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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뜨는 여행지] “오늘은 뚝섬한강공원 ‘물멍’입니다”
  • 임요희 기자
  • 등록 2026-05-17 21: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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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을이 머물렀던 자리, 환한 야경이 피어나네… 뚝섬의 시간
  • 교각과 비정형 건축의 조화… 한강 둔치 잔디엔 돗자리족이

이른 더위를 피해 한강으로 나온 시민들이 삼삼오오 돗자리를 깔고 물멍을 즐기거나 한강의 노을을 감상하면서 여유를 즐기고 있다. [사진=임요희 기자]

한강 물결이 은빛으로 부서지는 도심 속 거대한 정원 ‘뚝섬’은 지금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한 계절을 지나고 있다. 

 

도저하게 흐르는 한강과 꽃이 만발한 6만 평의 정원, 그리고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이 조화를 이루는 한강은 해 질 무렵 진가가 드러난다. 

 

이 무렵 뚝섬은 강 건너 강남 도심 숲에 하나둘 불이 켜지면서 멋진 야경을 만들어내며, 서쪽 하늘 아래선 붉은 노을을 떠받친 남산이 수도 서울의 그림을 완성한다. 

 

이른 더위를 피해 한강으로 나온 시민들이 삼삼오오 돗자리를 깔고 물멍을 즐기거나 한강의 노을을 감상하면서 여유를 즐기는 시간이다. 

 

청담대교와 뚝섬 자벌레의 묘한 조화

 

뚝섬한강공원의 특별함은 공원부지를 떠받치고 있는 여러 개의 콘크리트 기둥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기둥은 청담대교의 일부다. 청담대교는 광진구 자양동과 강남구 청담동을 잇는 한강의 18번째 다리로, 국내 최초의 복층 교량으로 꼽힌다. 


전시공간으로 사용되는 자벌레 구조물. 청담대교의 기하학적인 느낌과 대비되는 비정형의 유려함이 특징이다. [사진=임요희 기자]

지난 어린이날 뚝섬은 잠시 테마공원으로 변신하기도 했다. [사진=임요희 기자]

상층은 왕복 6차로의 자동차 전용도로이고 하층은 지하철 7호선 건대입구역과 청담역 사이를 잇는 철도교다. 열차가 다리 아래층으로 들어가는 광경 역시 뚝섬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다. 

 

또 상층부 청담대교 북단 교각 상부는 둥글게 돌아가는 도로로 인해 곡선미가 두드러지며 교각 하부는 푸른 담쟁이덩굴로 치장되어 있어 차가운 인공구조물의 삭막함을 상쇄시켜 준다. 

 

교각 바로 옆에는 길게 뻗은 원통형 구조물인 ‘뚝섬 자벌레(서울생각마루)’가 있다. 자벌레 구조물은 청담대교의 기하학적인 느낌과 대비되는 비정형의 유려함이 특징이다. 뚝섬 자벌레는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품으로 자칫 삭막할 수 있는 한강 분치에 ‘힙한’ 분위기를 더한다.

 

현재 뚝섬 자벌레 내부에서는 경강상인의 활동무대로서의 한강을 조명하는 전시를 진행 중이다. 경강상인(京江商人)이란 조선 후기 마포, 서강, 용산, 뚝섬 등을 거점으로 활동하던 상인 집단으로 쌀, 소금, 목재, 어물 등을 전국적인 규모로 유통하며 서울의 상업 발전을 이끌었다. 

 

그밖에도 말로만 듣던 을축년(1925년) 홍수, 하천 개조 작업, 88올림픽과 한강 종합개발 사업 등 한강의 변화 과정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10월까지 정원박람회 무대로 선정

 

뚝섬 한강공원 중심에는 계절마다 옷을 갈아입는 대규모 정원이 자리하고 있다. 2026 서울국제정원박람회는 서울숲, 한강, 성수, 자양역(뚝섬한강공원) 일대를 하나의 정원으로 만드는 역대 최대 규모의 행사다. 

 

뚝섬 한강공원 중심에는 계절마다 옷을 갈아입는 대규모 정원이 자리하고 있다. [사진=임요희 기자]

행사는 5월1일부터 10월27일까지 180일간 진행되며 9만㎡ 부지에 167개의 정원이 조성된다. 특히 자양역 인근 뚝섬한강공원은 시민들이 강바람을 맞으며 정원을 즐길 수 있는 리버뷰 가든 코스로 꾸며졌다. 

 

그밖에 이번 정원박람회에서는 세계적인 거장들의 작가정원, 기업정원(카카오, 포켓몬 등 캐릭터 팝업정원), 시민들이 직접 가꾼 동행정원 등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정원들을 만날 수 있으며 서울숲 야외무대에서의 오케스트라 공연 등 ‘보는 전시’를 넘어 ‘경험하는 축제’로 운영된다. 

 

추천 동선은 자양역에서 내려 뚝섬한강공원의 수변 정원을 감상한 뒤, 한강 변을 따라 서울숲까지 걷거나 성수동의 트렌디한 골목 정원들을 둘러보는 것이다. 

 

한편 뚝섬은 1934년 경성궤도주식회사가 이곳에 뚝섬유원지를 조성하면서 서울 시민들의 근대적인 피서지로 떠올랐다. 사람들은 서울전차를 타고 이곳을 방문해 백사장에서 수영과 뱃놀이를 즐겼다. 최근에는 같은 장소에 뚝섬수영장이 오픈해 서울시민의 피서지로 큰사랑을 받고 있다. 


뚝섬은 1934년 경성궤도주식회사가 이곳에 뚝섬유원지를 조성하면서 서울 시민들의 근대적인 피서지로 떠올랐다. 사람들은 서울전차를 타고 이곳을 방문해 백사장에서 수영과 뱃놀이를 즐겼다. [사진=서울시]

뚝선유원지 자리에는 뚝섬수영장이 오픈해 서울시민의 피서지로 큰사랑을 받고 있다. [사진=서울시]

‘뚝섬’의 유래
 
뚝섬은 조선 시대 왕의 상징인 둑기(纛旗)를 세우고 제사(둑제)를 지내던 뚝도(纛島)에서 유래했다. 실제 섬은 아니었으나 삼면이 한강과 중랑천으로 둘러싸여 섬처럼 보여 이런 이름을 얻었다. 뚝도라는 명칭은 뚝도수원지(현 서울숲)와 뚝도시장 등에 흔적으로만 남아 있다. 뚝도시장은 1960년대 서울 3대 시장으로 꼽힐 만큼 큰 시장이었으나 한동안 쇠퇴의 길을 걷다가 최근 청년 상인들의 유입으로 활기를 띠고 있다. 시장 명칭도 ‘뚝도청춘시장’으로 바뀌었다.


 

임요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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