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8월 비농업 일자리가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돌면서 4일(현지시간) 미 국채금리가 상승하고 뉴욕증시가 약세를 보였다. 사진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사진=EPA/연합뉴스]
이번 주 시장 흐름의 이름은 ‘좋은 지표의 역습’이다.
경기가 나빠 금리를 걱정한 한 주가 아니었다. 미국에서는 고용이 예상보다 강했고 한국에서는 수출이 사상 최고 수준을 이어갔다. 문제는 좋은 경제지표가 중앙은행에 금리를 내릴 이유가 아니라 높은 금리를 더 오래 유지하거나 다시 올릴 여력을 줬다는 점이다.
미국의 8월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보다 16만2000명 늘었다. 로이터(Reuters)가 집계한 시장 예상 5만6000명의 세 배에 가까웠다. 실업률은 4.1%로 변함이 없었다. 고용 발표 직후 금리선물 시장이 반영한 9월 연방준비제도(Fed)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약 65%까지 상승했다가 뉴욕 오후에는 57%로 낮아졌다. Reuters의 고용 기사 시점 기준 CME FedWatch 확률은 약 62%였다. 미 국채 2년물은 4.37%, 10년물은 4.78% 부근까지 올랐다.
한국의 실물지표는 더 강했다. 8월 수출은 전년 동월보다 68.7% 증가한 982억5000만달러였다. 반도체 수출은 466억5000만달러로 209% 급증하며 월간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무역수지 흑자는 347억5000만달러였다.
물가도 헤드라인만 보면 긴축 쪽이었다. 8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보다 3.1%,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3.4% 상승했다. 다만 지난해 SK텔레콤의 한시적 통신요금 50% 감면에 따른 기저효과가 전체 물가상승률을 약 0.58%포인트 끌어올렸다. 국가데이터처와 정부는 이 효과를 제거하면 물가상승률이 약 2.5%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3.1%라는 숫자만으로 물가가 다시 급격히 가속됐다고 해석하는 것은 과도하다.
채권시장은 성장과 추가 긴축 가능성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국고채 3년물은 8월28일 3.788%에서 9월4일 3.884%로 한 주 동안 9.6bp 올랐다. 10년물도 4.284%에서 4.360%로 7.6bp 상승했다. 4일 하루에는 금리가 소폭 내려왔지만 주간 방향은 상승이었다.
여기에 유가가 다시 끼어들었다. 미국과 이란의 무력충돌 재격화로 브렌트유는 한 주 동안 7.6%, 미국 WTI는 거의 10% 상승했다. Reuters 기준 4일 종가는 브렌트유 92.68달러, WTI 91.48달러였다. 강한 경기와 고유가가 동시에 이어진다면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가장 불편한 조합이다.
지난주 체크포인트 결과
미국 고용은 ‘강한 확인’이다. 노동시장의 급격한 냉각보다 재가속에 가까운 숫자가 나왔다.
한국 수출도 ‘강한 확인’이다. 특히 반도체 수출 +209%는 예상했던 성장 버팀목 수준을 넘어섰다.
미국과 한국의 시장금리 상승 가능성도 ‘확인’됐다.
다만 미국 고용은 계절조정 효과가 실제 증가 폭을 키웠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고, 한국의 8월 물가 역시 통신요금 기저효과가 컸다. 한 번의 숫자로 추세 전환을 단정할 단계는 아니다.
다음 주 체크포인트
첫째는 9월10일 미국 8월 생산자물가(PPI)다.
둘째는 9월11일 미국 8월 소비자물가(CPI)다. 15~16일 FOMC 직전 마지막 핵심 물가지표다. 고용이 강한 상황에서 CPI까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 9월 인상 기대는 다시 크게 높아질 수 있다. FOMC 일정은 미 연준 공식 일정에서도 9월15~16일로 확인된다.
한국에서는 국고채 3년물 3.9%, 10년물 4.4% 돌파 여부가 중요하다. 두 선을 넘어설 경우 추가 긴축 가능성이 시장금리에 한 단계 더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과도하게 단정하면 안 되는 점
강한 미국 고용 한 번으로 9월 금리 인상을 확정할 수 없다. 임금 상승률은 7월 3.2%에서 8월 3.1%로 둔화됐고, 일부에서는 계절조정 효과가 고용 증가 폭을 키웠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 물가 역시 통신요금 기저효과를 걷어내면 인상이 크게 달라진다.
이번 주 한미 금리시장은 ‘경기가 좋다’보다 ‘그래서 높은 금리를 더 견딜 수 있다’를 먼저 가격에 반영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분석을 위한 정보 제공이며 특정 금융상품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 참고자료: 미국 노동통계국(BLS), 미국 연방준비제도, 산업통상부 8월 수출입동향, 국가데이터처 8월 소비자물가동향, 한국은행, 한국거래소·연합인포맥스, Reuters,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