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브라질 산투스 항에 적재된 컨테이너. 연합뉴스.
브라질이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쿠데타 모의 혐의 재판과 연계해 브라질산 제품에 50% 고율 관세를 부과한 미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고 6일(현지시간) 밝혔다.
5일(현지시간) 회의장 들어서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연합뉴스. 브라질 정부는 이날 "WTO 틀 안에서 관세와 관련한 공식 협의 개시를 요청하는 공문을 도널드 트럼프 미정부에 보냈다"고 했다.
현지 일간 폴랴지상파울루는 이보다 앞서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관련 보도를 하면서, 정부가 규정에 따라 WTO 사무국에도 사본을 보냈다고 전했다.
브라질의 협의 요청은 WTO 분쟁해결절차를 밟는 데 필요한 첫 번째 단계다.
이에 따라 미국은 10일 안에 브라질에 입장을 표명해야 하며, 60일 안에 양자 협의를 통해 해결책 모색에 나서게 된다.
합의 도출에 실패할 경우 패널 설치 요청, 분쟁해결기구(Dispute Settlement Body·DSB)의 패널 설치, 패널 위원 구성, 패널 심리 등 일련의 순서를 진행하게 된다.
브라질은 미국 관세 대응책으로 WTO 제소를 수순으로 여겨 왔다.
제라우두 아우키밍 브라질 부통령 겸 산업통상부 장관은 전날 WTO 분쟁해결절차 개시에 대해 거론하며 "최종 제소 결정은 룰라 대통령이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룰라 대통령은 미국과의 직접 협의를 통한 관세율 조정과 다른 국가들과의 연대를 기반으로 한 WTO 제소를 여러 차례 언급했다.
그러면서 "만약 이 모든 과정이 무위로 돌아간다면, 우리는 상호주의 원칙을 적용해야 할 것"이라면서, 경우에 따라선 보복 관세를 부과할 수 있음을 시사해 왔다.
브라질 정부는 쿠데타 모의 혐의를 받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 진행을 브라질 50% 관세 부과 이유로 명시한 트럼프에 강하게 반발하며 "불공정한 정치 관세"라고 비판해 왔다.
앞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달 소셜미디어에 공개한 '브라질 관세' 서한에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 대한 '불공정한 재판'을 "마녀사냥"이라고 비난하면서 고율 관세 부과 이유로 제시한 바 있다.
현지 매체 G1은 "WTO에서의 쟁송은 장기간에 걸쳐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며, 승소 여부도 보장할 수 없다"면서 "최근 몇 년간 WTO 역할과 기능은 약화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브라질 정부는 미국의 50% 관세 부과에 따라 대미 수출 약 35.9%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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