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찾아 더 큰 일을 위해 단식을 멈춰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로(瑞露)를 직역하면 상서로운 이슬 ‘태평성대를 알리는 징조’다.
필자는 이 상서로운 이슬을 장동혁의 눈에서 보았다. 단식 투쟁 7일째 되는 날 아침 국회 본관 앞으로 나온 그가 ‘뭔가 새로워지는 느낌’이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이 그를 찾아 더 큰 일을 위해 단식을 멈춰 달라고 했을 때, 정중히 고개 숙여 답하는 그 눈에도 뜨거운 눈물은 글썽였다.
서로는 태평성대를 알리는 징조
‘서로’였다. 분명 ‘서로’였다. 장동혁 대표 눈시울을 적신 뜨거운 눈물이 바로 대한민국의 태평성대를 암시하는 상서로운 이슬 서로였다.
박근혜 대통령도 단식 7일째 아침, 하늘을 응시하며 뜨거운 눈물을 곱씹는 장동혁 대표의 결기를 보았을 터다.
그리고 다음날 한걸음에 달려와서 더 큰 일을 위해 단식을 여기서 멈춰 달라고 부탁했을 터다. 이건 우연이 아니다.
그랬다. 이건, 그냥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이미 정해진 숙명인 게 맞다. 박근혜 대통령이 누구였는지를 되짚어보면, 이게 왜 우연이 아니고 숙명인지를 안다.
23살에 어머니(육영수)를 문세광 흉탄에 잃고, 27살에 아버지(박정희)도 김재규에게 암살당하고, 박근혜 본인도 이유 없는 파면을 당해 22년의 징역과 벌금 180억 원, 추징금 35억 원을 선고받고 수감됐었다.
더도 덜도 말고, 박근혜만 같아라
천우신조로 4년9개월(1737일)만에 사면·석방되어 자유의 몸이 되었지만, 그는 아직도 세상을 등진 채 고향 대구에 은둔하고 있다.
혹자들은 재심사유가 된다며 명예 회복을 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그는 미동도 하지 않고 있다.
그는 정적이 아닌 자기 당 소속 의원들의 반란으로 파면을 당한 비운의 대통령이다. 그런 그가 장동혁 대표를 살렸다. 나 같았으면, 장동혁이 죽던, 국민의힘이 망하건, 거들떠보지도 않았을 터다.
국민의힘이 누군가. 1호 당원 박근혜 당신과 윤석열까지 대통령직에서 끌어낸 패륜 정당이 아니던가.
그런데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박근혜·윤석열 대통령 등에 비수를 꽂은 만고의 역적 한동훈과 그 떨거지를 안고 가라는 안방 늙은이들만 득실대는 꼰대 정당이니 이르는 말이다.
저간의 사정이 이러한데, 폐일언하고 달려와 망나니 이재명 정부와 사투를 벌이는 장동혁 대표 단식을 단 240초 만에 멈추게 한 박근혜 대통령 행보를 어찌 우연이라 하겠는가.
필자는 이 사건이 식어가는 대한민국 보수의 심장에 뜨거운 피를 수혈한 일대 사건으로 보고 있다.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장동혁 대표가 이 사건의 함의를 알런가 모르겠다.
하여, 장동혁 대표에게 부탁하노니, 태평성대를 알리는 징조인 ‘서로’를 박근혜 대통령 별호(別號)로 드리고, 박근혜 대통령 딱 한 분만 국민의힘 상임고문으로 모시고, 대한민국 정치를 패기 넘치는 젊은 정치로 혁신하면 어떻겠는가. 박근혜 대통령도 또 볼 날이 있다. 하지 않으셨던가.

◆ 두메시인 김진호
시인이자 자유기고가·환경운동가로 활동 중이며, 대전시립연정국악원 원장, 대전대학교·충청남도 자문위원을 역임했다. 시 칼럼집 ‘바보새 알바트로스’ 등 세 권의 시집을 상재했다. ‘두메시인’은 필명이자 활동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