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2주간 합의 발표 이후 테헤란 광장 모인 친정부 시위대 [AP=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미국과 이란이 2주간 휴전에 극적으로 합의한 데 외신은 대체로 '파국을 피해 간 불안한 시간벌기'라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미국 유력지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합의를 온라인판 실시간 머리기사로 전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종말을 위협한 다음날 탈출구를 찾았다"는 제목을 달았다.
NYT는 일단 전쟁 39일째 나온 이번 합의가 "투자자들에게 안도감을 주고, 석유 유입의 80%를 호르무즈 해협에 의존했던 아시아에서 그간 심각해졌던 위기를 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특히 "일단 휴전이 발효되면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다시 어기거나, 이스라엘이 파기하도록 허용하는 것은 부담이 될 것"이라고 NYT는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NYT는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했던 목표 중 상당수를 달성하지 못한 채 전쟁이 끝나거나 최소한 불안정한 휴전에 이르게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짚었다.
실제로 이번 일시 휴전 발표에서는 지난 2월 28일 전쟁 발발의 근본적 이유로 지목된 사안들은 별로 언급되지 않았다는 게 NYT의 진단이다.
그간 수면 위로 떠올랐던 이란의 비축 핵연료 포기 거부와 우라늄 농축 권한 주장, 미국과 이스라엘이 요구한 이란의 미사일 무기고 수량과 사거리 제한 등이 이번 합의에서는 거론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워온 전쟁 명분도 앞뒤가 맞지 않게 됐다고 신문은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혁명수비대,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와 일시 휴전을 맺음으로써, 앞서 그가 이란 국민에게 정권 전복을 부추긴 지 단 5주 만에 이란의 새 정권의 정당성을 인정하는 셈이 됐다"는 것이 NYT의 평가다.
보수 성향에 가까운 미 유력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휴전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이란 간 지속가능한 합의는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WSJ은 "양측은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합의를 도출하기까지 아직 갈 길이 멀다"면서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이란의 핵 프로그램 향방, 대이란 제재 완화 등 핵심 쟁점에서 여전히 큰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짚었다.
영국 BBC 방송은 이번 휴전이 "트럼프 대통령의 부분적인 승리이긴 하지만 그 대가는 클 것"이라고 평가했다.
BBC는 "이번 합의 발표로 트럼프 대통령은 가장 시급한 목표를 확보했지만, 이란은 여전히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지배권'을 주장하는 상황"이라면서 "미국과 이란은 향후 2주간 협상을 진행하며 영구적인 해결책을 모색할 시간을 벌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BBC는 "설령 2주간 휴전이 영구적 평화로 이어진다고 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발언과 이란 전쟁을 계기로 전 세계가 미국을 바라보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변했을 수 있다"면서 "한때 세계 안정의 수호자를 자처했던 나라가 이제는 국제 질서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