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을 찍는 데서 멈추지 않고, 사진을 자르고 다시 엮어 새롭고 독특한 시공간을 조형언어로 만들어온 재불작가 정재규의 초대전 ‘PHOTO-WEAVING’이 2026년 8월21일부터 9월2일까지 서울 종로구 갤러리 내일(박수현대표)에서 열린다.
정재규는 오랜 시간 사진을 단순한 기록이나 재현의 매체가 아닌 독립적인 조형언어로 탐구해온 작가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대표적인 작업 방식인 ‘사진-올짜기(Photo-Weaving)’를 중심으로, 사진 이미지와 종이, 포장지 등을 가로와 세로로 절단하고 다시 교차시켜 만들어낸 작품들을 선보인다.
‘올짜기’는 사진을 길게 잘라 다른 종이와 씨실과 날실처럼 반복적으로 교차시키는 수공적 작업이다. 이 과정에서 하나의 완결된 사진 이미지는 해체되고, 가려짐과 드러남을 반복하는 새로운 이미지로 재구성된다.
작가는 이를 단순한 기법이 아니라 과거의 흔적인 사진과 현재의 물질이 만나고, 서로 다른 시간과 공간이 하나의 화면 안에서 교차하는 과정으로 바라본다. 사진의 고정된 시간과 종이라는 현실의 물질이 손의 반복적인 행위를 통해 다시 하나의 새로운 시공간으로 태어나는 것이다.
이번 ‘PHOTO-WEAVING’ 전은 사진과 회화, 이미지와 물질, 기계와 인간의 손, 과거와 현재가 서로 교차하는 정재규의 독창적인 조형세계를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 전시다.
또한 8월25일 오후 3시에는 ‘아트토크-서길헌 박사의 작품 읽기’ 행사가 있어서 작가의 흥미진진한 작품세계를 이해하고 경험할 수 있다. 다음은 서길헌 미술비평가(조형예술학박사)의 ‘정재규론’이다.
“정재규는 사진과 회화를 결합한 사진 콜라주 작품을 통해 사진 이미지를 재구성하고, 이를 통해 추상적이고 입체적인 화면을 창조해 왔다. 이 과정은 빛이라는 비물질적 요소를 물리적 이미지로 전환하는 작업으로 이루어지며 일상의 시각적 경험을 넘어서 빛이 만들어내는 시간적 흐름과 공간적 구조를 새로이 재구성한다.
구체적으로 장시간 노출과 다중촬영 기법, 및 사진을 가늘게 잘라내어 직물을 짜듯이 새로운 화면으로 직조하는 기법 등을 통해 시간의 다른 층위들이 한 화면 안에 공존하는 효과를 얻어낸다.
이를 통해 그는 기억과 순간의 경계를 허물고, 인간의 시지각이 포착하지 못하는 영역을 시각적으로 탐구하여 관객에게 시공간의 감각을 초월한 잠재적 체험을 제공한다.
작가는 사진을 복제 기능으로서의 단순한 기록 매체를 넘어, 인간과 세계 사이의 숨은 균형을 찾아내는 도구로 활용하며, 기계적 이미지와 아날로그적 수작업을 결합하는 실험적 작업을 시도해 왔다.”

임요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