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어 문학 최초(당연히 타이완 최초)로 2026년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수상한 ‘1938 타이완 여행기’가 화제다.
2025년 국내에서 번역 출판된 이 책은 이미 2024년 전미도서상 번역 부문을 수상하며 화제몰이를 한 양솽쯔의 작품이다.
책은 1938년 타이완 여행에 도전하는 일본 여성 소설가 아오야마 치즈코와, 통역을 맡은 타이완 여성 왕첸허의 (불가능한) 우정을 섬세한 필치로 그린다.
두 사람은 타이완 곳곳을 여행하며 러우싸오(육싸오), 타이완식 카레, 무아인텅, 과쯔 같은 타이완 미식을 경험한다. 가문의 뜻에 따라 결혼을 앞두고 있는 첸허는, 치즈코에게 친절하지만 적당한 거리를 두고 치즈코는 그런 겉돌기 식 우정이 못내 아쉽기만 하다.
소설에 등장하는 음식. [AI이미지]
1938년은 중일전쟁이 일어났던 해다. 1931년 만주사변을 일으켰던 일본은 중국 내륙으로 공세를 확대하며 안양, 카이펑, 우한 등을 차례로 함락시킨다. 장제스는 일본군의 진격을 막기 위해 허난성 황하 제방을 파괴하고, 이로 인해 80만 명이 넘는 사람이 죽지만 강대강 대치 상황은 지속된다.
‘독소전쟁’에 가려 잘 모르는 사람이 많지만, 중일전쟁도 2000만 명에 가까운 사상자가 발생한, 인류 역사를 통틀어 가장 참혹하고 규모가 큰 전쟁으로 꼽힌다.
중일전쟁의 참상 속에서 장제스의 민족주의는 ‘반일’을 외치지만, 일본의 대만 강점기(1895~1945) 동안 철도, 도로, 항만, 인쇄, 의료로 대표되는 근대문물을 경험한 국민은 심정적으로 ‘친일’에 가까웠다. 소설 속 두 사람의 겉도는 우정은 반일과 친일 사이를 오가던 그 시절 대만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타이완은 지금도 미식여행지로 명성이 드높다. 1930년대 타이완의 미식은 과연 어떤 맛일지 궁금하다면 당장 책 속으로 풍덩!

임요희 기자