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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유전이 불타고 있다… 누가 왜 유전에 불을 질렀나
  • 임요희 기자
  • 등록 2026-04-30 22:4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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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저들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 석유를 포기하는 대신 가스를 태워 없애는 이란

미국의 해상 봉쇄로 인해 이란의 원유 수출길이 막히자 이란 정부가 천연가스를 불태우는 선택을 했다. [AI이미지]

미국의 해상 봉쇄로 인해 이란의 원유 수출길이 막히자 이란 정부가 천연가스를 불태우는 선택을 했다. 

 

유튜브 쇼츠 방송 ‘CNN-News18’은 위성을 통해 하르그 섬과 후제스탄의 이란 유전에서 격렬한 화염이 분출되는 장면이 포착되었다고 지난 27일(현지시간)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우주에서 관측될 만큼의 대규모 화재지만 타오르는 것은 원유가 아닌 천연가스라고 한다. 보도는 △이란이 왜 단순히 유정을 폐쇄할 수 없는지 △천연가스는 왜 태우는지 △이란 수출 인프라 내부에 닥친 저장 위기에 대해 밝히고 있다.

 

미국 해상 봉쇄로 이란 해협이 차단된 이후, 이란산 원유는 갈 곳이 없어졌다. 때문에 이란 원유 수출량의 90%를 처리하는 케이 섬 터미널은 시간 단위로 가득 차고 있다. 분석가들은 향후 12일에서 22일 안에 저장 용량이 위험수위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제는 간단하지 않다. 이란은 단순히 생산을 중단할 수 없다. 이란 유전은 현대식 셰일 유전처럼 스위치를 켜고 끌 수 있는 유전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곳은 고대 저압 탄산염 저류층으로, 지구상에서 지질학적으로 가장 불안정한 유전 중 하나라고 한다.

 

생산이 중단되면 지하수가 침투하고 압력이 붕괴된다. 그러면 하루 최대 50만 배럴의 생산 능력이 사라지고 만다.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영원히 사라지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지난 24일 한미일보 기사 “폭격보다 더 무서운 해상 봉쇄”… 진 커밍스의 ‘미국의 경제적 응징’ 분석! feat. 김중락 편에서 다루었다.

 

보도에서 미국 정치 칼럼니스트 진 커밍스는 “며칠 내로 하르그섬(Kharg Island)의 저장 시설은 가득 찰 것이며, 취약한 이란의 유정들은 폐쇄(shut down)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그는 김중락 CTM 대표이사의 말을 빌려 “유정은 한 번 잘못 폐쇄되고, 그 상태에서 적절한 시멘트 유지와 구조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나중에 재가동하려 할 때 엄청난 시간과 돈이 들어가거나 더 심각한 경우 영구적인 손상이 발생하게 된다”고 밝혔다. 

 

한미일보에서도 다루었듯 결국 이란은 선택해야 했다. 그 선택이 바로 천연가스를 불태우는 것이었다. 

 

이 유전에서 나오는 모든 원유 배럴에는 용해된 천연가스가 함께 들어있다. 정상적인 상태라면 이 가스는 처리 시설을 거쳐 국내에서 사용되거나 수출된다. 하지만 수출 인프라가 마비되고 저장 시설이 가득 차면서 더 이상 정상적인 운영이 불가능하게 됐다.

 

그래서 이란은 카룬강 건너편 카룬 유전의 가스를 고의로 태워 없애는 선택을 했다. 석유를 지키는 대신 다른 자원을 포기한 것이다.

 

이란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천연가스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가스는 파키스탄, 이라크 그리고 아시아에 공급될 예정이었다고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말처럼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저 불길이 붕괴 자체는 아니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에서 이란이 택한 생존의 몸부림이다. 그래도 이란 정부는 주장한다. 유정은 보호되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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