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추적] 담팔수에서 코로나 치료제까지…강세찬은 누구인가
  • 김영 기자
  • 등록 2026-09-08 10:41:09
기사수정
  • 대상포진 치료제서 코로나19로 전환…제넨셀 설립·원천기술 개발 주도
  • 2021년 임상승인 직전 세종메디칼에 지분 14.01%·62억8980만원 매각
  • 식약처 자료 허위·누락 문제로 1심 유죄…승인 과정 경제적 이해관계 재조명

제주를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28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남원리 담팔수 재배지를 찾아 경희대 강세찬 교수로부터 코로나19 및 대상포진 치료제 원재료가 되는 담팔수 재배 현황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2021.2.28 [사진=연합뉴스]

강세찬 경희대 교수는 제넨셀 설립자이자 담팔수 추출물 기반 천연물 신약 ‘ES16001’의 원천기술 개발을 주도한 인물이다. 2021년 당시 제넨셀의 공식 대표는 이성호·정용준이었지만, 강 교수는 최대주주이자 기술경영위원장으로 연구개발과 사업화의 중심에 있었다.

제주 남원 출신인 강 교수는 남원중·오현고를 거쳐 성균관대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생명약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세명대와 가천대를 거쳐 경희대 교수와 바이오메디컬연구센터장을 맡았고 독일 뮌헨대 초빙교수로도 활동한 것으로 소개됐다.

담팔수 연구의 시작은 코로나19보다 훨씬 앞선다. 강 교수 연구팀은 2011년 농림축산식품부 생명산업기술개발 사업에 선정돼 2012~2015년 ‘허피스바이러스 억제 천연물 신약 개발’ 과제를 수행했다. 이 과정에서 제주 자생식물인 담팔수 잎 추출물의 대상포진 바이러스 억제 효과를 확인했고 관련 기술은 2016년 제넨셀로 이전됐다. 강 교수는 이 연구 성과로 2017년 생명산업과학기술대전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제넨셀은 2016년 8월26일 설립됐다. 경희대 바이오메디컬연구센터 등에서 연구하던 천연물 신소재를 상용화하기 위한 바이오벤처였다. 당초 핵심 파이프라인 ES16001은 코로나19 치료제가 아니라 ‘대상포진 치료제’였다. 경희대 연구팀은 대상포진 치료제로 임상 1상을 마친 뒤 2상을 준비하고 있었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연구 방향이 바뀌었다. 강 교수는 담팔수의 항바이러스 작용을 SARS-CoV-2에 적용하는 ‘약물 재창출’에 나섰다. 2020년 9월에는 경희대 산학협력단·제넨셀 등이 강 교수를 발명자로 하는 ‘담팔수 추출물을 유효성분으로 포함하는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제’ 특허를 출원했고 이 특허는 2021년 1월 등록됐다.

이 무렵 강 교수의 연구는 자본시장과도 본격적으로 연결됐다. 강 교수는 필룩스 사외이사로 활동하다 2020년 경희대와 필룩스 간 바이오 산업자문계약이 체결되면서 사외이사에서 물러났고, 이후 필룩스는 강 교수가 최대주주로 있던 제넨셀과 투자·지분 참여를 포함한 전략적 제휴를 추진했다. 필룩스는 제넨셀의 인도 임상 비용과 사업화를 지원했고 관련 소식은 필룩스 주가의 주요 재료로 작용했다.

2020년 9월부터는 ‘인도 임상 2상 승인’, ‘3상 면제 가능’, ‘내년 초 출시’ 등 낙관적인 전망이 언론을 통해 확산됐다. 한라일보는 강 교수를 ‘제주 담팔수로 코로나19 치료제에 도전한 과학자’로 집중 조명했고 주요 경제매체들도 제넨셀의 코로나 치료제 개발을 잇따라 보도했다.

그러나 국내 임상으로 넘어오면서 다른 평가가 나왔다.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은 2021년 1월22일 사전상담에서 제넨셀이 제시한 인도 임상 2상 결과에 통계적 유의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국내에서는 2상부터 다시 진행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견을 냈다. 같은 해 6월23일 두 번째 사전상담에서도 통계적 유의성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판단이 이어졌다.

제넨셀은 이후 9월23일 국내 임상 2·3상 시험계획을 정식 신청했다. 식약처는 9월30일 보완을 요구했고 제넨셀은 10월18일 최종 보완자료를 제출했다. 식약처의 최종 승인은 10월26일 나왔다.

이 과정에서 주목되는 또 하나의 축이 강 교수와 세종메디칼의 거래다. 세종메디칼은 2021년 10월 강 교수가 보유한 제넨셀 주식 66만주, 지분 14.01%를 62억8980만원에 취득했다. 거래 상대방은 당시 제넨셀 최대주주 강세찬이었다. 세종메디칼은 이와 별도로 제넨셀 전환사채(CB) 50억원어치도 인수했다.

시점을 놓고 보면 더욱 눈에 띈다. 

10월18일 제넨셀의 최종 보완자료 제출→10월19~20일 세종메디칼의 투자 및 강세찬 보유지분 취득→10월26일 식약처 임상 2·3상 승인으로 이어진다. 이 시간표 자체가 부정한 거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당시 제넨셀의 임상 승인과 강 교수의 경제적 이해관계를 함께 살펴봐야 하는 이유는 된다.

이 과정은 현재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식약처 연락 의혹과 맞물리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김 후보자 측은 제넨셀이 김 후보자의 연락 이전부터 식약처와 사전상담을 진행했고, 최종 보완자료 제출 뒤 통상적인 신속심사 기간 안에 승인이 이뤄졌다며 승인 시점이 김 후보자의 연락 때문에 앞당겨진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강 교수는 이후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해외 사업에도 직접 참여했다. 2022년에는 터키 제약사를 방문해 ES16001의 중동지역 판권 계약을 체결하는 등 원천기술 개발자를 넘어 사업화 전면에도 나섰다.

그러나 ES16001 개발 과정은 처음의 기대와는 다른 방향으로 흘렀다. 

임상은 목표 환자 모집을 채우지 못한 채 2023년 잠정 중단됐고, 강 교수는 식약처에 제출된 동물실험 자료와 관련해 위계공무집행방해·약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서부지법은 2024년 12월19일 1심에서 강 교수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실제 실험 결과와 제출자료 사이의 허위·누락 문제 등을 유죄 판단의 근거로 삼았다. 이는 1심 판단이다.

결국 강세찬을 둘러싼 제넨셀의 역사는 ‘제주 담팔수 연구→대상포진 천연물 신약→코로나19 치료제로의 전환→상장사 투자와 자본시장 주목→식약처 임상승인→임상 중단과 형사재판’으로 이어진다.

이번 제넨셀 사건에서 강 교수는 주변 인물이 아니다. 치료제 원천기술 개발자이자 제넨셀 설립자·최대주주였고, 국내 코로나19 임상승인이 진행되던 2021년 10월 자신의 제넨셀 지분 66만주를 세종메디칼에 62억8980만원에 직접 매각한 당사자다.

따라서 김승원·양수진을 거쳐 제기된 임상 승인 신속처리 의혹의 실체를 규명하려면 단순히 누가 누구에게 연락했는지만 볼 일이 아니다. 

누가 임상승인을 필요로 했는지, 승인 전후 어떤 투자와 지분거래가 진행됐는지, 그 과정에서 각 당사자의 경제적 이해관계가 어떻게 연결됐는지를 강세찬과 제넨셀에서부터 다시 추적할 필요가 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0
좋아요
0
감동이에요
0
슬퍼요
0
화나요
0
정기구독배너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