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관악캠퍼스에서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 주최로 열린 '비상계엄 사태 1년 : 다시 한국 민주주의를 생각한다' 행사.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추진되는 '내란전담재판부'(내란특별재판부) 설치가 평등 원칙을 위배한다는 헌법학자의 의견이 나왔다.
이효원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일 오후 관악캠퍼스에서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 주최로 열린 '비상계엄 사태 1년 : 다시 한국 민주주의를 생각한다' 행사에서 발표자로 나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 교수는 "국회가 법원조직법을 개정해 일반법원 종류를 확대할 수는 있다"며 "다만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는 재판과 직접 관련된 사법행정사무이기 때문에 대법원의 자율성과 대법원규칙 제정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헌법상 인정되는 특별법원은 군사법원이 유일하다며 "앞으로 내란 사건이 종종 발생할 테니 법원을 하나 둬야겠다는 것이 아니라면 특정 사건을 전제로 법률을 만들어 재판부를 설정하는 것은 법 앞의 평등을 위반해 위헌"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재판소원' 도입에 대해서는 헌법재판소법 개정만으로 가능하지만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헌재법이 사건을 접수한 때로부터 180일 이내에 선고해야 한다고 규정하지만 실제로는 10년 3개월이 걸린 사례도 있다며 "신속한 재판이라는 선결과제가 해결돼야 재판소원이 현실에 부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한규섭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가 '한국 정치의 유튜브 중독'을 주제로 발표하기도 했다.
한 교수에 따르면 한국 국회의원 84%가 개인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 연방의회(42%)와 비교하면 두배 수준이다.
일부 유튜브 방송이나 의원이 영향력을 독점하는 현상도 발견된다고 한 교수는 지적했다.
22대 국회 들어 지난달 중순까지 있었던 2천534회의 국회의원 유튜브 출연 가운데 민주당 최민희 의원이 196회(7.7%)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상위 4위에 오른 김준형·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과 박지원 민주당 의원까지 합하면 572회(22.6%)로 거의 4분의 1을 차지했다.
의원 출연 회수가 가장 많은 유튜브 방송은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으로 958회(37.8%)였다. 2위는 '매불쇼'(570회·22.5%), 3위가 '오마이TV'(395회·15.6%)였다. 상위 3개 방송을 합하면 의원 출연 점유율이 75.9%에 달했다.
한 교수는 "미국과 비교할 때 한국의 팬덤 정치는 굉장히 강하다"며 "유튜브 채널과 출연자 일부가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 기대하던 것처럼 유튜브가 플랫폼으로서 더 많은 의원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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