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양옆에 앉은 밴스 부통령(왼쪽)과 루비오 국무장관(오른쪽)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자료]
2028년 미국 대선을 향한 공화당의 가장 유력한 조합은 현재 J. D. 밴스 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다. 밴스가 대통령 후보로 나서고 루비오가 부통령 후보나 핵심 지원자로 결합하는 구도다.
두 사람은 차기 공화당 후보 여론조사에서 경쟁자로 분류돼 왔다. 그러나 실제 정치적 움직임은 경쟁보다 결합을 향하고 있다. Axios는 8월 2일 루비오가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며, 트럼프가 밴스·루비오 후보 조합을 지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트럼프가 후보 선정 과정에서 사실상 킹메이커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내놨다.
따라서 포스트 트럼프 구도를 단순한 ‘밴스 대 루비오’ 양강 경쟁으로 보는 것은 실제 흐름과 거리가 있다. 밴스는 트럼프의 정치적 후계자로 앞서고 있고, 루비오는 그를 대체할 경쟁자보다 약점을 보완할 파트너에 가까워지고 있다.
Axios는 지난 7월에도 밴스를 트럼프의 가장 유력한 정치적 후계자로 평가했다. 다만 공화당의 전통 보수 진영에서는 밴스의 대외정책과 포퓰리즘 성향을 경계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루비오의 결합은 이 저항을 완화할 수 있는 카드다.
밴스는 미국우선주의와 제조업 부흥, 보호무역, 강력한 이민 통제, 해외 개입 축소라는 트럼프 노선을 가장 선명하게 계승하는 인물이다. MAGA 지지층과 젊은 보수층, 러스트벨트 노동계층에 호소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루비오는 외교·안보 경험과 전통 공화당 지지층, 중남미계 유권자 기반을 갖고 있다. 중국과 이란에 강경하고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해외 개입에 상대적으로 회의적인 밴스와 정치적 색깔도 다르다. 밴스가 트럼프식 포퓰리즘 보수의 중심을 잡는다면 루비오는 레이건식 안보 보수와 기존 공화당 조직을 연결하는 역할을 맡을 수 있다.
여론조사에서도 두 사람의 당내 위상은 뚜렷하다. 에머슨대가 지난 5월 실시한 전국 조사에서 밴스는 공화당 경선 유권자의 36%, 루비오는 35%를 얻었다. 두 사람에게 공화당 차기 주자 지지의 대부분이 집중돼 있다는 뜻이다. 다만 이 수치를 합쳐 밴스·루비오 조합의 지지율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루비오 지지층이 모두 밴스로 이동한다고 단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조합의 가장 큰 강점은 후보 간 보완성보다 조기 단일화 가능성이다. 트럼프가 밴스를 후계자로 공식 지지하고 루비오가 불출마 입장을 확정하면 공화당은 소모적인 경선을 피할 수 있다. 민주당보다 먼저 조직과 자금, 선거 메시지를 본선 체제로 전환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공화당 후보 지명에 유리하다는 사실이 2028년 본선에서도 유리하다는 뜻은 아니다.
밴스가 트럼프의 정치 노선은 이어받을 수 있지만 트럼프의 선거연합까지 자동으로 물려받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경쟁력은 정책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분노와 강한 개인적 충성도를 바탕으로 백인 노동계층과 복음주의 보수층, 농촌 유권자, 저관심층 유권자, 일부 중남미계와 흑인 남성 유권자까지 묶어낸 독특한 선거연합이었다.
밴스가 트럼프와 같은 정책을 말한다고 해서 이들이 같은 규모로 투표장에 나온다는 보장은 없다. 밴스는 트럼프보다 젊고 이념적으로 정교하지만, 트럼프가 지닌 대중적 장악력과 반체제적 상징성까지 갖췄는지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민주당은 밴스를 새로운 공화당 후보가 아니라 사실상 ‘트럼프 3기’의 연장으로 규정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경제 여론은 민주당에 그 공격의 근거를 제공하고 있다.
AP-NORC가 7월 23일부터 27일까지 실시한 조사에서 트럼프의 경제정책 지지율은 32%에 그쳤다. 미국 경제를 부정적으로 평가한 응답도 다수였다. 반면 이민정책 지지율은 전체 미국인 사이에서 39%였지만 공화당 지지층에서는 약 80%에 달했다. 경제는 약점이지만 국경 통제와 불법이민 문제는 여전히 공화당 기반을 묶는 강한 결집축이라는 의미다.
밴스·루비오 조합이 이민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면 공화당 핵심 지지층을 유지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러나 생활비와 경제에 대한 평가가 개선되지 않으면 이민정책만으로 교외 중도층과 무당층까지 확보하기는 어렵다.
본선 환경을 가를 첫 시험대는 2028년 대선이 아니라 2026년 11월 중간선거다.
7월 27일 기준 실버불리틴의 연방하원 정당투표 평균에서 민주당은 공화당에 6.1%포인트 앞섰다. 이 수치가 대통령선거 결과를 그대로 예측하는 것은 아니다. 중간선거는 집권당 심판 성격이 강하고 투표율 구성도 대선과 다르다. 다만 민주당 우위가 실제 선거까지 이어진다면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불만이 여론조사의 일시적 흔들림을 넘어 투표 행동으로 나타났다는 의미가 된다.
민주당이 하원을 탈환하고 공화당이 상원에서도 의석을 잃는다면 밴스는 트럼프의 후계자라는 장점과 함께 트럼프 행정부 심판론까지 떠안게 된다.
반대로 공화당이 현재의 격차를 줄이고 상원을 방어하거나 하원에서 예상보다 선전한다면 밴스의 위치는 더욱 강해진다. 트럼프 노선을 유지하면서도 선거 참패를 막아낸 후계자로 평가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루비오의 불출마와 지지가 공식화되면서 밴스·루비오 조합이 조기에 굳어질 가능성도 커진다.
2028년 본선에서는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 위스콘신이 다시 핵심 승부처가 될 가능성이 높다. 밴스는 오하이오 출신으로 제조업 공동화와 노동계층의 불만을 자신의 정치적 서사로 만들었다. 러스트벨트에서 민주당의 전통적 노동자 기반을 흔들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한 강점이다.
그러나 오하이오와 펜실베이니아 교외는 같은 유권자 지형이 아니다. 밴스의 강경한 문화전쟁 메시지가 필라델피아 교외와 디트로이트, 밀워키의 중도층 및 여성 유권자에게 거부감을 줄 가능성도 있다. 루비오는 전통 보수층과 중남미계 유권자, 외교·안보 분야에서 보완 효과를 낼 수 있지만 부통령 후보 한 명이 북부 경합주의 교외 중도층 문제까지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다.
현 단계의 판세는 두 갈래로 나눠 봐야 한다.
공화당 후보 지명 구도에서는 밴스·루비오 조합이 유리하다. 트럼프의 지지와 루비오의 불출마가 공식화된다면 다른 후보가 이 조합을 흔들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2028년 본선 환경은 현재로서는 다소 불리하다. 트럼프의 낮은 경제정책 지지율과 민주당 우위의 중간선거 정당투표 흐름이 밴스·루비오 조합의 당내 강점보다 더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화당이 중간선거에서 예상보다 선전하고 경제와 생활비 여론이 개선된다면 본선은 경합으로 이동할 수 있다. 반대로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크게 승리하고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이어진다면 밴스·루비오 조합은 불리한 위치에서 출발하게 된다.
포스트 트럼프 후보 구도는 예상보다 일찍 정리되고 있다. 현재 공개된 지표만 놓고 보면 밴스·루비오보다 뚜렷하게 우월한 공화당 조합은 보이지 않는다.
다만 후계자 지명과 대통령 당선은 다른 문제다.
트럼프는 밴스에게 공화당을 넘겨줄 수 있다. 그러나 유권자까지 넘겨줄 수는 없다.
결국 2028년 대선의 핵심은 후보의 이름이 아니다. 미국 유권자가 트럼프 시대를 끝난 시대로 판단할지, 밴스·루비오를 통해 이어가기를 선택할지다.
그 답은 가장 먼저 2026년 11월 중간선거에서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