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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천스님 호국칼럼] 장관 청문회의 기만적 서사, 들끓는 민심을 보라
  • 응천스님 대한불교호국종 총무원장
  • 등록 2026-09-09 14:3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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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앨빈 토플러는 저서 ‘부의 미래’에서 사회를 구성하는 주요 기관과 조직의 변화 속도가 서로 다름을 ‘고속도로를 달리는 자동차의 속도’에 비유하여 설명했다. 

기업은 시속 100마일, 시민단체(NGO)는 90마일로 시대적 변화를 민첩하게 반영하며 달려 나가는 반면, 정부 및 관료조직은 25마일, 학교는 10마일, 정치인 및 정치조직은 3마일, 법 체계와 사법부는 1마일의 속도로 뒤처져 있다고 지적했다. 

변화를 이끌어야 할 공공·선출직 영역이 가장 느린 속도로 역행하며 사회적 지체와 지독한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는 뜻이다.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정치가 국민의 삶을 끌어내리고 사회적 비효율을 증대시키는 현실을 이보다 더 명확하게 꼬집을 수는 없다.

타인의 희생 훔쳐 제 벼슬 밑천 삼는 위선

요즘 TV로 중계되는 장관 인사청문회 정국을 보고 있노라면, 필자의 주변에서도 화가 치밀고 스트레스가 올라 육두문자를 난사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국민의 민생은 하루하루가 낭떠러지 끝에 서 있는데, 국정운영의 책임을 지겠다는 고위공직 후보자들과 선출직 정치인들의 모습은 참으로 참담하다. 

타인의 고단한 희생과 인내를 가로채 자신의 트로피로 만드는 그 두꺼운 얼굴들을 보라. 그야말로 위선과 ‘내로남불의 불꽃놀이’가 펼쳐지고 있다. 과거 민주화의 열망이 뜨겁던 시절, 피 흘린 사람 따로 있고 그 열매를 독식하며 기득권으로 뿌리내린 이들이 따로 있었다. 

지난 5·18 기념행사 전야제 날, 광주의 희생을 기려야 할 시각에 유흥업소에서 벌어진 ‘새천년NHK 술자리 파문’의 당사자들이나, 국가를 위해 피 흘린 수많은 무명영웅의 이름 뒤에 숨어 자자손손 온갖 특혜와 혜택을 연장해 가는 기만적 서사의 독점자들이 바로 그들이다. 

가난의 숭고함까지 훔쳐 자신의 벼슬 밑천으로 삼았던 어느 부잣집 도련님의 몰염치와 무엇이 다른가. 

공적 직위로 ‘오빠 로비’ 야합의 실상

특히 선출직 특권층이 보여주는 특권의식과 구태의연한 몰염치는 국민적 분노를 극으로 치닫게 만든다. ‘식약처 청탁 의혹’에 휩싸인 김승원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을 보라. 

유흥주점 인사가 “오빠가 도와주면 좋겠다”라며 임상시험 승인을 부탁하고, “선거할 때 좋다”라는 식의 은밀한 거래성 청탁을 주고받은 음성 녹음까지 드러났다. 공적인 자리를 사적 인맥과 정치적 셈법의 전유물로 전락시킨 이 신개념 ‘오빠 로비’ 야합은 공직사회의 도덕적 기준을 밑바닥까지 추락시켰다. 

서민 쇼 뒤에 숨겨진 특권 향유와 위선의 극치

그런가 하면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어 인사청문회대에 선 용혜인 의원의 행태는 가히 위선의 극치다. 국회의원직과 장관직을 동시에 움켜쥐겠다는 미증유의 ‘겸직 욕심’을 부리며 궤변을 늘어놓고, 양손에 떡을 쥔 채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는다. 

과거 ‘워킹맘’의 애환을 대변한다며 생후 2개월 된 아이를 안고 유모차로 국회 본회의장에 출석하는 쇼를 선보였지만, 이는 보통의 서민들에게는 꿈도 꿀 수 없는 정치가의 특권적 연출일 뿐이다. 

하루벌이가 시급한 일반 회사원이나 아르바이트생이 아기를 안고 일터에 출근했다면 당장 그날로 생계가 잘리고 “개인 사정을 직장에 들고 왔다”며 쫓겨났을 판이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그 특권의 일상화다. 사적인 가족 제주도 여행길에 공무 수행자나 이용해야 할 김포공항 귀빈실을 이용하고 부모까지 동반하여 특혜를 누린 정황이 드러났다. 

약자와 평범한 시민의 삶을 대변한다던 자들이 뒤로는 세금과 공공 인프라를 개인의 영달과 가족 나들이 편의로 탕진하고 있었던 것이다. 

평소에는 정의와 공정을 외치며 거룩한 척 타인을 향해 핏대를 세우더니, 막상 자신들의 권력 앞에서는 가장 탐욕스럽고 구릿한 특권 의식을 가감 없이 드러내고 있다.

‘삼독’에 물든 정치, 자진사퇴가 국민에 대한 최소한 도리

불교에서는 인간을 파멸로 이끄는 세 가지 근본 번뇌를 ‘삼독(三毒)’즉 탐욕(貪)과 성냄(瞋), 어리석음(痴)이라 부른다. 

청문회장에 앉아 자신들의 이익만을 탐하고, 도덕적 자만심에 빠져 국민을 가르치려 들며, 시대의 변화와 진리를 깨닫지 못하는 공직자들의 모습이야말로 삼독에 깊이 물든 자들의 전형이다. 몸과 마음을 닦아 인격과 덕성을 높이는 ‘수양(修養)’은 온데간데없고, 오직 권력에 대한 집착과 진영 논리만 남았다. 

시속 3마일의 기만적 정치와 도덕적 파산에 빠진 고위공직자, 그리고 이를 정치적 쇼와 특권 향유의 수단으로 삼는 선출직 정치인들의 내로남불을 국민은 더 이상 좌시하지 않는다. 

거룩한 공익(公益)의 가치를 사욕과 위선으로 더럽힌 자들에게 남은 것은 오직 민심의 혹독한 심판뿐이다. 최소한의 양심이 남아있다면, 보통 시민의 상식에 반하는 인사들은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국가와 국민을 위한 최소한의 도리다. 

국민의 분노는 이미 임계점을 넘었다. 저런 인사들의 기용을 강행한다면 정권 지지율이 20%대로 폭락할 것이라는 민심의 경고를 결코 가볍게 들어서는 안 될 것이다.


◆ 응천 스님

대한불교호국종 총무원장 

호국승군단 초대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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