생시 화재 경보와 함께 연동되는 소방설비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것을 추정할 수 있다. 

쿠팡 측은 관련 법에 따라 연 2회 정기점검을 받고 지적사항을 시정해 법적 책임이 없다고 항변하지만, 짚어봐야 할 문제의 본질은 따로 있다. 사고 책임을 두고 공방을 벌일 것이 아니라, 현행 정기점검 체계가 대형 화재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실효적 기능을 다 하고 있는지? 근본적인 물음을 던져야 한다.

1. 형식적 소방점검은 ‘처벌 피하기용’ 통과의례인가? 

지금의 소방점검 제도는 과거 관 주도의 형식적 ‘소방검사’ 체계에서 1990년부터 민간 자율안전관리를 강조하는 ‘자체점검’ 제도로 진화해 왔다. 

자체 소방점검을 도입한 이후 전문 인력에 의한 정밀 점검과 관계인의 자체점검 의무화를 통해 외형적인 안전망을 넓인 것은 사실이다. 반세기 가까이 이어져 온 현행 점검 제도는 여전히 치명적인 구조적 허점을 안고 있다. 

1년에 한두 번 정해진 주기에만 의존하는 방식으로는 수많은 전자·기계적 부품으로 이루어진 소방설비의 상시적 결함이나 단선을 실시간으로 잡아내기 역부족이다. 

소방설비를 건축 허가를 받기 위한 형식적 요건이나 비용으로 치부하고, 소방점검 역시 법적 처벌을 피하기 위한 통과의례쯤으로 여기는 관행이 여전히 고착되어 있다. 유선과 무선 설비 모두 기능에 문제가 있으면 바로 알리는 시스템이 있지만, 유선 설비는 무선 설비에 비해 전면 교체가 어렵다. 

2. 은마아파트 화재가 경고하는 노후 주택 소방의 사각지대

지난 2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의사를 꿈꾸던 여고생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그 사건은 노후 공동주택 소방 안전 관리의 구조적 허점과 무자격 시공의 위험성을 고스란히 드러낸 인재(人災)였다.

가장 치명적인 원인은 ‘감지기 미작동’이었다. 주방 천장에 설치된 정온식 감지기는 회로 피복 소실과 단선으로 물리적 작동이 원천 차단되어 있었다. 이로 인해 화재 발생 후 약 1시간20분 동안 경보가 울리지 않아 초기 대피 골든타임을 완전히 놓쳤다.

이러한 감지기 불능은 세대 내 리모델링 과정의 관리 부실에서 비롯됐다. 인테리어 공사계획서에 전기공사가 누락되어 관리사무소가 배선 공사 여부를 전혀 인지하지 못했고, 공사 후 확인 절차도 없었다. 

특히 무자격 작업자들이 테이프로 전선을 임의 연결하는 등 주먹구구식 시공이 횡행했으며, 관련자들은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됐다. 이는 세대 내부의 무단 개조와 관리 사각지대를 방치할 경우, 아무리 고성능 소방 설비를 갖춰도 무용지물이 된다는 점을 경고하고 있다.

3. 소방설비에 대한 자동 점검 및 실시간 이상 통보 시스템 구축

내 집에 설치된 화재 감지기가 고장 나 있다는 사실을 1년 동안 모른 채 방치할 사람이 과연 어디 있겠나? 대형 건축물과 주거시설이라면 그 위험성은 수십, 수백 배에 달한다. 

이 문제에 대한 확실한 대비책은 자명하다. 현재의 자동차가 엔진이나 부품에 미세한 이상만 생겨도 즉시 계기판에 경고등을 띄워 운전자가 사전에 조치할 수 있도록 돕듯이, 소방 분야 역시 AI기반 예고·예보·경고시스템을 끊임없이 개발하여 사람이 점검하지 않아도 기계 장치가 자동으로 점검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미 설비의 이상 유무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관리자에게 즉각 경보를 울려주는 우수한 자동 점검 제품과 기술들은 상용화되어 있다. 소방설비를 단순한 '비상용 장치'가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안전망'으로 탈바꿈시켜야 한다.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는 과정에는 초기 설치 비용과 이해관계의 충돌이라는 장벽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이제는 소방청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소방설비에 대한 상시 자동 점검 및 실시간 이상 통보 시스템 구축을 의무화하는 방향으로 관련 법령을 정비해야 한다. 노후 공동주택의 세대 내 안전관리 체계를 원점에서 재검토하여 세대 내 개보수 시 전기·소방 공정의 신고를 의무화하는 강력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초기 비용 부담으로 망설이는 기업과 건물주들을 위해 세제 혜택과 설치 보조금 지원 등 적극적인 인센티브를 마련해야 한다. 자동화재탐지 설비는 비용이 아니라 생명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투자다. 낡은 정기점검 관행의 테두리를 벗어나, 기술을 믿고 제도를 정비하여 진정한 소방 안전 선진국으로 나아가야 할 시점이다.

 



조영진 로제AI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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