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국회에서 열린 7월 임시국회 제3차 본회의에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국민참정권 침해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선관위 특검법)이 통과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가 합의한 '선거관리위원회 특검(특별검사)' 법안이 30일 국회 문턱을 넘으면서 사상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선거관리 부실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국민참정권 침해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처리했다.
국민적 공분을 부른 6·3 지방선거 투표지 부족 사태와 선관위의 선거 관리 부실 의혹에 더해 외유성 출장, 부정 채용·채용 특혜, 수의계약 특혜 등 기관 운영·직무 관련 문제도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
다만 수사 범위를 놓고는 '6·3 지방선거로 한정됐다'는 더불어민주당과 '과거 선거까지 확대가 가능하다'는 국민의힘이 동상이몽식 해석을 내놓으며 대립했다.
◇ 최장 170일 활동…투표지 부족·통계 조작·채용 비리 등 전방위 수사
수사 인력은 특별검사보 5명, 특별수사관 70명, 파견검사 20인 이내, 파견검사 제외 파견공무원 70인 이내 등 총 165명 안팎 규모로 꾸려진다.
특검의 활동 기간은 준비 기간을 포함해 최장 170일이다. 특검은 임명 후 20일 이내의 준비 기간을 거친 뒤 90일간 수사한다. 필요한 경우 30일씩 두 차례 수사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막판 진통 끝에 최종 합의한 수사 대상은 총 12가지다.
기본적인 수사 대상은 ▲ 지난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건 ▲ 선관위의 부실 선거 관리 의혹 ▲ 투표용지 축소인쇄 지침 결정 과정에서의 절차적 위법 ▲ 선거 관리 시스템 전산 입력 오류·통계 조작 사건 등이다.
여기에 더해 투표용지 부족 사태 이후 선관위 공무원들의 사건 축소 및 은폐 의혹과 선관위 직원들이 수사·조사를 고의로 지연·은폐하거나 비호했다는 의혹도 수사 대상이다.
아울러 선관위 직원들의 외유성 출장, 자녀 승진 특혜, 부정 채용·채용 특혜, 수의계약 특혜, 업체 유착 등 기관 운영 전반의 방만 운영과 직무 관련 비리 의혹도 포함됐다.
또 선관위 선거 관리 시스템 관리·보완·운영 부실 의혹과 지난 29일까지 접수된 6·3 지방선거 관련 선관위 및 선관위 직원에 대한 고소·고발 사건도 수사 대상에 올랐다.
나아가 사건 수사 과정에서 새로 인지된 관련 사건도 특검이 수사할 수 있도록 했다.
수사 기록·증거 등 자료 제출 대상 기관에는 대검찰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경찰청 외에 중앙선관위와 각급 선관위, 우정사업본부, 조달청이 추가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인 더불어민주당 김남희 의원이 30일 국회에서 열린 7월 임시국회 제3차 본회의에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국민참정권 침해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제안 설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수사범위 동상이몽…與 "6·3 지선 한정", 국힘 "과거 선거도 가능"
여야는 법안에 담긴 특검의 수사 범위와 관련해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국민의힘은 수사 역량·의지에 따라 특검 수사 범위가 6·3 지방선거뿐 아니라 지난해 대통령 선거를 포함해 과거에 치러진 선거들로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주장한다.
특검 법안상 수사 대상에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발생한 투표율 집계 조작 등", "선거관리위원회 선거 관리 시스템 관리·보완 및 그 운영 실태 부실 등에 대한 의혹 사건",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이라고 명시해 수사 범위를 6·3 지선에만 한정하지 않았다는 논리다.
또 인지 사건과 선관위 및 선관위 직원에 대한 고소·고발 사건도 특검 수사 범위에 들어가는 만큼 청와대, 행정안전부, 경찰까지로도 수사 대상이 확대될 수 있다고 본다.
반면 민주당은 특검의 수사 범위는 6·3 지방선거와 관련한 사건에 한정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특검이 이번 지방선거와 관련해서 수사하기로 국민의힘과 합의했고, 많은 국민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관위 서버 수사 문제를 놓고도 여야는 대립했다.
국민의힘은 '선거관리 시스템'을 수사 범위에 포함함으로써 특검이 전산 조작 의혹 등과 관련해 선관위 서버에 대해서도 수사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국회 기자회견에서 "선거를 제9회 지선으로 한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총선·대선, 필요하다면 그 이전 지선·총선·대선 어떤 것이든 수사 대상에 포함할 수 있다"며 "선거 관리 시스템은 전산 시스템, 개표관리 시스템, 선거인 명부 등 그 모든 시스템을 말한다"고 밝혔다.
이에 맞서 민주당은 수사 대상은 범죄의 주체로 한정되기 때문에 서버 자체는 수사 대상이 아니라고 맞섰다.
민주당 김성회 원내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선관위 직원이 서버를 이용해 범죄를 저질렀다고 하면 검찰이 영장을 내서 법원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하지 않겠나"라고 설명했다.
특별검사 추천을 둘러싼 갈등도 예고됐다.
특별검사는 국민추천위원회를 통해 임명된다.
국민추천위는 대한변호사협회와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로부터 각 3명씩 후보를 추천받은 뒤 이 중 2명을 여야 합의로 대통령에게 추천한다. 대통령은 2명 중 1명을 특검으로 임명한다.
장 대표는 국민추천위를 통한 특검 추천 방식과 관련, "국민의힘이 추천한 3명의 국민추천위원 중 단 한 명이라도 반대하면 특검을 추천할 수 없다. 어느 한쪽에 편향된 후보에 대해서는 국민의힘 추천 위원이 반드시 반대할 것"이라며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특검 후보가 추천될 때까지 특검 추천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특검법에 재석 의원 228명 중 개혁신당 이주영·이준석 의원 2명만이 반대표를 던졌다.
개혁신당 관계자는 "개혁신당은 부정선거론 같은 비합리적인 음모론과 단호하게 선을 그어왔다"며 "모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진짜 신뢰받는 특검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개혁신당이 특검 추천권을 행사하는 것이 가장 상식적이고 타당한 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