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강요·유혹으론 인민 마음 못 사"…간부 태도변화 촉구
당 창건 80주년·경제발전 5개년 종료 앞두고 민심 단속
김정은, 최고인민회의서 대미·대한 입장 천명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1일 최고인민회의에서 조선반도와 주변의 정세추이를 엄정히 분석하며 공화국정부의 원칙적인 대미·대한 입장을 천명했다고 조선중앙TV가 22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화면] 2025.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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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노동당 창건 80주년(10·10)을 앞두고 간부들이 주민의 편에 서서 일할 것을 촉구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5일 '인민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 인민의 절대적인 신뢰는 조선로동당의 불패의 힘의 원천이다' 제목의 2면 기사에서 "강요나 유혹으로는 인민들의 마음을 살 수 없다"고 밝혔다.
신문은 "인민의 이익을 옹호하고 실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창건된 당이라고 하여도 오랜 기간 집권하면서 근본 이념, 근본 사명에서 탈선하여 권위주의적으로 나간다면 대중적 지반이 취약해져 근간이 흔들리게 되며, 훌륭했던 당의 존재도 역사책의 과거지사로 밀려나기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기사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1∼22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3차 회의에서 간부들을 신랄하게 추궁하는 등 기강을 잡는 와중에 나왔다.
김 위원장은 당시 연설에서 "경제지도 일군(간부)들 속에서 나타나는 주관과 즉흥, 본위주의와 공명심을 없애고 무책임성과 무지 무능을 소거"해야 한다면서 구체적 대책을 내라고 지시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3일 평양종합병원을 현지지도하는 자리에서도 병원 준공이 늦어진 원인으로 "내각 일부 지도간부들 등의 공명심으로 하여 산생된 혼란"을 지목하며 쓴소리를 했다.
그는 간부들이 예산을 제대로 집행하지 않고 주민들의 돈을 모금해 건설비에 보탠 것은 잘못이라며, 이 돈을 기부자들에게 빠짐없이 돌려주도록 했다고 말했다.
또 러시아 쿠르스크주(州)에 파병된 해외작전부대 참전자와 그들의 유가족에게도 전사회적인 기부 행렬이 이어지고 있지만, 그들을 돌보는 것은 당과 국가의 책임이라며 기부금 반환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이처럼 간부들의 기강 단속에 나선 것은 북한 사회의 고질적인 병폐인 공직자들의 고압적인 태도와 뇌물 수수 등이 민심 이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올해가 당 창건 80주년이자 경제발전 5개년 계획의 마지막 해인 만큼 역점 사업들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민심을 다독여 내부 결속을 꾀하려는 의도가 읽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