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8년 12월5일 국민교육헌장 선포식. 국가기록원
편집위원·육사 40기12월5일은 국민교육헌장 반포 57주년이다. 국민교육헌장은 총 393자의 짧은 문장이지만, 그 안에는 대한민국이 어떤 정신과 자세로 현재를 대응하고 미래를 개척해야 하는지에 대한 압축된 대답과 사명이 담겨 있었다.
다양한 위기속에서 국가 발전이 방향을 잃고 분열하던 시기, 국민교육헌장은 “우리는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는 선언으로 국민에게 정신적 나침반을 제시했다.
1. 우리가 국민교육헌장을 다시 주목하고 부활시켜야 하는 이유?
국민교육헌장은 산업화와 과학입국의 시대를 만들고 버티게 한 정신이었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 국민교육헌장은 조용히 지워졌다. 그리고 그 빈자리를 대체하지 못한 채,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현재 우리는 도덕·정체성·교육철학의 공백으로 인한 혼란과 분열을 보고 있다.
대한민국이 다시 나아갈 방향을 세우기 위해, 우리는 극도로 분열된 현상을 각성하고, 국가 정신과 국민 책임의 기준을 다시 세워야 한다. 그 첫걸음이 바로 국민교육헌장 정신의 부활이다. 국민교육헌장의 부활은 과거 문장이 담고 있는 정신을 현대적으로 계승한 ‘새로운 국민교육헌장’이다. 반만년 역사의 자긍심과 공동체 책임의식, 자유와 도덕성, 국리민복의 국가 정체성과 권리와 책임이 비례하는 성숙한 시민의 자세로 안전하고 튼튼한 국가를 만들어야 한다.
2. 새로운 국민교육헌장에 담아야 할 정신
▲도덕성과 공동체 의식: 도덕성과 공동체의식은 바늘과 실의 관계다. 우리는 개인의 권리와 자유를 존중하되, 조직 공동체와 민주공화정을 위한 책임과 국가를 위한 의무를 성실히 실천해야 한다. 정직·성실·예의를 국가와 개인의 품격 기준으로 삼고, 이기심보다 조직의 가치를 우선하여 문명국가의 도덕적 기초와 품세를 굳건히 해야 한다.
▲교육의 본질: 우리의 교육은 이념에 물든지 오래다. 교육은 무한 경쟁의 수단이 아닌 인간을 온전히 성장시키는 방법의 하나이자 국가의 정신을 세우는 핵심 제도로 생각해야 한다. 교육은 국가 발전과 사회의 품격을 결정하는 근본 힘임을 선언해야 한다. 권리에 따르는 책임을 다하는 민주시민, 안전한 미래를 개척하는 인재, 성숙한 안보 주체를 기르는 것을 교육의 목표로 삼아야 한다.
▲국가 정체성과 자긍심: 국가관이 없는 위정자가 많으면 국가는 웨태롭다. 우리는 자주·자립·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대한민국의 정체성으로 확고히 해야 한다. 정체성은 강요가 아니라 국민이 공유하는 ‘상생의 약속’에서 비롯됨을 인식하고, 대한민국 구성원으로서의 자긍심과 책임을 다해야 한다.
▲세대를 잇는 정신적 언어의 재건: 우리는 과거와 현재, 미래 세대가 하나의 공동체로 이어지도록 국가의 역사와 교훈을 공유해야 한다. 조작된 기억이 아닌 세대가 함께 이해하고 공감하는 정신과 정통 역사를 정리하고 회복하여, 분열을 넘어 저마다의 재능과 사명감으로 새로운 국민 문화를 창조해야 한다.
▲위기의 시대에 필요한 정신의 나침반 확립: 우리는 안보·경제·외교·저출산의 복합 위기 속에서 국가 정신을 정립하고 분열과 혼란을 극복하는 행동 기준을 세워야 한다. 새로운 국민교육헌장은 국가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생활 교범으로서 자유·책임·창의·상생의 원칙을 중심 가치로 삼아야 한다. 어떤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국가 목표와 국민의 품격을 정리하고 미래를 위해 이 정신을 실천해야 한다.
3. 헌법 전문을 대체하는 새로운 ‘국민교육 헌장’
우리는 유구한 역사와 찬란한 문화를 이어받은 자랑스러운 후손들이다. 자유와 독립을 위해 헌신한 선열의 뜻과 대한민국을 세운 국민의 슬기와 단결을 현대국가의 바탕으로 삼고, 자유민주주의를 근본 가치로 국가의 기틀을 더욱 굳건하게 해야 할 사명을 부여받았다.
우리는 사익을 위해 국익을 해치는 다양한 모순을 극복하기 위해 인간의 존엄과 권리를 보장하고, 공동체를 위한 책임과 의무를 다하며, 정의와 질서에 기초한 성숙한 자유민주국가를 건설할 것을 선언한다. 우리는 과학과 창의를 바탕으로 미래 문명을 개척하고, 지식과 기술을 발전시켜 국가 발전과 인류 공동 번영에 기여하며, 자주·자립의 정신으로 어떠한 위기 앞에서도 스스로 길을 열어갈 것을 다짐한다.
우리는 세대와 지역, 이념과 갈등을 넘어 서로를 인격체로 존중하고, 아집과 패거리 정치의 산물인 분열을 거부하며, 대한민국의 자유공화정 정체성과 문명국 자긍심으로 국민 통합과 힘이 뒷받침되는 안보로 평화로운 공동체를 실현하고자 한다.
우리는 자연을 보호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며, 인공지능 기술 문명 속에서도 인간존엄성을 잃지 않고, 세계 시민으로서 인류의 평화와 자유와 인권을 증진하는 데 힘쓸 것을 밝힌다.
이에 우리는 대한민국의 안전한 발전과 후손의 자유롭고 부유한 미래를 위하여 헌신과 책임, 도덕과 창의, 상호 협력과 화합의 정신을 헌법에 새기며, 누구로부터도 침해받지 않는 국민주권의 원리 아래 정의롭고 품격 있는 세계 최고의 자유민주국가를 완성할 것을 엄숙히 선언한다.
한미일보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