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 시내의 유전 벽화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베네수엘라에서 중국과 러시아 기업들이 운영하던 유전 일부의 사업권이 미국과 연계된 민간 석유업체로 이전된다.
로이터통신은 31일(현지시간) 미국 당국자를 인용해 베네수엘라 정부가 석유업체 노스아메리칸 블루에너지 파트너스(NABEP)에 14개 석유 개발 사업권을 새로 부여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NABEP는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과 가까운 현지 사업가 알레한드로 베탕쿠르가 운영하는 민간 석유업체다.
이번 사업권 이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로드리게스 대통령이 체결한 석유 협정에 따른 것이다.
미국은 NABEP의 비경영 지분 35%를 갖고, 생산량의 20%를 원가로 우선 구매할 권리도 보유하게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NABEP가 부여받는 14개 개발 사업권에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집권 시절 중국 기업이 운영한 5개 사업권과 러시아 기업의 1개 사업권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오랜 기간 현지 에너지 산업에서 주요 역할을 해온 중국과 러시아의 영향력은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NABEP는 새로 획득한 14개 사업권을 포함해 모두 17개의 베네수엘라 유전을 개발하게 된다.
17개 유전의 추정 매장량 합계는 650억 배럴에 이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로드리게스 대통령의 석유 협정에 따르면 미국은 생산량의 55%를 확보하게 된다.
미국 당국자는 "미국 정부와 기업이 이익을 얻을 새로운 기회를 얻는 데 그치지 않고, 중국으로 보내졌던 원유를 미국 시장이 확보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당국자에 따르면 NABEP가 넘겨받는 개발 사업권 중에는 중국의 국영 석유기업 중국석유화공(시노펙)과 중국석유천연가스그룹(CNPC)의 사업도 포함됐다.
또한 축출된 마두로 대통령의 측근이 보유했던 사업권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NABEP는 마두로 대통령의 부인 실리아 플로레스의 조카가 연계된 유전과 핵심 측근으로 꼽히는 알렉스 사브의 계열사들이 운영하던 유전도 개발하게 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중국 정부는 중국과 베네수엘라의 협력이 법적 보호를 받고 있다며 반발했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 석유회사가 중국이 보유한 베네수엘라 유전 사업권 등을 이전받을 것이라는 보도와 관련한 논평 요청에 "중국 측은 일관되게 국가와 국가 간 관계는 유엔 헌장의 취지와 원칙에 따라 처리돼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고 역설했다.
궈 대변인은 이어 "국가 간 경제·무역 협력을 전개하는 데 있어서는 평등·호혜, 협력·상생의 원칙을 따라야 한다"며 "중국과 베네수엘라의 협력은 국제법과 양국 법률의 보호를 받고 있으며, 베네수엘라에서 중국의 합법적 권익은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