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교육 개혁을 촉구하며 모로코 수도 라바트에서 시위중인 청년들. AFP 연합뉴스.
모로코에서도 'Z세대 시위'가 격화하고 있다. 기득권의 부패와 경제적 불평등에 반발해 동남아시아에서 시작된 Z세대(1990년대 중후반∼2000년대 초반생) 주도의 시위가 중남미, 아프리카 등 세계 전역으로 번지는 흐름이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정부에 향상된 교육·의료 서비스를 요구하는 모로코의 청년 시위대가 전날 여러 도시에서 경찰과 충돌했다.
'Z세대 212'라는 이름으로 온라인에서 느슨하게 규합된 청년단체들은 지난 27일부터 나흘째 수도 라바트와 남부, 동부 도시 등에서 정부의 예산 지출 행태를 비판하면서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국민은 부패의 종식을 원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청년들은 정부가 2030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공동 개최와 아프리카 네이션스 컵 유치에 재정을 집중적으로 투입하는 것에 크게 실망해 거리로 나섰다.
현지 보도와 목격자 증언에 따르면 수도에서 560㎞ 떨어진 아이트 아미라에서는 시위대가 정부 차량을 전복하고 은행을 불태웠고 남부 도시 인제가네에서는 가면을 쓴 시위대가 물대포를 쏜 경찰과 충돌했다.
수도 인근 테마라에서는 수백명의 젊은 시위대가 집회를 해산하려 나선 보안군을 향해 돌을 던졌다. 차가 불에 타고 시위대가 대형 슈퍼마켓으로 돌진하는 모습 등을 담은 영상도 인터넷에 게시됐다.
모로코 국영 뉴스통신 MAP은 동부 도시 우즈다에서 한 청년이 보안군 차에 치여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모로코인권협회(AMDH)는 시위에 참여한 청년 37명이 조사를 받은 뒤 보석으로 풀려났다고 전했고 이틀 전 카사블랑카 고속도로를 봉쇄한 시위자 24명이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모로코 내무부는 이날 성명에서 전날 밤 여러 도시에서 발생한 폭력 시위로 경찰관 263명과 민간인 23명이 부상했다고 집계했다. 이어 시위대가 칼을 사용하고 화염병과 돌을 던졌으며 409명이 경찰에 구금됐다고 덧붙였다.
모로코 정부는 앞선 성명에서는 '제도적인 틀과 공공의 장'에서 현실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청년들과 대화할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