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 "당심이 議心 압도"·朴 '박빙' 자신…대의원 표심 신경전
전대 D-3…"위헌정당해산"·"내란세력 제명" 막판 당원 지지 결집
민주당 당대표 후보 토론회 (서울=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왼쪽) · 박찬대 당대표 후보들이 29일 오후 서울 마포구 MBC에서 열린 TV토론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7.29 [국회사진기자단] photo@yna.co.kr
더불어민주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정청래·박찬대 후보는 8·2 전당대회가 사흘 앞으로 다가온 30일 권리당원 1표보다 17배의 가치를 가진 대의원의 표심이 선거에 미칠 영향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권리 당원은 당비를 납부하는 일반 당원이고 대의원은 당 지도부, 현역의원, 시도당위원장, 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 및 지방의원, 현역의원을 비롯한 지역위원장이 추천하는 당원 등으로 '간부급' 당원에 해당한다.
과거보다 당원 주권주의를 강화하는 흐름에 따라 당 선거에서 권리 당원 투표 반영 비율은 확대되고, 대의원 투표 반영 비율은 축소돼 왔다.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였던 체제에서도 이런 방향으로 당헌 개정이 이뤄진 바 있으며, 이번 당 대표 선거에서는 반영 비율이 ▲ 대의원 투표 15% ▲ 권리당원 55% ▲ 일반 국민 30%로 정해졌다.
현재 민주당 대의원은 1만6천여명, 권리당원은 150만여명으로 추산된다.
민주당 당헌에 따르면 당 대표 선거에서 대의원과 권리당원 각각의 반영 비율은 20대 1 미만으로 정한다. 대의원의 1표가 권리당원 17표의 가치와 맞먹는 셈이다.
이와 관련, 정 후보는 지난 19∼20일 충청·영남권 권리당원 투표에서 압승한만큼 권리당원은 물론 대의원 표심도 대세에 따라 우위라고 자신하면서도 권리당원보다 대의원의 표가 더 높은 가치를 가지는 것을 문제 삼고 있다.
실제 정 후보는 전날 토론회에서 "전당대회에서 대의원은 17표, 권리당원은 1표이고 특히 대의원은 국회의원들이 일정 영향력과 통제를 하는 표"라며 "과연 민주적 절차가 맞는가"라고 문제 제기했다.
정 후보는 이날도 페이스북을 통해 박 후보를 겨냥해 "1인 1표 시대, 당원 주권 정당의 당원 권리 확대·보장을 외쳐 왔다"며 "지금까지 모든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우위가 없었다면 걷기 어려운 길이었다. 처음부터 오늘까지 당심이 의심(議心·의원들의 표심)을 압도했다"고 말했다.
박 후보가 전날 의원 10여명과 함께 기자회견을 하는 등 대의원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으로 세몰이를 이어가자 이를 견제한 것이다.
지지 호소 기자회견 나서는 박찬대 후보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당대표 후보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지지를 호소하는 기자회견에 나서고 있다. 2025.7.30 utzza@yna.co.kr
반면 권리당원 투표에서 밀린 박 후보는 표 가치가 상대적으로 크고 국회의원들의 입김과 조직력이 강하게 작용하는 대의원 표심에선 본인이 앞선다면서 '골든 크로스' 역전승을 벼르고 있다.
박 후보는 이날 정 후보의 공약에 대해 원칙적으로는 동의한다면서도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밝히며 대의원 표심잡기에 주력했다.
그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점차 대의원과 권리당원 표를 등치시켜 나가고 있고, 관련 당헌·당규 개정에 대한 협의가 이뤄질 것"이라며 "(정 후보와) 방향은 같은데 결국 속도가 문제다.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 측은 통화에서 "박 후보가 대의원 표심 우위에 따른 조직력에서 앞선다고 본다"며 "박빙 승부가 펼쳐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최근 수해 복구 작업에 집중했던 두 후보는 선거 레이스가 막판에 접어들자 다시 당원들과 접촉면을 늘리며 선명성 경쟁을 펼쳤다.
정 후보는 이날 인천시당에서, 박 후보는 제주도당에서 각각 당원 간담회를 열고 지지를 호소했다.
정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내란당의 뿌리를 통째로 뽑아내겠다"며 "필요할 때 내란당에 대한 위헌 정당 해산심판도 할 수 있게 총력전을 하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국회 기자회견에서 "비상설인 국회 윤리특위를 상설화하고 반드시 정상화해 내란에 가담·동조한 세력에 대한 징계·제명을 추진하겠다"며 "특별재판부 설치를 담은 내란종식특별법, 내란 국정조사·청문회도 관철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또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자가 민주당 당원 행세를 하며 당내 혼란을 유도하는 허위 선동을 하는 정황을 포착해 고발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