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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2000만원 이하면 문제없다?”…쪼개고 몰아준 선관위, 공정 원칙 역주행
  • 김영 기자
  • 등록 2026-07-24 12: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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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같은 선거·같은 업체와 계약 반복 분할… 6개 업체 30건·9억4067만원
  • 전국 61개 선관위, 인천 프랜차이즈 한 점포와 빵 계약 140건
  • “개별 계약은 적법” 해명했지만 통합발주·업체 선정 과정에는 답 없어

국회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국정조사특위 [사진=연합뉴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수의계약 논란이 ‘빵값 4억 원’ 파문으로 번지고 있다. 

전국 각 지역에 같은 프랜차이즈 매장이 있는데도 인천 서구의 특정 점포가 61개 선관위와 140건의 간식·야식 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선관위는 개별 계약이 추정가격 2000만 원 이하인 물품 구매·용역이어서 계약법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2000만 원 이하는 수의계약을 선택할 수 있는 형식적 요건일 뿐, 사업을 인위적으로 나눴는지와 특정 업체를 반복 선정한 이유까지 설명하지는 못한다.

□ 같은 선거 계약, 같은 업체와 잇달아 체결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조달청에서 제출받은 국가기관 계약자료를 분석한 결과, 중앙선관위가 6개 업체와 30건, 총 9억4067만 원 규모의 수의계약을 체결하면서 동일하거나 밀접한 사업을 여러 건으로 나눈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한 업체는 2025년 4월 10일부터 15일까지 6일 동안 제21대 대통령선거 인쇄물과 매뉴얼 제작 계약 5건, 총 1억8658만 원을 체결했다. 

다른 업체는 같은 날 선거종합상황실 사무기기 임차를 1·2차로 나눴고, 대형투표함과 잠금장치, 우편투표함 뚜껑을 각각 계약한 사례도 제시됐다. 

계약이 여러 건이라는 사실만으로 불법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규격과 납기, 예산 항목이 다르면 별도 계약이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같은 선거에 필요한 물품과 용역을 같은 날 또는 며칠 사이 동일 업체와 반복 계약했다면 전체 수요를 언제 파악했고 통합 발주를 검토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현 단계의 정확한 판정은 ‘불법 쪼개기가 확인됐다’가 아니라 ‘경쟁입찰을 피하기 위한 계약 분할을 의심할 구체적 정황이 있다’는 것이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19일 국회 소통관에서 선거관리위원회의 5년 간 계약 가운데 82.1%가 수의계약이었음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전국에 같은 매장 있는데 인천 한 점포와 140건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실이 중앙선관위에서 제출받은 2021∼2026년 수의계약 자료에 따르면 인천 서구의 한 프랜차이즈 빵집은 전국 61개 선관위와 개표사무 관계자 간식·야식 계약 140건, 총 4억3716만여 원을 체결했다. 

2021년 4건·891만 원이던 계약은 2026년 36건·1억6097만 원으로 늘었고, 강원·전남·전북·충북 선관위도 이 점포와 거래했다. 업체 측은 납품을 잘한다는 평가를 받아 “여기저기서 소개해줘서” 거래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누가 업체를  소개했는지, 공식 추천 절차가 있었는지, 각 지역 점포와 가격·배송 조건을 비교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인천 점포가 계약만 하고 실제 제품은 현지 매장이 배송했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불법으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전국에 같은 브랜드 매장이 있는데도 특정 점포로 계약이 집중된 경위는 밝혀야 한다.

□ “수의계약 가능”과 “문제없다”는 선관위 주장의 함정

국가계약법은 일반경쟁을 원칙으로 하고 수의계약을 예외로 둔다. 시행령은 추정가격 2000만 원 이하의 물품 구매·임차 또는 용역 등에 수의계약을 허용한다. 따라서 개별 계약이 기준 금액 이하라면 수의계약 방식을 택할 수 있다는 선관위 설명 자체는 틀렸다고 보기 어렵다. 

하지만 전체 수요가 1억 원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2000만 원 안팎의 계약 여러 건으로 나눴다면 개별 계약 금액은 면책 근거가 아니라 경쟁입찰 회피 여부를 따질 출발점이 된다. 

선관위가 빵 계약에 대해 각급 선관위가 단가와 안정적 조달 가능성을 따져봤을 것이라고 해명한 것도 계약별 비교견적과 선정자료를 확인해 내놓은 답변으로 보기 어렵다.

주 의원실 분석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선관위 계약 2665건 가운데 2187건, 82.1%가 수의계약이었다. 

비율이 높다는 사실 자체가 불법을 뜻하지는 않지만 일반경쟁이 원칙이고 수의계약이 예외라는 법의 구조와는 거리가 있다. 예외 방식이 사실상 관행으로 굳어진 것은 아닌지 계약 사유와 업체 선정 과정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 지역화폐는 골목상권, 공공조달은 역외 소비

 

이재명 정부가 지역화폐와 지역사랑상품권을 확대하는 명분은 소비를 지역 소상공인과 골목상권으로 돌려 지역경제를 순환시키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국가기관은 각 지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빵과 간식까지 인천의 특정 점포와 반복 계약했다. 선관위가 행정부 산하기관은 아니고 현지 업체 이용이 법적 의무도 아니지만, 공공조달은 경제성과 경쟁성, 투명성을 갖춰야 한다.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와 강성 노조의 일자리 세습이 비판받는 이유도 특정 관계망이 외부의 경쟁 기회를 막기 때문이다. 

선관위 계약 역시 내부 소개와 반복 수의계약을 통해 특정 업체에 기회가 집중됐다면 같은 공정의 잣대로 검증해야 한다.

□ 판정 — 선관위 해명은 불충분

선관위의 “2000만 원 이하이므로 계약법상 문제가 없다”는 해명은 개별 계약이 수의계약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만 설명한다. 

동일 사업을 인위적으로 나눴는지, 특정 업체 선정 과정이 공정했는지, 가격과 품질을 제대로 비교했는지는 해명하지 못했다. 

선관위가 의혹을 해소하려면 최초 구매계획, 추정가격 산출서, 계약 분리 사유, 비교견적, 업체 추천 경로와 배송·검수 기록을 공개해야 한다. 

법의 금액 기준만 지켰다고 공정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사업은 잘게 나누고 기회는 특정 업체에 몰아줬다면 형식은 적법해 보여도 공공조달의 원칙은 무너진다. 

선관위 계약이 보여준 것은 단순한 빵값 파문이 아니라 경쟁과 지역경제, 투명한 예산 집행이라는 공정 원칙의 역주행이다.

 

편집자 주: 이 기사는 조달청 자료를 분석한 주진우 의원실 발표, 중앙선관위가 윤상현 의원실에 제출한 수의계약 자료와 현행 국가계약법령을 토대로 작성했다. 개별 계약의 위법 여부는 원계약서와 내부 발주 문서에 대한 감사·수사를 통해 확정돼야 한다.

 

 ※ 이 기사는 주간 한미일보 18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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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2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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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6-07-24 18:18:56

    선거기간을 전후로 선관위 책임자들의 뇌물수수및 재산증식분이 있는지 꼼꼼이 체크하고 비리가 밝혀지는 순간 재판과 무관하게 모조리 구속시켜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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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ursan72026-07-24 13:04:44

    말 타면 경마잡히고 싶어지는게 인간의 속성이다,든든한 뒷배인 중공과
    집권당 권력이 버텨주니 슬슬 뒷주머니 챙기고 싶지 않았겠나?
    권력이 생기면 먼저 돈부터 챙기려는게 권력가진 놈들의 생리적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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