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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 한미칼럼] 투전판 증시, 구윤철 사과로 끝낼 일 아니다
  • 김영 기자
  • 등록 2026-08-04 15: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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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통령 업무보고 과제, 6·3 지방선거 일주일 앞두고 고위험 상품 상장
  • 야당·외신 잇단 경고에도 방치…한국 기업 아닌 시장 신뢰 훼손
  • 이재명·김용범 등 고발…도입 지시·출시 일정 강제수사로 밝혀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지난 7월 29일 국회에서 열린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신중하게 검토하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코스피가 장중 12.6%까지 폭락한 7월 29일, 국회의원이 사과를 요구하자 내놓은 답변이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도 금융시장 책임자로서 국민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한국 증시의 투기성을 정책으로 증폭시킨 결정을 두고 “꼼꼼히 챙기지 못했다”는 말로 끝낼 수는 없다. 무엇을 검토하지 않았고, 누가 도입을 지시·승인했으며, 위험을 인지한 뒤에도 왜 즉시 제동을 걸지 않았는지 밝혀야 한다. 사과는 책임의 종착점이 아니라 진상규명의 출발점이어야 한다.

위험 알고도 시장에 풀어놓은 정부

금융위원회는 1월 30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허용 방침을 발표하면서 이를 ‘대통령 업무보고 과제’라고 명시했다. 금융위는 2분기 중 시행령 개정과 시스템 개발을 끝낸 뒤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 심사를 거쳐 상품을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단일종목 상품이 기존 레버리지 ETF보다 위험하다는 사실도 공식 자료에 적시했다.

그런 상품들이 불과 넉 달 뒤인 5월 27일 한꺼번에 상장됐다. 금융위는 출시 당일 하루 최대 60%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고, 음의 복리효과와 괴리율 위험 때문에 장기투자에 적합하지 않다고 경고했다. 정부가 스스로 위험성을 경고하면서 동시에 시장에 풀어놓은 것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특정 종목의 하루 수익률을 두 배 안팎으로 추종한다. 주가가 오르면 기초주식과 파생상품을 더 사고, 떨어지면 기계적으로 팔아야 한다. 상승장에서는 매수가 매수를 부르고, 하락장에서는 매도가 매도를 부르는 자기증폭 구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처럼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종목에 레버리지 자금이 집중되면 개별 상품의 매매가 시장 전체를 흔들 수밖에 없다. 상품 투자자의 손실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지수와 현물시장, 신용거래와 파생상품까지 연쇄적으로 흔드는 구조적 위험이었다.

정부가 위험을 몰랐다는 변명도 통하지 않는다. 구 부총리는 7월 7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증시 변동성을 키운다는 우려를 알고 있으며 금융당국과 보완책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위험을 몰랐던 것이 아니라 알고도 근본적인 조치를 미룬 셈이다.

지방선거 직전 출시…야당·외신은 경고했다

상품 출시일은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일주일 앞둔 시점이었다. 시간적으로 가깝다는 사실만으로 선거용 증시 부양책이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대통령 업무보고 과제로 추진된 고위험 상품이 왜 지방선거 직전에 출시됐는지, 출시 일정을 누가 결정했는지, 증시와 투자심리를 끌어올리려는 정치적 판단이 개입했는지는 조사해야 한다. 확인하지도 않은 채 정치 일정과 무관하다고 결론 내릴 수도 없다.

야당의 경고도 이어졌다. 국민의힘은 7월 12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의 문제 제기 이후 빠르게 도입됐다며 결정 과정 공개를 요구했다. 이어 7월 20일과 21일에도 상품의 구조적 위험과 대통령실의 정책 책임을 거듭 제기했다.

이는 야당의 정치적 주장이다. 그러나 그 뒤 실제로 대규모 강제청산과 기록적인 급등락이 벌어진 이상 정쟁이라는 이유만으로 묻어둘 수는 없다.

외신 보도는 적어도 레버리지 상품의 구조적 위험에 대한 야당의 경고가 과장이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로이터는 7월 17일 수십억달러의 레버리지 자금이 한국 증시를 펀더멘털보다 자금 흐름에 좌우되는 ‘거친 카지노’로 바꿨다고 진단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 시가총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리밸런싱 매매가 시장 전체의 변동성을 키웠다는 분석이었다.

8월 3일 로이터의 후속 보도는 한국 기업과 한국 시장을 분리해 봤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성장 동력이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이번 급락을 “실적 사건이 아니라 레버리지 사건”으로 규정했다.

한국 종목을 기초로 한 레버리지 ETF 자산은 6월 말 500억달러에서 7월 말 170억달러로 급감했고, 그 과정에서 강제매도와 헤지펀드의 디레버리징이 낙폭을 키웠다. 외국인이 하루 7조2000억원을 다시 사들인 것도 한국 금융정책을 신뢰해서가 아니라 가격이 급락한 한국 기업의 경쟁력을 산 것으로 봐야 한다.

한국시간 8월 4일 공개된 블룸버그 오피니언 칼럼은 한 걸음 더 나갔다. 슐리 렌 칼럼니스트는 코스피가 27거래일 만에 약 40% 하락한 현실을 들어 한국이 투자하기 어려운 시장으로 인식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블룸버그의 공식 국가등급은 아니다. 그러나 국제 투자사회가 한국 기업은 살 수 있어도 한국 시장 전체에는 장기 자금을 맡기기 어렵다고 보기 시작했다는 경고다.

결국 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쌓은 가치를 정책이 훼손했다. 정부는 자금을 국내 증시로 돌리고 ‘코리아 프리미엄’을 만들겠다며 상품을 허용했다. 그 결과 장기 투자자가 접근을 꺼리고, 리밸런싱 매매와 신용거래, 강제청산이 가격을 좌우하는 시장이 됐다.

목표와 결과가 정반대로 나타났다면 단순한 투자자 보호 실패가 아니다. 정책 결정 전반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

고발로 넘어간 의혹…대통령실 지시선 밝혀야

의혹은 이미 수사기관 앞에 놓였다. 8월 3일 시민단체는 이재명 대통령과 김용범 정책실장,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같은 날 김 실장은 금융당국에 상품 조기 도입을 압박했다는 의혹으로 별도 고발됐다.

고발장이 접수됐다는 사실만으로 혐의가 입증되는 것은 아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수사기관이 주장과 해명을 넘어 객관적인 자료로 사실을 가려야 한다.

확인할 대상은 분명하다. 대통령실과 금융위원회의 보고·지시 문건, 전자결재 기록, 관계기관 협의 자료, 상품 출시 일정이 결정된 과정이다. 김용범 실장의 발언과 지시가 단순한 정책 제안이었는지, 금융당국의 판단을 제약한 외압이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언제 어떤 보고를 받았고 어떤 지시를 내렸는지도 밝혀야 한다. 대통령 업무보고 과제로 추진된 정책이라면 대통령의 인지 여부와 판단 과정을 조사 대상에서 제외할 이유가 없다.

구 부총리 역시 위험을 언제 보고받았으며 왜 근본적인 제동을 걸지 않았는지 설명해야 한다. 고발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제정책 책임자의 책임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런 자료는 당사자의 임의 제출과 국회 답변만으로 온전히 확보하기 어렵다. 수사기관은 고발 내용을 신속하게 검토하고 구체적인 범죄 혐의가 소명되면 법원의 영장을 받아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에 나서야 한다.

대통령과 고위 공직자가 관련돼 있다는 이유로 수사를 피해서도 안 되지만, 정치적 의혹만으로 유죄를 예단해서도 안 된다. 필요한 것은 정치 공방이 아니라 자료와 기록에 근거한 수사다.

정책적 오판이었다면 결정자와 감독 책임자를 문책해야 한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주가와 투자심리를 끌어올리려는 정치적 목적이 개입했다면 관련자에게 더 무거운 책임을 물어야 한다. 어느 쪽이든 구윤철 부총리의 사과 한마디로 덮을 사안은 아니다.

개인투자자는 돈을 잃었다. 한국 기업은 정책이 키운 변동성 탓에 시장가치를 훼손당했다. 한국 증시는 국제사회의 신뢰를 잃었다.

국민이 듣고 싶은 것은 누가 송구하다는 말이 아니다. 누가 이 위험한 상품의 도입을 지시·승인했고, 왜 지방선거 직전에 출시했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김영 한미일보 편집인·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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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1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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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wj55162026-08-04 16:05:54

    노무현때는 사행성 오락게임 바다이야기 로 온 국민들을 현혹해 재산 탕진해서 나락 가게 만들고
    문재앙때는 사모펀드 조성해서 또 한번 선량한 국민들 현혹시켜 사기치더니
    이 정권에선 주식에 투자하라고 그렇게 선동해서 순진한 국민들 특히 젊은 사람들을 빚더미에 치여
    삶의 의지마저 잃게 만들고 있다.
    요즘 생을 스스로 포기하는 젊은 사람들이 그렇게 많다지?
    왜 좌파정권만 들어서면 매번 이런식의 선동질을 해서 국민들을 불행하게 할까?
    참으로 이 정권이 가증스럽고 삶을 포기하는 자들이 안타까울 뿐이다.
    이정권을 믿고 순진하게 빚까지 내어 투자했다가 인생망친 죄없는 젊은이들의 절규를 어떻게 다 감당하려고
    저러나.
    국가가 할 짓이 없어서 국민을 상대로...... 천벌을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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