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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곤 칼럼] 동맹에 대한 ‘가지 않은 길’의 망상, ‘반미’의 종착지는 참혹한 북한
  • 민병곤 작가
  • 등록 2026-05-05 13:3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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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이 반미투쟁의 일환으로 성조기 찢는 포퍼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민주노총]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은 흔히 미지의 여정에 대한 낭만적 동경으로 읽히지만, 그 본질은 선택에 따른 냉혹한 결과와 그에 따르는 자기 정당화를 꿰뚫는 통찰에 있다. 

 

인생에는 되돌릴 수 없는 갈림길이 있고, 그 선택이 모든 것을 바꾼다. 국가의 안보 지형도 마찬가지다. 과거 이재명의 “미군은 점령군” 발언이나 최근 진보당 지지자가 “주적(主敵)은 ‘미국’이다”라고 서슴없이 내뱉는 언사는 우리 현대사의 근간을 심각히 흔드는 위험한 착각이자 망상이다.

 

그들이 꿈꾸는 ‘미국 없는 건국’이나 ‘외세 없는 자립’은 실상 존재하지 않는 유토피아에 대한 환각이다. 우리가 걷지 않았기에 다행인 그 ‘가지 않은 길’의 실체는 휴전선 너머 김씨 세습 체제라는 이름으로 우리 앞에 실재하기 때문이다.

 

‘반미’라는 망상과 민노총식 투쟁의 민낯

 

우리 사회 일부에는 친미를 수구로 치부하고 ‘반미’를 외치는 것이 마치 깨어 있는 지성인 양 포장된 기묘한 망상이 똬리를 틀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부르짖는 ‘자주’의 실상은 범국가적 이익이나 민족의 번영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이는 본질적으로 민노총이 보여준 철저한 ‘자기 밥그릇 지키기’식 투쟁의 연장선일 뿐이다.

 

최근까지도 북한 통일전선부 산하 간첩 세력이 조직 심장부에 침투해 지령을 내렸던 민노총의 사례에서 보듯, 반미 구호는 불순한 의도를 감추기 위한 방패막이로 활용되었다.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이익 집단과 국가 전복을 꿈꾸는 이념 세력이 ‘반미’라는 세련된 유니폼을 입고 대중을 기만하는 것이다. 이들에게 동맹의 가치는 자신들의 성벽을 지탱하기 위해 언제든 허물어뜨릴 수 있는 소모품에 불과하다.

 

역사의 갈림길과 다른 선택, 월남과 서독 그리고 대한민국

 

우리는 역사 속에서 우리와 비슷한 갈림길에 섰던 국가들의 결말을 알고 있다. 패망 직전의 월남(남베트남)은 내부로부터의 반미 감정과 ‘민족 공조’라는 허울 좋은 명분에 잠식당했다. 

 

동맹의 가치를 불신하고 내부 분열에 빠진 결과, 그들이 마주한 ‘가지 않은 길’은 평화가 아닌 참혹한 숙청과 퇴보였다. 반면, 전쟁의 폐허 위에서 분단을 감수하면서도 서방 자유민주주의 노선을 확고히 한 서독은 동맹의 힘을 발판 삼아 번영을 일궈냈다.

 

이승만 대통령이 건국과 6·25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미국의 참전을 이끌어내고, 전후 한미상호방위조약이라는 불멸의 안전핀을 박아넣지 않았다면, 우리는 ‘민족’이라는 감성적 구호 아래 공산독재와 전체주의의 어둠 속으로 편입되었을 것이 자명하다. 우리가 걷지 않은 그 길의 끝은 낙원이 아니라, 3대 세습의 독재와 굶주림이 지배하는 암흑의 땅이었다.

 

레거시 언론의 시각 편향과 ‘피아식별’의 실종

 

최근 중동 정세를 다루는 레거시 언론들의 보도 행태를 보면 과연 대한민국 언론인지 의구심이 든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 상황에서 혈맹의 전략적 요구는 외면한 채, 이재명 정부가 이란 측에 전달한 자금을 ‘인도적 지원’이라 포장하며 본질을 흐리고 있다. 

 

동맹의 파견 요구조차 거부하는 정치 세력의 선택적 고립주의를 비판하기는커녕, 오히려 적대 진영에 명분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이미 좌파 일색의 언론 지형에서 공정한 보도를 기대하기는 어려울지 모른다. 그러나 최소한의 ‘피아식별’은 국가 존립의 기본이다. 혈맹과 총부리를 맞댄 적의 편에서 정보를 가공하는 언론은 과연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그들이 쏟아내는 정보의 칼끝이 결국 국가 안보의 해체를 겨누고 있다면, 그것은 언론의 자유가 아니라 반국가적 선동이다.

 

망상은 자유지만, 그 대가는 혹독하다

 

현대전은 총칼이 오가는 물리적 충돌을 넘어 정보 조작과 심리전이 뒤섞인 ‘하이브리드 전쟁(Hybrid Warfare)’의 양상을 띤다. 신냉전의 파고가 높아지는 지금, 국가관과 동맹관이 흔들리는 것은 내부 면역 체계가 붕괴한 유기체처럼 트로이 목마에게 성문을 열어주는 짓이다.

 

이 엄혹한 시대에 어린아이처럼 국가관과 동맹관을 아무렇지 않다는 듯 내뱉으며 선동하는 세력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들이 일삼는 무책임한 발언과 행동이 가져올 파국에 대해 단 한 번이라도 책임질 준비가 되어 있는가. 

 

숲속의 두 갈래 길에서 우리는 이미 최선의 길을 택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과거에 대한 부질없는 가정(假定)이 아니라, 우리가 일궈온 자유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확고한 한미공조와 협력이다.

 

그릇된 언론과 지식인들은 자신들이 선망하는 ‘세련된 반미’의 종착지가 결국 참혹한 북한이라는 실재임을 직시해야 한다. 역사는 망상이 아닌 실재이며, 그 망상의 대가는 언제나 국민의 피와 눈물로 돌아온다. 망상은 자유지만, 그 대가는 혹독하다.

 



 

◆ 민병곤 작가 

 

정치다큐멘터리 작가 

국민의힘 충남도당 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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