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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분석] 외국인은 ‘수익전표’ 서민은 ‘청구서’…7월 원화 방어의 역설
  • 한미일보 영상부 기자
  • 등록 2026-08-04 11: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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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스피 22% 하락·외국인 약 9조9000억원 순매도…원화는 8% 가까이 강세
  • 6월 49조원 팔고도 보유잔액 56조원 증가…7월 말 코스피 보유비중 40% 유지
  • 호르무즈 전쟁보험료 7.5~10%…환전·원유 결제 겹치면 원화 재약세

[안녕하십니까. 한미일보 이슈 분석입니다. 

7월 한국 금융시장에서는 쉽게 설명하기 어려운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코스피는 한 달 동안 약 22% 하락했고 외국인은 약 9조90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습니다. 

그런데 외국인이 주식을 팔면 약해지는 것이 일반적인 원화는 오히려 달러 대비 8% 가까이 강해졌습니다. 외국인은 주식을 팔고도 보유자산과 시장 지배력을 유지했고, 강해진 원화는 달러로 환전하기에 유리한 가격을 제공했습니다. 

반면 원화가 다시 약해지고 유가와 금리가 오르면 그 비용은 국내 가계가 떠안게 됩니다. ‘외국인은 수익전표, 서민은 청구서’라는 제목을 붙인 이유입니다. 김영 한미일보 주필과 자세히 분석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코스피가 전날보다 1,001.89포인트(17.91%) 오른 6,595.45로 장을 마감하며 역대 최대 상승률과 상승폭을 기록한 31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의 모습. 2026.7.31 [사진=연합뉴스]안녕하십니까.

[먼저 가장 큰 의문부터 짚어보겠습니다. 외국인이 대규모로 주식을 팔았는데 원화는 왜 강해졌습니까? 일반적인 시장 흐름과 반대 아닙니까?]

그렇습니다. 통상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팔고 자금을 회수하면 원화를 달러로 바꾸려는 수요가 늘어납니다. 그러면 원·달러 환율이 올라가고 원화 가치는 떨어지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그런데 7월에는 외국인이 1일부터 30일까지 코스피에서 17조1709억원을 순매도한 뒤 31일 하루에 7조2789억원을 다시 사들였습니다. 이를 합산하면 한 달 순매도액은 약 9조9000억원입니다. 

그런데도 원화는 달러 대비 8% 가까이 강해졌습니다. 외국인의 달러 수요보다 더 많은 달러가 시장에 공급됐거나, 일부 주식 매각대금의 환전이 뒤로 미뤄졌을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외국인이 주식을 판 돈을 모두 원화로 보유하고 있다는 뜻입니까?]

그렇게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일부는 매도와 동시에 달러로 바꿨을 수 있고, 역외 차액결제선물환, 즉 NDF를 이용해 환위험을 미리 막았을 수도 있습니다. 외국인의 실제 미환전 원화 잔액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이번 분석의 출발점은 ‘매각대금 전부가 원화로 남아 있다’는 주장이 아닙니다. 외국인이 주식을 순매도했는데도 원화가 이례적으로 강해졌다는 가격의 괴리입니다. 

일부 환전이 주식 매도보다 늦춰졌다면 7월의 원화 강세가 외국인에게 유리한 출구 가격을 제공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6월에는 외국인이 무려 49조원 넘게 팔았는데도 보유잔액이 오히려 늘었습니다. 어떻게 가능한 일입니까?]

금융감독원 자료를 보면 외국인은 6월 국내 상장주식 49조3360억원을 순매도했습니다. 그런데 6월 말 외국인 보유잔액은 전월보다 56조3000억원 증가한 2908조6000억원이었습니다. 전체 상장주식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6.4%였습니다.

순매도액 49조3360억원과 보유잔액 증가분 56조3000억원을 단순 합산하면 남은 주식의 가격 상승과 증자·신규 상장 등 기타 변동을 포함한 평가·조정 효과는 약 105조6000억원이 됩니다.

다만 이를 외국인이 105조원의 이익을 확정했다고 표현해서는 안 됩니다. 순매도액은 실제 매매가격이고 보유잔액은 월말 시가입니다. 매각 주식에서 확정한 차익과 평가이익, 증자나 신규 상장에 따른 변동도 분리돼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외국인이 49조원 넘는 주식을 순매도해 자금을 회수하고도 남은 보유주식의 시장가치는 오히려 56조원 증가했다는 점입니다. 

상승장에서 차익을 실현하면서 보유자산 가치와 추가 매도 여력을 동시에 유지한 것입니다.

코스피가 사흘 동안 17% 하락한 7월3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7월에 코스피가 22%나 급락했으니 외국인의 시장 영향력도 크게 줄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한국거래소 자료를 재가공한 민간 시장지표에 따르면 7월 31일 외국인의 코스피 시가총액 보유비율은 40.17%였습니다. 6월 말 금융감독원의 36.4%는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친 전체 상장주식 기준이므로 두 수치를 직접 비교해서 증가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외국인이 7월 말에도 코스피 시가총액의 약 40%를 보유했다는 사실은 중요합니다. 

외국인은 7월 마지막 거래일 하루에만 7조2000억원 넘게 순매수하며 코스피의 17.9% 폭등을 이끌었습니다. 팔 때는 시장을 압박하고, 다시 살 때는 지수를 끌어올릴 수 있는 힘을 그대로 유지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외국인은 주식을 높은 가격에서 팔고, 환율이 내려온 뒤 달러로 바꿀 수도 있었다는 얘기군요.]

그 가능성을 살펴봐야 합니다. 

6월 원·달러 환율은 한때 1561원50전까지 올랐습니다. 이 가격에서는 외국인이 주식을 팔아도 비싼 달러를 즉시 사기보다 환율이 내려오거나 증시 재진입 기회가 생길 때까지 기다릴 유인이 있습니다.

7월 30일 환율은 1418원까지 내려갔습니다. 1561원50전에서 1418원으로 하락했다면 같은 원화로 살 수 있는 달러가 약 10% 늘어납니다. 

주가가 높을 때 주식을 팔고 원화가 강해졌을 때 달러를 산다면 외국인에게 상당히 유리한 구조가 됩니다.

[원화는 무엇이 끌어올렸습니까?]

국내 기업의 해외조달 자금과 달러 수익 환류,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외환당국의 개입 정황이 함께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7월16일 기준금리를 2.50%에서 2.75%로 올렸습니다. 7월30일에는 외환당국이 달러를 팔고 원화를 매수한 것으로 시장에서 파악됐지만 당국은 개입 여부와 규모를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환율 급등을 막는 것은 당연히 정책당국의 책무입니다. 문제는 방어 이후입니다. 기업의 대규모 달러 환류나 외환당국의 개입은 매달 같은 규모로 반복되는 구조적인 달러 공급이 아닙니다. 반면 외국인의 주식 매각대금, 국내 투자자의 해외투자, 수입기업의 결제대금은 지속적인 달러 수요입니다.

일회성 달러 공급이 줄어드는 시점에 미뤄졌던 환전수요가 움직인다면 원화는 다시 약세 압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 호르무즈해협의 전쟁 위험까지 연결해서 봐야 한다고 지적하셨습니다. 환율과 해상보험료가 어떤 관계가 있습니까?]

한국은 지난해 원유 수입의 61%, 나프타 수입의 54%를 호르무즈 항로에 의존했습니다. 호르무즈 통항이 줄고 원유 선적이 미뤄지면 당장은 원유대금과 운임·보험료 결제가 줄어 달러 수요가 감소한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수요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결제 시점이 뒤로 밀린 것일 수 있습니다. 

통항이 회복되면 원유 선적과 재고 보충, 운임과 전쟁보험료 결제가 한꺼번에 돌아옵니다. 외국인의 주식 매각대금 환전까지 같은 시기에 겹치면 외국인과 정유사가 동시에 달러를 사는 구조가 형성될 수 있습니다.

7월 원화는 달러 대비 8.81% 절상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월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사진=연합뉴스 자료] 

[국제유가만 보면 되는 것 아닙니까? 왜 런던 보험시장을 더 주의 깊게 봐야 합니까?]

유가는 협상 기대나 정치권 발언만으로도 크게 움직입니다. 반면 보험사는 선박이 실제로 공격받을 확률과 예상 손실, 재보험 여력까지 계산해 운항 위험을 가격에 반영합니다.

글로벌 보험중개사 마시의 마커스 베이커 해상·화물·물류 부문 글로벌 책임자는 7월 22일 호르무즈 일대의 추가전쟁위험보험료가 몇 주 전 선박가액의 1~3%에서 7.5~10%까지 올랐다고 밝혔습니다. 

모든 선박에 적용되는 공식 요율이 아니라 마시가 파악한 당시 역내 시장 호가입니다.

같은 보도에 따르면 호르무즈 통항량은 전쟁 전 하루 130척 이상에서 7월21일 10척으로 줄었습니다. 로이즈도 6월19일 호르무즈 통항 선박과 화물에 추가 전쟁위험보험 인수능력을 공급하기 위한 별도 컨소시엄을 출범시켰습니다.

유가는 기대를 반영하지만 보험시장은 선박과 화물을 실제로 보낼 수 있는지를 판단합니다. 유가가 잠시 내려가더라도 전쟁보험료와 보험 인수여력이 정상화되지 않는다면 호르무즈 위험이 해소됐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원화가 다시 약해질 것인지는 어떤 지표로 확인할 수 있습니까?]

세 가지를 봐야 합니다.

첫째, 외국인이 현물과 선물을 함께 파는 날 원·달러 환율도 반복해 오르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7월에 끊겼던 ‘주식 매도에서 원화 약세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다시 나타난다면 주식 매각대금의 환전 가능성이 커졌다는 신호입니다.

둘째, 달러지수와 국제유가가 안정돼 있는데도 원화만 엔화·위안화·대만달러보다 약해지는지 봐야 합니다. 세계적인 달러 강세가 아닌데 원화만 떨어진다면 외국인 환전이나 수입업체 결제와 같은 국내 달러 수요가 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셋째, 런던시장의 전쟁위험보험료와 호르무즈 통항량이 정상화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외국인 매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보험료는 높고 통항 회복까지 지연된다면 금융자금과 에너지 결제라는 두 갈래의 원화 약세 압력이 겹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외국인의 저가매수가 계속되고 기업의 달러 공급이 이어지면서 전쟁보험료와 통항량까지 정상화된다면 원화 재약세 가설은 약해집니다. 지금 단계에서는 예언이 아니라 계속 검증해야 할 위험 시나리오입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7월16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날 기준금리는 연 2.50%에서 2.75%로 인상됐다. [사진=연합뉴스]  

[그런데 원화가 다시 약해지더라도 이것이 왜 서민의 청구서가 됩니까?]

원화 약세와 고유가가 겹치면 원화 기준 원유 도입가격이 더 빠르게 올라갑니다. 그 충격은 휘발유와 전기·가스 요금, 운송비와 식품 가격으로 확산됩니다.

금리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곧바로 추가 인상하지 않더라도 환율과 국제금리가 불안해지면 국고채와 은행채 금리가 먼저 오를 수 있습니다.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이 높아지면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자영업자 대출금리도 기준금리 결정 전에 상승할 수 있습니다.

외국인은 높은 주가에서 주식을 팔고, 강해진 원화에서 달러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급락 뒤에는 하루 7조원 넘게 다시 사들여 반등 이익도 노릴 수 있습니다. 반면 국내 가계에는 주가 하락에 따른 투자손실과 대출이자, 기름값과 장바구니 물가가 남습니다.

‘외국인은 수익전표를 챙기고 서민은 청구서를 받는다’는 표현은 외국인 투자자를 비난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시장정책의 편익은 누가 가져가고, 그 비용은 최종적으로 누가 부담하는지를 묻는 것입니다.

[정부는 외환시장 거래시간을 늘려 외국인의 원화 접근성을 높였습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MSCI 선진시장 편입을 위한 조치였는데 오히려 외국자본의 퇴장로부터 넓혀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한국은 7월6일부터 원·달러 현물환시장을 주중 24시간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외국인의 원화 접근성과 환전 편의를 높이고 MSCI 선진시장 편입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입니다.

그러나 MSCI는 2026년 시장분류 검토에서 한국을 신흥시장으로 유지했습니다. 원화가 역외에서 직접 인도·결제되지 않는 문제와 연장 거래시간의 부족한 유동성, 통합계좌와 현물 이전의 낮은 활용도 등이 개선 과제로 남았습니다.

선진시장 편입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는데 외국자본의 진입과 환전을 쉽게 만드는 조치는 먼저 시행된 셈입니다. 물론 시장 접근성을 높이는 것 자체가 잘못은 아닙니다. 문제는 외국자본이 주식·선물·외환시장에서 동시에 빠져나갈 때 그 속도와 비용까지 충분히 계산했느냐는 것입니다.

[1997년 외환위기와 같은 상황이 다시 올 수 있다는 뜻입니까?]

현재 한국의 외환보유액과 금융회사의 건전성, 외화유동성 관리 체계는 1997년과 다릅니다. MSCI 선진시장 편입 추진이나 외환시장 개방이 곧바로 외환위기로 이어진다고 말해서는 안 됩니다.

다만 1997년에도 개방 자체보다 개방의 순서와 이를 감당할 금융 역량이 문제였습니다. 국제통화기금은 당시 자본계정 자유화가 적절하게 배열되지 않았고 충분한 건전성 감독도 뒤따르지 않았으며, 단기 해외차입 확대와 금융권의 취약성이 위기를 키웠다고 평가했습니다.

들어올 자금의 규모와 효과만 계산하고 빠져나갈 자금의 속도와 비용을 과소평가하는 오류는 되풀이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개방 확대와 함께 급격한 자금 유출에 대비한 안전장치도 같이 점검해야 합니다.

[정부가 지금 답해야 할 질문은 무엇입니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외국인이 대규모로 주식을 팔고도 코스피 시가총액의 약 40%를 보유할 정도로 커진 시장 영향력과 추가 매도 여력을 점검했는가.

둘째, 호르무즈 통항이 회복된 뒤 한꺼번에 돌아올 원유·운임·전쟁보험료 결제수요를 외환수급 전망에 반영했는가.

셋째, 환율과 시장금리가 동시에 오를 경우 국내 가계로 전가될 이자와 생활물가 부담을 줄일 대책을 갖고 있는가입니다.

7월의 원화 방어는 당장의 환율 급등을 막았다는 점에서 필요했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만들어진 원화 강세가 외국인에게 유리한 환전 구간을 제공하고, 이후 원화 약세와 호르무즈 위험의 비용이 국내 가계로 돌아온다면 방어의 성공 여부를 다시 평가해야 합니다.

호르무즈해협을 운항하는 선박들. 통항 차질과 전쟁위험보험료 상승은 한국의 원유 도입비용과 외환수급을 동시에 압박할 수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정리해 보겠습니다. 외국인은 6월 49조원 넘게 주식을 팔았지만 보유잔액은 오히려 56조원 증가했습니다. 7월에는 약 9조9000억원을 순매도하고도 코스피 시가총액의 약 40%를 계속 보유했습니다. 폭락 뒤에는 하루 7조원 넘게 다시 투입해 급반등을 이끌었습니다.

외국인의 실제 미환전 원화 잔액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외국인이 모든 매각대금을 원화로 쌓아두고 있다는 식으로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다만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와 원화 강세가 동시에 나타난 이례적인 괴리는 분명합니다.

기업의 달러 환류와 외환당국의 방어가 약해진 뒤 외국인 환전수요와 원유·운임·전쟁보험료 결제수요가 겹친다면 원화는 다시 약세 압력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때 외국인의 손에는 수익전표가 남지만 국내 가계에는 대출이자와 생활물가라는 청구서가 돌아올 수 있습니다.

정부가 관리해야 할 것은 오늘의 환율 숫자만이 아닙니다. 시장을 방어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편익과 이후의 비용이 누구에게 돌아가는지까지 계산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김영 한미일보 주필과 함께 7월 원화 방어의 역설을 분석했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한미일보 이슈 분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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